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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척박한 다랑논과 허허벌판을 오직 호미 한 자루와 수십 년의 구슬땀으로 일궈내어 하루 3,000명이 찾는 아름다운 사찰 정원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 매일 아침 잡초를 뽑고 수로를 정비하는 스님들의 정직한 노동은 그 자체로 잡념을 없애고 마음을 닦는 숭고한 수행의 과정입니다.
  • 바쁜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억지로라도 쉬어갈 여유를 선물하며,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고 비워내는 삶의 철학을 일깨워 줍니다.

바쁘고 삭막한 현대 사회에서, 흙먼지만 날리던 척박한 땅을 오직 호미 한 자루와 정직한 땀방울로 일궈내어 매일 수천 명의 마음을 치유하는 명소로 만든 스님들이 있습니다. 경남 산청의 수선사와 충북 청주의 마야사는 단순한 사찰을 넘어, 지친 현대인들에게 '억지로라도 쉬어갈 여유'를 선물하는 마음의 뜨락입니다. 이 기적 같은 변화의 비결은 수십 년간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묵묵히 흘린 스님들의 구슬땀과 노동의 철학에 있습니다.

흙먼지 날리던 허허벌판이 하루 3,000명이 찾는 쉼터가 되기까지

지리산의 동쪽 마지막 봉우리인 웅석봉 아래, 고즈넉이 자리 잡은 산사가 있습니다. 정갈하게 가꿔진 정원과 구불구불한 목책길이 어우러진 이곳은 경남 산청의 수선사랍니다. 원래 이곳은 척박한 산기슭에 자리한 다랑논에 불과했대요. 비가 오는 날이면 장화를 신고 잔디를 던져놓으며 흙먼지와 싸워야 했던 거친 땅이었죠.

그런데 이 척박했던 벌판이 지금은 그야말로 하루에 무려 3,000명씩 몰려드는 아름다운 치유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충북 청주의 마야사 역시 마찬가지랍니다. 10여 년 전 현진 스님이 창건하고 손수 가꿔온 마야사의 뜨락에는 여름날의 푸른 녹음과 알록달록한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납니다. 두 산사는 이제 고단한 삶의 무게를 지닌 이들이 잠시 머물며 숨을 고르는 따뜻한 쉼터가 되었습니다.

빠르고 복잡한 세상, 왜 우리는 이 고요한 정원에 끌리는가

우리는 왜 이토록 산사의 작은 정원에 마음을 빼앗기는 걸까요? 매일같이 빠르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도시의 삶은 우리에게 쉴 틈을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정갈한 풍경과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줍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귀로 듣는 백 번의 법문보다 눈으로 마주하는 초록빛 정원과 연못이 더 큰 위로를 건네기도 합니다. 스님들은 이 정원이 결코 혼자만의 공간이 되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삶의 어깨가 무거운 분들이 잠시 머물며 마음을 정화하고, 좋은 에너지를 가득 채워갈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두신 것이죠.

호미 한 자루와 수십 년의 구슬땀이 일궈낸 노동의 철학

그렇다면 이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낸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 뒤에는 쉽고 빠르게만 결과를 얻으려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인 스님들의 고된 노동이 숨겨져 있습니다.

수선사의 여경 스님은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직접 다랑논을 파내어 연못을 만들고 목책길을 세웠습니다. 자다가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마당에 물이 나는 곳에 마음 심(心) 자 모양의 연못을 뚝딱 만들어내셨대요.


버킷 햇을 쓴 스님이 잘 가꿔진 산사 정원에서 손짓하며 설명하고 있는 모습

척박했던 다랑논을 정성으로 일궈내어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의 정원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여름날의 정원은 풀과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님들은 눈을 뜨자마자 호미를 들고 잡초를 뽑는 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잡초를 뽑는 순간만큼은 망상을 지우고 오롯이 눈앞의 일에 집중할 수 있어, 이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수행이자 여름 피서법이라고 스님들은 입을 모읍니다.


흰 모자를 쓰고 회색 승복을 입은 사람이 넓은 잔디밭에 쪼그려 앉아 호미로 잡초를 뽑고 있다.

