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과 오기 좋습니다" 63개의 섬과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명소


고군산군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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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에는 배를 타지 않고 차로 닿는 섬 무리가 있다. 전북 군산 앞바다의 고군산군도다. 새만금방조제와 고군산대교가 놓이면서 신시도, 무녀도, 선유도를 지나 장자도까지 길이 이어졌고, 덕분에 주말이면 섬 드라이브를 즐기려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잦다.

그 길의 끝자락에 이 군도의 풍경을 통째로 내려다보는 자리가 있다. 장자도와 작은 다리로 이어진 대장도, 그 위에 솟은 대장봉이다. 해발 142m. 산이라 부르기 민망한 높이지만, 이 봉우리의 정상은 고군산군도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이유는 올라 보면 안다. 부둣가에서 정상까지 빠르면 10분, 천천히 걸어도 20분 남짓인데, 그 짧은 수고의 보상이 작지 않다. 크고 작은 섬 63개가 푸른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360도 파노라마가 발아래 펼쳐지는 것이다.

20분의 수고, 360도의 보상

고군산군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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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는 길은 두 갈래다. 장자할매바위 방향 길은 계단이 많은 대신 경사가 완만해 가족 여행객에게 알맞고, 반대쪽 길은 짧지만 가팔라 운동 삼아 오르는 이들이 택한다. 낮은 산이라고 슬리퍼 차림으로 나섰다가는 후회하기 쉽다. 경사가 제법 있어 운동화와 물은 챙기는 것이 좋다.

정상에 서면 가까이 장자도와 선유도의 해변이, 멀리 무녀도와 신시도, 방축도까지 겹겹이 이어진다. 섬과 섬 사이로 고깃배가 지나고, 맑은 날에는 수평선 끝까지 시야가 트인다. 해 질 무렵이면 섬들 사이로 하늘이 붉게 물들어, 일몰 시간에 맞춰 오르는 여행객이 특히 많다.

할매바위 전설과 섬마을 산책

고군산군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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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못 미쳐 만나는 장자할매바위는 대장봉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아이를 업은 채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기다리다 그대로 돌이 됐다는 아내의 전설이 서린 바위로, 이 바위 앞에서 사랑을 약속하면 이루어지고 배신하면 돌이 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바다를 등진 바위의 묵묵한 실루엣이 전설과 어우러져, 사진을 남기는 명당이 됐다.

내려와서는 장자도와 선유도를 천천히 둘러볼 만하다. 장자도 부둣가에는 작은 식당과 카페가 모여 있어 바다를 보며 쉬어 가기 좋고, 시간이 넉넉하면 고운 모래가 길게 펼쳐진 선유도 해변을 맨발로 거닐거나, 자전거를 빌려 다리로 이어진 섬들을 차례로 도는 코스도 인기다.

고군산군도라는 이름은 '옛 군산'이라는 뜻으로, 조선 시대 수군 진영이 뭍으로 옮겨 가며 본래 군산도였던 이 섬들에 옛 고(古) 자가 붙었다. 봉우리 하나에 바다와 전설, 지명의 역사까지 겹쳐 있는 셈이다.

고군산군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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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더 알차게 쓰고 싶다면 군산 시내와 묶는 코스도 좋다. 섬에서 나와 한 시간이 안 걸리는 군산 원도심에는 근대 건축물과 오래된 빵집, 철길마을 같은 볼거리가 모여 있어, 오전에 대장봉을 오르고 오후에 시내를 걷는 일정이 여행객들 사이에서 정석처럼 통한다.

다녀오는 길은 어렵지 않다. 장자도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다리를 건너면 바로 들머리다. 정상까지 왕복 1시간이면 넉넉하지만, 성수기에는 주차와 통행 여건이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을 권한다. 20분의 오르막이 아깝지 않은 풍경, 초여름 바닷바람이 부는 지금이 오르기 좋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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