"무려 천년을 지켜온 돌다리입니다" 흐르는 하천에 93.6m를 돌을 쌓아 만든 이색 산책길


진천 농다리 / 한국관광콘텐츠랩-노희완

진천 농다리 / 한국관광콘텐츠랩-노희완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는 붉은 돌을 물고기 비늘처럼 포개어 놓은 돌다리가 하천을 가로지른다. 석회나 시멘트로 붙인 곳이 한 군데도 없이 돌의 무게와 맞물림만으로 서 있어서,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면 어떻게 버티는지가 오히려 궁금해진다.

다리 하나를 보러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이 다리는 지금도 사람이 건너 다니는 통행로다. 물을 건넌 뒤로도 초평호를 따라 데크 길과 출렁다리가 이어져, 돌다리만 보고 나오면 한 시간이면 끝나지만 데크 길까지 걸으면 반나절이 걸린다.

돌을 붙이지 않고 쌓아 올린 93.6미터

진천 농다리 / 한국관광콘텐츠랩-박성근

진천 농다리 / 한국관광콘텐츠랩-박성근

다리 길이는 93.6미터이고 폭은 3.6미터인데, 사력암질의 붉은 돌을 쌓아 만든 교각이 물길을 따라 늘어선다.

본래 28칸이었다가 물살에 일부가 떠내려갔다. 2008년에 시작한 복원 사업으로 다시 28칸을 회복했다. 천 년이라는 숫자는 전승에서 나왔는데, 1932년에 나온 지역 지리지에 고려 초기 임 장군이 놓았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진천 농다리 / 한국관광콘텐츠랩-박성근

진천 농다리 / 한국관광콘텐츠랩-박성근

난간이 없고 돌과 돌 사이가 벌어져 있어 건널 때는 발밑을 봐야 하고, 비가 온 뒤에는 표면이 미끄러워지므로 아이와 함께라면 손을 잡고 천천히 건너는 편이 낫다.

조명이 없어 해가 진 뒤에는 아예 건너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물이 불어난 날에는 다리 위로 물이 넘어 발목까지 잠기기도 한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 길과의 차이

진천 농다리 / 한국관광콘텐츠랩-박성근

진천 농다리 / 한국관광콘텐츠랩-박성근

농다리를 건너면 초평호를 따라 초롱길이 이어지는데, 전체 길이는 2.5킬로미터이고 그중 1.7킬로미터가 물 위에 놓인 목재 데크다. 걷는 데 한 시간 반 안팎이 걸리고 오르내림이 거의 없어 다리에 부담이 적다. 물 위를 걷는 구간이 길어 여름에도 바람이 시원한 편이다.

이 길에는 성격이 다른 다리가 두 개 놓여 있어서, 2012년에 놓인 하늘다리가 130미터이고 2024년 4월에 개통한 미르309 출렁다리는 309미터다. 출렁다리는 기둥 없이 이어진 현수교인데 바닥 일부를 강화유리로 내 아래가 훤히 보인다.

다만 이 길이 호수를 둥글게 감싸는 순환로는 아니어서, 농다리 주차장에서 출렁다리까지 왕복하면 3킬로미터쯤이고 하늘다리까지 넓히면 4.5킬로미터가 된다.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오는 코스를 생각했다면 계획을 고쳐야 한다.

개는 못 건너는 309미터 출렁다리

진천 농다리 / 한국관광콘텐츠랩-박성근

진천 농다리 / 한국관광콘텐츠랩-박성근

미르309 출렁다리에는 반려동물을 데리고 들어갈 수 없어서, 개와 함께 왔다면 돌다리와 수변 데크 구간까지만 걷고 출렁다리 앞에서 돌아 나오는 일정으로 잡아야 한다. 돌다리와 데크에는 그런 제한이 없어 물가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한나절이 간다.

주차 요금은 2025년 1월부터 유료로 바뀌어 승용차가 12시간 미만 4000원이다. 카드 결제만 되므로 현금만 들고 가면 곤란하다. 2026년 8월부터는 진천군에 등록된 차량은 받지 않는다.

진천 농다리 / 한국관광콘텐츠랩-박성근

진천 농다리 / 한국관광콘텐츠랩-박성근

날씨에 따라 통행 자체가 막히기도 하는데, 2025년 7월에는 집중호우로 주차장과 다리가 물에 잠겨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출렁다리도 기상특보가 내리면 닫으므로 비가 많이 온 뒤에는 미리 확인하고 나서는 편이 낫다. 다리와 전시관 관람료는 받지 않고 축제는 봄에 열리니, 9월 초에 가면 사람 적은 물가를 조용히 걷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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