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연 막이 남은 유리컵과 맑은 유리컵의 표면 차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물 한 잔 마시려고 찬장에서 유리컵을 꺼냈는데 불빛에 비춰 보니 표면이 뿌옇게 흐려져 있는 경우가 있다. 분명 설거지를 끝내고 엎어서 말려 둔 컵인데도 맑은 유리 특유의 투명함이 없고, 손님에게 물을 내놓기가 망설여질 만큼 눈에 거슬린다.
이럴 때 대부분은 세제를 넉넉히 묻힌 수세미로 컵 안팎을 한참 문지른다. 그런데 헹궈서 물기를 닦고 다시 비춰 봐도 흐린 기운은 그대로 남아 있고, 힘을 주어 몇 번 더 문지르다 보면 오히려 잔흠집만 늘어 유리가 더 흐릿해 보인다.
이 흰 기운은 세제와 수세미로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산성 용액에 담가서 풀어내야 한다. 집에 있는 식초를 물에 섞어 컵에 부어 두는 것만으로 10분이면 정리되고, 오래 굳은 자국에는 구연산을 쓴다.
수세미로 문질러도 벗겨지지 않는 유리컵 흰 막
유리컵 안쪽 벽에 남은 얇은 석회질 막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유리컵이 뿌옇게 흐려지는 이유는 수돗물에 들어 있는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석회질 때문인데, 컵에 남은 물방울이 마르면서 물만 증발하고 이 성분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얇은 막으로 굳는다. 설거지를 덜 해서 생긴 때가 아니라 물이 마른 흔적인 셈이다.
그래서 세제로는 잘 지워지지 않는다. 주방 세제는 음식에서 나온 기름기를 물에 풀어 씻어 내도록 만들어진 것이라 유리 표면에 단단히 달라붙어 굳은 석회질까지는 손대지 못한다. 수세미로 세게 문지르면 막은 그대로 있는 채 유리 표면에만 미세한 흠집이 남아 빛이 흩어지면서 더 뿌옇게 보인다.
반면 석회질은 산성 성분을 만나면 서서히 풀어져 물에 섞여 나온다. 식초와 구연산이 여기에 쓰이는 이유가 그것인데, 컵을 산성 용액에 담가 두면 굳어 있던 막이 느슨해져 나중에는 손으로 가볍게 훑어 내는 정도로도 정리된다. 힘으로 밀어내는 대신 담가 두는 시간이 일을 하는 방식이다.
유리컵에 낀 뿌연 물때 지우는 방법
식초와 물을 섞은 용액을 유리컵 가장자리까지 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식초와 물을 1대 3 비율로 섞는다. 유리컵 한 개라면 식초 반 컵에 물 한 컵 반 정도면 충분하고, 여러 개를 한꺼번에 할 때는 큰 그릇에 같은 비율로 넉넉히 만들어 두면 된다. 식초는 주방에서 쓰는 양조식초면 되고 따로 진한 것을 살 필요는 없다.
섞은 식초물을 컵 안에 가장자리까지 붓고 5~10분 그대로 둔다. 이때 뜨거운 물을 섞어 붓지는 않는다. 차가운 유리컵에 갑자기 뜨거운 물이 닿으면 금이 갈 수 있어 미지근한 물이나 찬물로 섞는 것이 안전하다. 컵 바깥쪽은 용액을 적신 헝겊으로 컵을 감싸 10분쯤 두면 안쪽과 같이 정리된다.
시간이 지나면 식초물을 버리고 부드러운 스펀지로 안팎을 한 번 훑은 뒤 흐르는 물에 충분히 헹군다. 헹군 다음에는 물기를 그대로 말리지 말고 마른 행주로 닦아 낸다. 물기가 저절로 마르면 그 자리에 또 흰 자국이 생기기 때문이다. 불빛에 비춰 보아 표면이 매끈하고 맑게 보이면 다 된 것이다.
헹군 유리컵의 물기를 마른 행주로 닦아 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오래 굳어서 한 번에 지워지지 않는 자국에는 구연산을 쓰는 편이 낫다. 물 200ml에 구연산 1작은술을 풀어 컵에 뿌리고 키친타월을 덮어 15~20분 밀착시켜 두었다가 닦아 내면 된다. 구연산은 식초보다 산도가 높고 냄새가 거의 없어 컵에 냄새가 밸 걱정 없이 쓸 수 있다. 다만 금테를 두른 컵이나 무늬를 입힌 잔은 장식이 상할 수 있어 오래 담가 두지 않는 것이 좋다.
구연산 용액을 적신 키친타월을 유리컵 바깥쪽에 밀착시킨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유리컵이 흐려질 때마다 수세미를 집어 드는 대신 식초물을 부어 두는 쪽으로 바꿔 보길 권한다. 날마다 입이 닿는 그릇을 흠집 없이 오래 쓰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