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줄기가 느려 편안해 보이는 강의 안방" 200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국가습지 여름 명소


침실습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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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을 지나는 섬진강에는 강의 안방이라 불릴 만한 자리가 있다. 물줄기가 느려지며 버드나무 군락과 모래톱, 잔잔한 물길을 한데 펼쳐 놓은 침실습지다. 이름처럼 강이 가장 편안하게 몸을 누인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규모와 이력이 만만치 않다. 약 200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이 습지는 2016년 환경부가 지정한 스물두 번째 국가습지로, 강 중류에 발달한 하도습지로는 전국에서 유일하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을 비롯해 650종이 넘는 생물이 이 안에 깃들어 산다.

그런데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곡성 하면 증기기관차가 달리는 기차마을을 떠올리는 여행객이 대부분이고, 그 곁의 습지는 조용히 비켜나 있었다. 덕분에 침실습지는 사람보다 물소리와 새소리가 많은, 드물게 호젓한 강 풍경을 지켜 왔다.

퐁퐁다리 건너 강 한가운데로

침실습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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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은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에서 시작된다. 침실목교를 지나면 이 습지의 명물 퐁퐁다리가 나온다.

바닥에 구멍이 송송 뚫린 낮은 철제 다리로, 큰물이 지면 잠겼다가 물이 빠질 때 구멍 사이로 물이 퐁퐁 솟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다리 위에 서면 발아래로 강물이 흐르고, 버드나무 군락이 양옆으로 펼쳐져 강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침실습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침실습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리를 건너 생태 관찰 데크와 전망대를 도는 기본 코스는 1시간이면 넉넉하다. 길이 평탄해 아이와 함께 걷기에도 무리가 없다. 운이 좋으면 물가에서 노는 수달의 흔적이나 왜가리, 물새들이 모래톱에 내려앉는 장면을 만난다.

망원경이나 카메라 망원렌즈가 있다면 챙겨 갈 만하다. 난간에 기대 흐르는 물을 한참 바라보는 이른바 물멍 명소로도 입소문이 나서, 의자 대신 다리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여행객이 많다.

물안개의 새벽, 윤슬의 저녁

침실습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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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습지의 진짜 명성은 새벽에 있다. 일교차가 큰 날 해 뜨기 40분쯤 전부터 강 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데, 버드나무 실루엣과 안개, 떠오르는 해가 겹치면 한 폭의 동양화가 따로 없다. 물안개는 봄가을에 가장 잦지만, 여름에도 비가 갠 이른 아침이면 만날 수 있다. 전국의 사진 여행객들이 새벽길을 마다 않고 곡성으로 모이는 이유다.

새벽이 어렵다면 저녁도 좋다. 해 질 녘 잔잔한 수면 위로 부서지는 윤슬과 노을빛이 또 다른 그림을 만든다. 초여름에는 신록이 물에 비쳐 습지 전체가 초록으로 일렁인다.

곡성읍에서 차로 10분 안팎이라, 증기기관차가 달리는 섬진강 기차마을 등 곡성의 다른 명소와 묶어 반나절 일정으로 돌기에도 알맞다. 아침 일찍 습지에서 안개와 산책을 즐기고, 낮에는 기차마을을 도는 순서가 동선상 자연스럽다.

침실습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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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비는 가볍게 하되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큰비가 온 뒤에는 퐁퐁다리가 물에 잠겨 출입이 막힐 수 있으니, 장마철에는 출입 가능 여부를 방문 전 확인해야 한다. 새벽 물안개를 노린다면 해 뜨기 한 시간 전에는 도착해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 물 빠진 아침의 고요한 습지, 그 위로 피어나는 안개 한 자락이면 먼 길이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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