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m 전나무숲길 지나니, 단풍 든 절이 나와요"... 입장료 없이 왕복 1시간 남짓 걷는 늦가을 사찰 숲길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진서면의 내소사는 절보다 절에 닿기 전 걷는 진입로로 더 잘 알려진 사찰이다. 일주문을 지나면 평균 높이 약 20m의 전나무가 길 양쪽에 줄지어 서고, 이 숲이 600m 넘게 이어진다. 사찰까지 가는 진입로 전체는 약 1.1km로, 변산반도국립공원 안에 있지만 오르막이 거의 없는 완만한 길이다.

이 길은 늦가을에 색이 둘로 나뉜다. 사계절 푸른 전나무 사이와 숲이 끝나는 자리에 단풍나무 같은 활엽수가 섞여 있어, 짙은 초록 위로 붉고 노란 잎이 겹쳐 보인다. 예년 이곳 단풍은 11월 초부터 중순 사이에 가장 짙었다.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라면 11월 중순까지 전나무의 초록과 늦단풍을 한 장면에 담을 수 있다.

전나무숲이 끝나면 단풍길로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일주문을 지나 숲에 들어서면 곧게 뻗은 전나무 줄기가 양옆을 막아 햇빛이 위에서만 내려온다. 바닥은 흙길로 다져져 있어 걸음이 부드럽고, 키 큰 나무가 하늘을 가려 숲 안은 바깥보다 그늘이 짙다. 길 폭이 넓어 앞사람과 부딪히지 않고 나무 사이를 올려다보며 걸을 수 있다.

전나무 구간을 빠져나오면 길가 나무가 바뀐다. 단풍나무가 늘어선 구간에서는 머리 위가 붉은 잎으로 덮이고, 뒤돌아보면 방금 지나온 전나무숲이 초록 벽처럼 서 있다. 두 숲이 맞닿는 이 자리에서 늦가을 내소사 풍경이 가장 또렷하게 갈린다.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사진은 전나무숲과 단풍길이 만나는 구간에서 남기기 좋다. 전나무 줄기를 화면 양옆에 세우고 가운데로 붉은 잎이 들어오게 잡으면 초록과 단풍의 대비가 분명해진다. 해가 높이 뜨기 전 오전에는 숲 안으로 햇빛이 비스듬히 들어와 나무 사이로 그림자가 길게 늘어진다.

길 끝 천왕문을 지나면 경내다. 관음봉 능선을 등지고 선 대웅보전은 못을 쓰지 않고 나무를 짜 맞춰 지은 건물로 알려져 있고, 문짝마다 연꽃과 국화 무늬를 새긴 꽃살문이 남아 있다. 마당 들머리에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가지를 넓게 펼치고 서 있어 단풍 든 산자락과 함께 절 마당을 감싼다.

왕복 걷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일주문에서 경내까지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나오는 데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면 된다. 길 대부분이 평탄해 아이나 어르신과 함께 걷기에도 부담이 적다. 대웅보전과 꽃살문까지 둘러보는 시간을 더하면 2시간 안팎을 잡으면 넉넉하다. 숲길 중간중간 길가에 쉬어 갈 자리가 있어, 서두르지 않고 전나무와 단풍을 번갈아 보며 걸어도 해가 지기 전에 충분히 돌아 나올 수 있다.

내소사는 2023년부터 문화유산 관람료를 받지 않아 입장료 없이 들어갈 수 있다. 차는 사찰 입구 주차장에 세우고 일주문까지 걸어가면 된다. 서해안고속도로 줄포 나들목에서 내소사 입구까지는 차로 30분 안쪽이다.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단풍이 절정을 지나도 이 길의 초록은 그대로 남는다. 활엽수 잎이 떨어진 뒤에도 전나무는 잎을 달고 있어, 11월 말에는 바닥에 쌓인 낙엽과 푸른 숲이 또 다른 대비를 만든다. 겨울에는 전나무 가지에 눈이 얹혀 계절마다 다른 숲길을 보여 준다.

숲길을 다 걷고 시간이 남으면 가까운 곰소항과 곰소염전까지 이어 돌아볼 수 있다. 산자락 사찰 숲길에서 바닷가 염전으로 풍경이 바뀌어, 하루 일정 안에 변산반도의 숲과 바다를 함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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