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긁힌 자리, 구두약 없어도 됩니다"…'이것' 칠하면 자국이 사라집니다


현관 바닥에서 앞코 옆면의 가는 긁힌 선을 확인하는 검은 가죽 구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현관 바닥에서 앞코 옆면의 가는 긁힌 선을 확인하는 검은 가죽 구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해지면서 여름 내 신발장 안쪽에 넣어 두었던 가을 구두를 다시 꺼내 신는 때가 되었다. 오래 두었던 구두를 꺼내 보면 지난 가을에 긁힌 자국이 앞코나 뒷굽 옆면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밝은 데서 보면 가느다란 흰 선처럼 드러나서 신을 때마다 눈에 거슬린다.

이럴 때 대부분 구두약을 꺼내 긁힌 자리에 덧바른다. 바르고 문지른 직후에는 색이 짙어져 자국이 덜 보이지만, 현관에서 몇 걸음 걸어 나와 다시 보면 흰 선이 또 드러나 있다. 구두약을 두세 번 겹쳐 발라도 결과는 비슷해서, 결국 수선집에 맡길지 새로 살지를 고민하게 된다.

가죽 구두에 난 긁힌 자국은 색을 덧입히는 쪽이 아니라 파인 자리를 메우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아이들이 쓰다 남긴 크레파스와 드라이기, 부드러운 천만 있으면 집에서 할 수 있다.

구두약을 덧칠해도 긁힌 자국이 그대로 남는 이유

검은 가죽 구두 앞코 옆면의 얕은 골을 가까이에서 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검은 가죽 구두 앞코 옆면의 얕은 골을 가까이에서 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가죽에 긁힌 자국이 생긴다는 것은 표면의 얇은 코팅과 염색된 면이 날카로운 것에 밀려 벗겨지면서 그 자리가 가느다란 골처럼 파였다는 뜻이다. 자국이 흰 선으로 보이는 이유도 색이 들지 않은 속 가죽이 그 골 안에 드러나 있기 때문인데, 그래서 각도를 바꿔 보면 선이 더 진해 보이기도 한다.

구두약은 가죽에 얇게 펴 바르도록 만들어진 것이라 골 안쪽까지 차오르지 못하고 골 주변에만 묻는다. 색은 주변과 비슷해지지만 파인 골은 그대로 남아 있어서, 빛이 비스듬히 들어오면 골 안에 그늘이 져 다시 선처럼 보인다. 덧바르는 횟수를 늘려도 골의 깊이는 줄어들지 않는다.

크레파스는 구두약과 마찬가지로 기름 성분에 색을 섞어 굳힌 것이라 가죽 위에 발라도 겉돌지 않고, 구두약보다 훨씬 되직해서 골 안쪽을 채울 수 있다. 여기에 드라이기로 따뜻한 바람을 쐬어 주면 채워 넣은 크레파스가 녹아 가죽에 스며들면서 주변 색과 이어진다. 그래서 겉에 색만 입히는 대신 파인 자리를 메우는 순서로 가야 한다.

크레파스로 구두 긁힌 자국 메우는 방법

검은 크레파스 끝으로 구두 앞코 옆면의 긁힌 골을 눌러 채우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검은 크레파스 끝으로 구두 앞코 옆면의 긁힌 골을 눌러 채우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먼저 구두와 같은 색 크레파스를 고른다. 똑같은 색이 없으면 가까운 색 두세 가지를 겹쳐 칠해 색을 맞추면 된다. 긁힌 자리의 먼지를 마른 천으로 가볍게 닦아 낸 다음, 크레파스 끝으로 긁힌 자리를 메우듯이 칠한다. 색만 묻히는 정도가 아니라 골 안쪽이 채워지도록 같은 자리를 여러 번 지나가며 눌러 칠하고, 자국 바깥으로는 되도록 번지지 않게 한다. 다 칠하면 그 자리가 주변보다 조금 도톰하게 올라와 있어야 제대로 채워진 것이다.

그다음 드라이기를 따뜻한 바람에 맞추고 20센티미터쯤 떨어진 거리에서 칠한 자리를 30초 정도 데운다. 뜨거운 바람을 한곳에 바짝 대고 오래 쐬면 가죽이 딱딱해지거나 모양이 변할 수 있으니 바람 세기를 약하게 두고 드라이기를 조금씩 움직여 준다. 크레파스 표면이 반들거리기 시작하면 녹은 것이다.

구두 앞코에서 거리를 두고 드라이기의 따뜻한 바람을 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구두 앞코에서 거리를 두고 드라이기의 따뜻한 바람을 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가죽이 따뜻한 동안 재빨리 부드러운 천으로 그 자리를 문질러 닦는다. 식으면 크레파스가 다시 굳어 뭉친 채로 남으니 드라이기를 치우고 바로 손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긁힌 자리를 가로지르는 방향으로 몇 번 문지른 뒤 주변까지 넓게 펴면서 닦고, 빛에 비춰 보아 흰 선이 보이지 않으면 끝난 것이다. 색이 덜 맞으면 같은 순서를 한 번 더 한다.

부드러운 흰 천으로 크레파스를 채운 구두 앞코를 가로질러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부드러운 흰 천으로 크레파스를 채운 구두 앞코를 가로질러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가죽이 찢어졌거나 손톱이 걸릴 만큼 깊게 파인 자국은 이 방법으로 메워지지 않으니 수선집에 맡기는 것이 안전하다. 표면이 거친 스웨이드나 코팅이 두꺼운 에나멜 구두에도 쓰지 않는다. 일반 가죽 구두라면 신고 들어온 날 흠집이 눈에 띌 때만 하면 되고, 작업한 뒤에는 늘 하던 대로 구두약을 발라 마무리한다.

계절이 바뀔 때 구두를 꺼내면서 긁힌 자리를 한 번 살펴보고 크레파스로 메워 보길 권한다. 자국 하나 때문에 밀어 두었던 구두를 올가을에도 그대로 신고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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