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동수원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부산 하면 흔히 바다를 떠올리지만, 도심에서 멀지 않은 금정구 안쪽에는 넓은 호수를 끼고 도는 조용한 숲길이 있다. 회동수원지다.
부산 시민의 식수를 공급하는 상수원으로, 둘레가 약 20km에 이르는 큰 인공 호수다. 호수를 둘러싼 윤산 자락이 가장 짙푸르게 물드는 6월 중순은, 이 호반길을 걷기에 더없이 좋은 때다.
회동수원지 / 사진=회동수원지 |
회동수원지가 지금처럼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곳이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식수원인 탓에 1964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40년 넘게 일반인의 출입이 막혀 있었고, 2010년에야 일부 구간이 둘레길로 개방됐다.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덕에 숲이 잘 보존돼, 도심 가까이 있으면서도 깊은 산속에 든 듯한 호젓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이 길의 가장 큰 매력이다.
평탄한 갈맷길 8코스
회동수원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회동수원지 둘레길은 부산의 도보 여행길인 갈맷길 8코스에 속한다. 호수의 수변을 따라 걷는 약 11km 구간으로, 큰 오르내림 없이 평탄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땅뫼산에서 윤산 자락을 휘감아 돌며 이어지는 수변길을 걷다 보면, 잔잔한 호수 위에 물새가 한가로이 떠 있고 맞은편 산자락이 물에 비쳐, 부산 한복판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고요하다.
길 곳곳에는 걷는 재미를 더하는 볼거리가 있다. 황토를 깔아 맨발로 걷기 좋은 황톳길 구간이 있어 신을 벗고 흙을 밟아 볼 수 있고, 장전구곡의 제1경으로 꼽히는 오륜대 일대에서는 물과 절벽이 어우러진 풍경을 만난다.
호반길에서 살짝 벗어나 부엉산에 오르면, 175m 남짓한 낮은 봉우리지만 정상에서 회동호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여 둘레길의 백미로 꼽힌다.
걷기 전에 알아 두면 좋은 점
회동수원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회동수원지는 어디까지나 부산 시민의 식수원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개방된 둘레길을 벗어나 호수에 직접 들어가거나 물가에서 취사를 하는 행위는 수질 보호를 위해 제한되니, 정해진 길을 따라 걷는 것이 기본이다. 반려견과 함께 걸을 수 있는 구간도 있지만, 배변 처리와 목줄 같은 기본 예절은 지켜야 한다.
전체 11km를 다 걷기 부담스럽다면 입구에서 오륜대나 부엉산까지만 다녀오는 짧은 코스로 잡아도 좋다. 봄가을에 비해 6월은 신록이 가장 무성하고 한여름만큼 덥지 않아, 그늘진 숲길을 걷기에 알맞다. 햇살이 강한 한낮보다는 오전이나 늦은 오후에 걸으면 한결 시원하게 호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