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뿌리까지 함께 무친 시금치나물 한 접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11월로 접어들면서 시장 채소 칸에 밑동이 붉은 시금치가 한 단씩 묶여 나오기 시작한다. 날이 추워질수록 잎이 두툼해지고 맛이 드는 때라, 이맘때 시금치나물을 한 접시 무쳐 두면 며칠 동안 밥상에서 손이 자주 가는 반찬이 된다.
그런데 손질을 하다 보면 흙이 엉겨 붙은 밑동이 가장 번거롭다. 씻어도 흙이 잘 빠지지 않으니 칼로 밑동을 통째로 잘라 버리고 잎만 데치는 집이 많은데, 그렇게 하면 한 단을 사도 남는 양이 생각보다 적고 잎이 낱장으로 흩어져 집어 먹기도 불편하다.
버리던 붉은 뿌리는 끝만 살짝 다듬고 칼집을 내 씻으면 그대로 나물에 넣을 수 있다. 뿌리째 데쳐 양념에 무치면 부드러운 잎에 뿌리 쪽의 달고 구수한 맛이 더해져, 같은 한 단으로 더 맛있는 시금치무침이 된다.
잘라 버리던 시금치 붉은 뿌리에 든 단맛
붉은 밑동과 싱싱한 잎이 보이는 시금치 한 단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시금치는 잎과 줄기가 모이는 밑동 쪽이 붉은빛을 띠는데, 이 붉은 부분이 한 포기 가운데 가장 달고 구수한 맛이 나는 자리다. 그래서 장을 볼 때도 밑동이 붉게 물든 시금치를 고르면 단맛이 나는 시금치를 고를 가능성이 높다. 밑동이 굵고 붉은색이 선명하며 잎 끝이 시들지 않은 단을 고르면 뿌리까지 무쳐도 질기지 않고 맛이 고르다.
붉은 뿌리를 버리게 되는 이유는 맛이 아니라 흙 때문이다. 밑동은 여러 줄기가 한데 붙어 있어 그 사이사이에 흙이 끼는데, 물에 흔들어 헹구는 것만으로는 줄기 틈 안쪽까지 물이 닿지 않아 씹을 때 모래가 서걱거리기 쉽다.
흙만 빠지면 붉은 뿌리를 버릴 이유가 없다. 뿌리 끝의 잔뿌리만 얇게 잘라 내고 밑동에 칼집을 넣어 갈라 두면 줄기 사이가 벌어져 안쪽 흙까지 물에 씻겨 나가고, 굵은 밑동도 잎과 비슷하게 고루 익는다.
흙 낀 시금치 뿌리 깨끗이 씻어 무치는 방법
양념을 미리 담아 둔 큰 그릇과 손질한 시금치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시금치 큰 1단, 약 690g을 기준으로 국간장 2큰술, 다진 마늘 2/3큰술, 참기름 2큰술, 깨소금 4큰술을 준비한다. 데칠 물에 넣을 소금도 조금 필요하다. 양념은 미리 큰 그릇에 한데 담아 두면 데친 시금치를 바로 넣어 무칠 수 있어 편하다.
먼저 뿌리 끝만 살짝 잘라 내고, 굵은 밑동은 칼로 열십자 칼집을 넣어 네 갈래로 가른다. 큰 볼에 물을 받아 밑동을 아래로 향하게 쥐고 흔들어 씻은 다음 물을 두세 번 갈아 가며 헹구는데, 볼 바닥에 흙이 더 가라앉지 않으면 다 씻은 것이다.
네 갈래로 칼집 낸 붉은 밑동을 물에 흔들어 씻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소금을 조금 넣어 끓으면 뿌리 쪽부터 넣고 잎까지 잠기게 눌러 약 1분 데친다. 오래 두면 잎이 물러지니 1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고, 뜨거운 물이 튀지 않게 체로 건져 찬물에 한 번 헹군다.
끓는 물에 뿌리 쪽부터 넣어 데치는 시금치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물기는 꽉 비틀어 짜지 말고 수분이 조금 남을 만큼만 가볍게 짠다. 긴 것은 먹기 좋게 한두 번 썰어 양념 그릇에 넣고, 갈라 둔 뿌리가 한쪽에 뭉치지 않게 손끝으로 털어 가며 골고루 무친다.
다 무친 뒤 붉은 뿌리 한 조각을 씹어 보았을 때 모래가 서걱거리지 않고 단맛이 먼저 느껴지면 손질이 잘 된 것이다. 접시 바닥에 물이 고이지 않을 정도면 물기도 알맞게 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