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낸 전기장판을 바닥에 완전히 펴고 접힌 선을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밤공기가 쌀쌀해지는 9월 하순이 되면 지난겨울 쓰다가 넣어 둔 전기장판을 꺼내게 된다. 장롱 위나 침대 밑에 반년 넘게 두었던 물건이라 비닐을 벗기면 접었던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고, 바닥에 깔아 봐도 그 선을 따라 장판이 봉긋하게 솟아 있어 손으로 몇 번 눌러 펴게 된다.
대부분은 그 자국을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며칠 깔고 자면 몸무게에 눌려 저절로 펴지고 겉감이 멀쩡하니 속도 멀쩡할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인데, 그래서 확인이라고 해 봐야 전원을 켜고 따뜻해지는지 손으로 만져 보는 정도에서 끝난다.
그런데 정작 문제가 생기는 자리가 바로 그 접혔던 선이다. 꺼낸 전기장판을 완전히 펴 놓고 접혔던 자리부터 살펴본 다음, 다시 넣을 때는 접지 말고 동그랗게 말아 세워 두는 것까지가 한 묶음이다.
접혔던 자리만 유독 뜨거워지는 이유
접혔던 선을 손바닥으로 눌러 깊은 자국이나 뭉친 곳을 살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전기장판 안에는 가느다란 발열선이 장판 전체에 지그재그로 깔려 있다. 이 선은 완만하게 휘는 데는 어느 정도 견디지만 같은 자리에서 반복해 꺾이는 데는 약해서, 반듯하게 접어 몇 달을 눌러 두면 접힌 선을 따라 발열선도 같은 각도로 꺾인 채 굳는다.
이때 발열선을 감싸고 있던 절연체가 함께 상해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그 상태에서 전류가 흐르면 열이 그 한 곳으로 몰린다. 접은 채로 전원을 켜고 30분이 지났을 때 접힌 부분의 온도는 펴진 부분보다 약 세 배 높은 60도까지 올라가는데, 이렇게 한 지점에 열이 몰리면 불꽃이 튀거나 불이 날 수 있다.
낮은 온도로 켠 전기장판의 접힌 선 위를 손으로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더 곤란한 점은 이 손상이 겉으로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커버는 멀쩡해 보이고 전원도 잘 들어오니 평소처럼 깔고 자게 되는데, 열이 몰리는 곳은 이불 아래 몸에 눌려 있는 바로 그 자리다. 그래서 꺼낸 첫날 확인하는 순서와 다시 넣을 때의 보관 방법을 같이 바꿔야 한다.
전기장판 접힌 자국 없이 다시 넣어 두는 방법
전기장판을 꺾지 않고 넓고 느슨하게 말아 보관 준비를 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꺼낸 전기장판은 전원을 연결하기 전에 바닥에 완전히 펴서 반나절 정도 그대로 둔다. 눌려 있던 주름이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 접혔던 선을 따라 손바닥으로 천천히 훑으면서 자국이 깊게 팬 곳, 겉감이 갈라진 곳, 안쪽이 딱딱하게 뭉친 곳이 있는지 만져 본다.
만져서 걸리는 데가 없으면 전원을 꽂고 가장 낮은 온도로 30분쯤 켜 둔다. 그다음 접혔던 선 위를 손바닥으로 훑어 다른 곳보다 유독 뜨거운 지점이 있는지 확인하는데, 한 뼘 남짓한 구간만 뜨겁게 달아오르거나 타는 냄새가 난다면 그 장판은 더 쓰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쓰는 동안에는 접힌 자리가 새로 생기지 않게 둔다. 매트리스보다 장판이 크다고 모서리를 접어 넘기거나 낮에 치울 때 반으로 접어 한쪽에 밀어 두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고, 잠깐 치울 때도 펴 놓은 채로 밀어 두거나 말아서 세워 두면 발열선이 꺾이지 않는다.
겨울이 끝나 넣어 둘 때는 전원을 끄고 코드를 뽑은 다음 완전히 식혀서 시작한다. 한쪽 끝부터 동그랗게 말아 가되 너무 세게 조이지 말고 느슨하게 말아서 끈으로 한두 군데만 묶고, 눕히지 말고 세로로 세워 벽에 붙여 둔다. 세워 둔 위에 이불이나 다른 짐을 올려놓으면 다시 눌린 자국이 생긴다.
느슨하게 만 전기장판을 벽에 세우고 코드도 눌리지 않게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올겨울 전기장판을 꺼내면 켜기 전에 접혔던 자리부터 펴 놓고 만져 보고, 봄에 넣을 때는 접는 대신 말아서 세워 두는 습관을 들여 보길 권한다. 전기장판은 잠든 사이 몇 시간씩 몸에 닿아 있는 물건이라 접힌 자리 한 군데를 미리 살펴 두는 것만으로 겨우내 마음 놓고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