매일 아침 풀을 뽑으며 잡념을 비우고 정원을 가꾸는 일은 수행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마야사의 현진 스님 역시 "하루 일상이 풀코스(풀을 뽑는 코스)"라며 넉살 좋게 웃으십니다. 스님이 가장 애정하는 장비는 다름 아닌 우리나라의 'K-호미'랍니다. 아무리 다른 나라의 도구를 써봐도 우리 호미만큼 정교하고 힘이 덜 드는 것이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죠.


흰 모자를 쓴 사람이 사다리가 세워진 건물 옆 통로를 지나가고 있다.

스님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정갈하게 가꿔진 정원은 정성 어린 노동의 결실입니다.


스님의 손길은 정원 구석구석 미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오래되어 낡은 대나무 수로를 직접 새것으로 교체하는 솜씨를 보면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속을 비워낸 대나무 사이로 시원한 지하수가 찰랑거리며 흘러내리는 풍경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합니다.


작업복을 입은 사람이 대나무 통을 손질하여 수로를 만드는 모습

스님의 손길로 완성된 대나무 수로는 정원의 고요한 풍경에 운치를 더합니다.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이웃과 나누는 삶의 여유

이렇게 정성으로 일궈낸 정원은 수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위로를 건넵니다. 스님들의 정원은 단순히 보기 좋은 풍경에 그치지 않고, 이웃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거듭납니다. 마야사의 뒷뜰은 도반 설몽 스님이 벌을 치는 한봉장이 되어 주기도 하고, 은행나무 아래 달아놓은 '나그네'라는 이름의 그네는 찾아오는 이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됩니다.


커다란 은행나무 아래 매달린 그네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스님

고된 노동 끝에 잠시 그네에 몸을 맡기며 나그네처럼 쉬어가는 여유가 정겹습니다.


고된 노동 끝에 마주하는 제철 음식은 그 자체로 눈물나게 고마운 선물입니다. 수선사 연밭에서 직접 수확한 연잎으로 정성스레 싼 향긋한 연잎밥, 그리고 마야사에서 땀 흘린 뒤 시원하게 들이키는 고소한 콩국수는 그야말로 여름날 수행의 별미이자 든든한 보양식이랍니다.

연잎에 찰랑거리던 물이 차오르면 스스로 비워내듯, 스님들은 음식을 나누며 우리에게 욕심을 버리는 삶의 이치를 넌지시 일깨워 줍니다. 정원을 거닐며 억지로라도 인생을 잠시 쉬어가게 한 이들은, 일상으로 돌아갈 든든한 에너지를 얻게 됩니다.

당신의 마음속에도 잠시 쉬어갈 '마음의 뜨락'이 있나요?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화려하고 인위적인 관광지가 아닌, 사람의 정성과 자연이 빚어낸 '치유의 공간'이 주는 가치입니다. 정직한 땀방울과 헌신으로 가꿔진 산사의 뜨락은 앞으로도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며 우리에게 매번 다른 위로를 건넬 것입니다.

가을바람이 불어올 때쯤이면 마야사의 뜨락에는 달콤한 꿀 내음이 가득 진동하겠지요.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면, 이번 주말에는 고요한 산사의 푸른 뜨락으로 걸음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무거운 근심 보따리는 잠시 내려놓고, 자연이 주는 맑은 기운을 가득 채워가시길 바랍니다.


FAQ

수선사와 마야사는 각각 어디에 위치해 있나요?

수선사는 경상남도 산청군 지리산 웅석봉 아래에 위치해 있으며, 마야사는 충청북도 청주시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두 곳 모두 아름다운 정원으로 유명한 사찰입니다.

스님들이 정원을 직접 가꾸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스님들에게 정원을 가꾸고 잡초를 뽑는 노동은 단순한 관리가 아니라 잡념을 없애고 마음에 집중하는 숭고한 '수행'의 한 방법입니다. 또한 산사를 찾는 이들에게 평화로운 쉼터를 제공하고자 하는 자비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여름철 사찰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는 무엇인가요?

수선사에서는 직접 수확한 백련의 잎으로 만든 향긋한 '연잎밥'을, 마야사에서는 땀을 식혀주는 시원하고 고소한 '콩국수'를 여름날 수행의 별미로 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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