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봉투와 마른 키친타월에 담아 야채칸에 둔 느타리버섯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버섯 한 팩을 사 오면 그날 다 쓰는 일은 드물다. 찌개에 몇 개, 볶음에 몇 개 넣고 나면 절반이 남는데, 남은 버섯을 정리하면서 흙이 묻은 밑동이 눈에 걸려 채소처럼 물에 한 번 헹구고 물기를 대충 털어 비닐 포장째 야채칸에 넣어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넣어 둔 버섯은 이틀만 지나도 표면이 미끈거리고 갓이 흐물흐물해진다. 손으로 집으면 물기가 배어 나오고 비닐 안쪽에는 물방울이 맺혀 있어서, 결국 절반 넘게 남은 것을 통째로 버리게 된다. 장을 볼 때마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버섯이 이렇게 빨리 무르는 것은 냉장고 온도 탓이 아니라 씻어서 비닐째 넣어 두는 보관 방법 때문이다. 사 온 버섯은 씻지 말고 마른 상태 그대로 종이봉투나 키친타월에 담아 두면 되는데, 포장을 벗기고 밑동을 잘라 봉투에 옮겨 담는 데 5분이면 충분하다.
씻어서 비닐째 넣은 버섯이 이틀 만에 물러지는 이유
비닐봉지 안쪽에 물방울이 맺힌 느타리버섯 보관 상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버섯은 무게의 대부분이 수분인 재료다. 갓 표면에는 얇은 껍질만 있을 뿐 물을 막아 주는 층이 없어서 물에 닿으면 그 물을 그대로 빨아들이는데, 겉물을 털어 냈다 해도 속으로 들어간 물은 빠지지 않고 조직 안에 남는다. 물을 머금은 버섯은 냉장고 안에서도 조직이 버티지 못하고 금방 주저앉는다.
여기에 비닐 포장까지 그대로 두면 버섯에서 빠져나온 수분이 나갈 곳이 없다. 비닐 안쪽에 물방울로 맺혔다가 다시 버섯 위로 떨어지고, 이 상태가 하루만 이어져도 겉이 미끈해지면서 냄새가 난다. 종이봉투와 키친타월이 하는 일이 바로 이 수분을 받아 내는 것으로, 종이는 버섯에서 나온 습기를 빨아들여 표면에 물기가 고이지 않게 하고 비닐과 달리 공기도 조금씩 통한다.
버섯 종이봉투에 담아 오래 보관하는 방법
마른 키친타월을 깐 종이봉투에 느타리버섯을 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종이봉투 한 장이면 된다. 빵이나 약을 담아 온 갈색 봉투도 좋고, 마땅한 봉투가 없으면 키친타월 두세 장으로 버섯을 감싸 밀폐용기에 넣어도 된다. 봉투를 골랐으면 버섯의 비닐 포장을 완전히 벗기는데, 랩이 씌워진 트레이째 넣으면 습기가 그대로 갇히니 트레이도 같이 버린다.
다음은 흙이 묻은 밑동을 잘라 내는 순서다. 기둥 끝에서 1cm쯤을 잘라 내고, 갓과 기둥에 남은 흙이나 부스러기는 마른 솔이나 마른 키친타월로 살살 털어 낸다. 이 과정에서 물은 한 방울도 쓰지 않는다. 흙이 조금 남아도 요리 직전에 씻으면 되니 여기서 무리하게 닦아 내지 않아도 된다.
털어 낸 버섯은 종이봉투에 나란히 담고, 봉투 입구는 꾹 눌러 붙이지 말고 두 번 정도 느슨하게 접어 공기가 오갈 틈을 남겨 둔다. 봉투는 야채칸에 눕혀 두는 것이 좋은데, 세워 두면 아래쪽 버섯이 눌려 그 자리부터 물러진다. 야채칸은 냉장실 안에서도 온도 변화가 적어 버섯을 두기에 알맞은 자리다.
입구를 느슨하게 두 번 접은 종이봉투를 야채칸에 눕혀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하루 이틀 뒤에 꺼냈을 때 봉투 안쪽만 살짝 축축하고 버섯 표면은 보송하다면 제대로 된 것이다. 봉투가 눈에 띄게 젖었으면 새 봉투로 바꿔 담는다. 씻는 것은 요리를 시작하기 직전에 하고, 물에 담가 두지 말고 흐르는 물에 짧게 헹군 다음 바로 물기를 닦아 낸다. 표면이 미끈거리거나 시큼한 냄새가 나는 버섯은 쓰지 않고 버린다.
요리 직전 느타리버섯 밑동을 다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며칠 안에 다 먹기 어려울 것 같으면 남은 버섯은 냉동해 둔다. 칼로 썰지 말고 손으로 결을 따라 찢어 한 번 쓸 분량씩 봉지에 나눠 담아 얼리면 되고, 꺼낼 때는 녹이지 말고 언 채로 국이나 볶음에 바로 넣는다.
버섯은 사 온 날 5분만 손을 대면 마지막 한 개까지 쓸 수 있는 재료다. 다음에 장을 보고 오면 씻지 말고 종이봉투에 옮겨 담아 보길 권한다. 씻는 일을 요리 직전으로 미루는 것만으로도 버리는 버섯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