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어오르는 김치찌개 냄비 옆에 마요네즈 한 숟가락을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치찌개를 한 냄비 끓여 놓고 국물을 한 숟갈 떠먹었을 때 생각한 맛이 안 나는 날이 있다. 김치도 넉넉히 넣고 돼지고기도 썰어 넣었는데 국물이 묽게 겉돌고, 숟가락으로 저으면 위에 뜬 기름만 따로 돌아다닌다.
이럴 때 대개 설탕을 반 숟갈 넣거나 조미료를 조금 더 풀거나 들기름을 두르는 쪽으로 손이 간다. 간은 맞아지는데 국물이 묵직해지지는 않아서, 한참 더 끓여 졸이다가 짜지기만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물 질감을 바꾸는 데는 냉장고 문 쪽에 늘 들어 있는 마요네즈 한 스푼이 쓰인다. 샌드위치나 샐러드에나 쓰던 것을 끓는 찌개에 넣는다니 낯설지만, 넣는 시점만 맞추면 국물이 부드럽게 엉겨 묵직해진다.
기름과 국물이 따로 도는 김치찌개
김치와 돼지고기가 든 김치찌개 표면에 기름방울이 일부 떠 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치찌개 국물이 묽게 느껴지는 이유는 냄비 안에서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고 따로 있기 때문인데, 돼지고기나 참치에서 나온 기름은 가벼워서 국물 위로 떠오르고 그 아래 남은 것은 김치 국물과 물이 대부분이라 입에 걸리는 것이 없다. 기름은 기름대로 겉돌고 국물은 국물대로 묽게 느껴지는 상태다.
설탕이나 조미료를 더 넣어도 이 상태는 그대로인데, 혀에 닿는 단맛과 감칠맛만 올라가고 국물 자체의 농도는 바뀌지 않아서다. 불을 올려 오래 졸이면 농도는 조금 올라가지만 소금기도 같이 진해져서 결국 짠 찌개가 된다.
마요네즈는 달걀노른자에 식용유와 식초를 넣고 한 방향으로 섞어 만든 것이라 물과 기름을 붙여 놓는 성질이 있다. 이 성질이 뜨거운 국물 안에서도 그대로 작동해서 위에 떠 있던 기름방울이 국물 속으로 잘게 흩어져 섞이고, 국물을 떠먹었을 때 기름이 따로 느껴지지 않고 전체가 한 덩이로 묵직하게 넘어간다. 다만 아무 때나 넣어서는 이렇게 되지 않고 넣는 시점이 정해져 있다.
묽은 김치찌개 국물 묵직하게 만드는 방법
밥숟가락에 수북하지 않게 담은 마요네즈와 후춧가루를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마요네즈 한 스푼뿐이다. 밥숟갈로 수북하지 않게 한 술, 2~3인분 냄비 기준이다. 여기에 후춧가루 한 꼬집을 같이 꺼내 두면 좋다. 기름진 느낌이 남을 때 그것을 덜어 주는 몫이다.
먼저 평소 끓이던 대로 김치와 돼지고기, 두부, 양파를 넣고 강불에서 팔팔 끓인다. 이 단계를 건너뛰면 안 되는데, 김치의 신맛과 고기의 기름이 국물로 충분히 나온 다음에야 마요네즈가 섞어 줄 기름이 생기기 때문이다. 김치가 투명해지고 국물 색이 진해질 때까지 5분에서 10분쯤 둔다.
김치와 돼지고기, 두부, 양파를 넣은 김치찌개가 강불에서 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국물이 냄비 가장자리까지 끓어오른 그 상태에서 마요네즈 한 스푼을 국물 가운데에 떨어뜨리고 국자로 열 번쯤 저어 푼다. 흰 덩어리가 보이지 않고 국물 색이 조금 연해지면서 위에 따로 떠 있던 기름이 눈에 안 보이게 되면 다 풀린 것이다. 불이 세면 국물이 튀니 국자를 냄비 안에 넣은 채로 천천히 돌린다.
끓는 김치찌개 속에서 국자로 마요네즈를 천천히 풀어 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푼 뒤에는 후춧가루 한 꼬집을 뿌리고 한 소끔만 더 끓여 불을 끈다. 돼지고기를 넉넉히 넣어 기름이 많이 뜬 찌개라면 처음부터 반 스푼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 기름이 이미 충분한 국물에 한 스푼을 그대로 넣으면 묵직한 정도를 넘어 느끼해진다. 두 스푼 이상은 넣지 않는 것이 안전한데, 마요네즈의 새콤한 맛이 김치 맛보다 도드라진다.
다음에 김치찌개가 묽게 끓여졌다 싶으면 설탕이나 조미료를 찾기 전에 마요네즈 한 스푼을 끓는 국물에 풀어 보길 권한다. 국물 한 숟갈이 묵직해지면 늘 먹던 반찬만 놓고도 밥 한 그릇이 편하게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