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 물에 풀지 말고 '이 기름'에 먼저 볶아보세요"…고깃집 된장찌개 맛이 납니다


고기와 두부, 애호박을 넣고 끓인 된장찌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고기와 두부, 애호박을 넣고 끓인 된장찌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밥상에 올릴 국이 마땅치 않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된장찌개인데, 정작 집에서 끓이면 국물이 어딘가 밍밍하다. 고깃집에서 공깃밥과 함께 나오던 된장찌개는 한 숟가락만 떠도 구수한 맛이 묵직하게 올라오는데, 같은 된장을 쓰는데도 집에서는 그 맛이 잘 나지 않는다.

그래서 된장을 한 숟가락 더 풀어 보기도 하고, 멸치와 다시마로 육수를 따로 내 보기도 한다. 그런데 된장을 더 넣으면 짜기만 하고, 육수를 내면 감칠맛이 조금 올라올 뿐 찾던 구수한 향은 여전히 나지 않아서 결국 그럭저럭 먹고 마는 일이 반복된다.

국물 맛이 갈리는 자리는 재료가 아니라 된장을 넣는 순서인데, 물이 끓으면 체에 된장을 받쳐 푸는 그 순서만 바꾸면 된다. 고기를 먼저 볶아 기름이 나왔을 때, 물을 붓기 전에 된장을 그 기름에 1~2분 함께 볶아 주는 방법이다.

물에 푼 된장에서 구수한 향이 나지 않는 이유

고기 기름에 된장을 넣어 볶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고기 기름에 된장을 넣어 볶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된장은 삶은 콩을 오래 발효시켜 만든 장이라 특유의 발효 향을 가지고 있다. 밥상에서 익숙한 냄새이기는 해도, 이 향을 그대로 둔 채 물에만 풀면 콤콤한 날향이 국물 앞에 그대로 남아서, 구수하다기보다 텁텁하고 밍밍한 쪽으로 기울게 된다.

끓는 물에 푸는 방법으로는 이 향이 잘 바뀌지 않는데, 물은 아무리 오래 끓여도 100도에서 더 올라가지 않기 때문이다. 된장이 물속에 흩어진 채로 데워지기만 하니 새로운 향이 생길 자리가 없고, 오래 끓일수록 구수해지는 대신 물이 졸아 짠맛만 진해진다.

기름은 사정이 다르다. 고기를 볶아 나온 기름은 100도를 훌쩍 넘어가는데, 그 위에 된장을 얹으면 된장 속 콩 단백질과 당이 열을 받아 갈색으로 변하면서 고소한 향이 새로 생긴다. 고기 겉면이 노릇해질 때 나는 냄새와 같은 반응이고, 그 향이 앞으로 나오면서 발효 날향은 뒤로 물러난다. 그래서 된장은 물을 만나기 전에 기름에 먼저 닿아야 한다.

된장찌개 국물 구수하게 끓이는 방법

냄비에서 돼지고기를 먼저 볶아 기름을 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냄비에서 돼지고기를 먼저 볶아 기름을 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2인분 기준으로 돼지고기 앞다리살이나 차돌박이 100g쯤과 된장 2~3큰술을 준비한다. 된장은 담근 곳에 따라 짠맛 차이가 커서 2큰술로 시작해 간을 보고 늘리는 편이 낫다. 냄비에 기름을 두르지 않고 고기부터 넣어 중불에서 볶는데, 차돌박이는 1분이 채 안 되어 기름이 나오고 앞다리살은 2~3분쯤 걸린다.

고기 겉면이 하얗게 익고 냄비 바닥에 맑은 기름이 고이면 된장을 넣을 때가 된 것이다. 고기 없이 채소만으로 끓일 때는 식용유와 참기름을 반씩 둘러 기름을 만들고, 이때는 불을 약중불로 낮춰야 된장이 타지 않는다.

여기서 물을 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고인 기름 위에 된장을 그대로 넣고 주걱으로 고기와 함께 눌러 가며 1~2분 볶는다. 된장 색이 조금 진해지고 코를 찌르던 장 냄새 대신 고소한 냄새가 올라오면 다 볶아진 것이다. 불이 세면 된장이 바닥에 눌어붙어 쓴맛이 나니 중불을 넘기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볶은 된장 위에 물이나 쌀뜨물을 2인분 기준 500ml쯤 붓는다. 쌀을 두 번째로 씻어 받아 둔 쌀뜨물을 쓰면 뿌연 전분기가 국물을 조금 걸쭉하게 만들어 준다. 센 불로 한소끔 끓인 다음 감자처럼 단단한 재료를 먼저 넣고, 양파와 애호박, 두부와 파는 나중에 넣어야 채소에서 나온 물로 국물이 묽어지지 않는다.

볶은 된장과 고기에 쌀뜨물을 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볶은 된장과 고기에 쌀뜨물을 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쌈장은 된장 대신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설탕과 참기름이 섞여 있어 볶는 동안 쉽게 눌어붙고 국물에도 단맛이 돈다. 볶는 시간도 1~2분이면 충분해서, 더 오래 볶는다고 향이 더 올라오지는 않는다.

감자를 먼저 끓이고 두부와 채소를 나중에 넣을 재료를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감자를 먼저 끓이고 두부와 채소를 나중에 넣을 재료를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음에 된장찌개를 끓일 때는 물부터 올리는 대신 고기와 된장을 먼저 볶아 보길 권한다. 자주 끓이는 국물일수록 순서 하나 바꿔 둔 것이 밥상에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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