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릇하게 구운 삼겹살과 팬에 남은 기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삼겹살을 굽기 시작하면 처음 몇 점은 고소하게 넘어가는데, 팬 위에 기름이 자작하게 고이는 무렵부터 맛이 달라진다. 가장자리가 눅눅해지고 씹을 때마다 기름이 배어 나와서, 절반쯤 먹고 나면 고기보다 상추와 김치에 더 손이 가게 된다.
기름이 고이면 국자로 덜어 내거나 키친타월로 닦아 내고, 불을 세게 올려 겉을 바짝 굽기도 한다. 그런데 기름은 고기 속에서 계속 나오기 때문에 덜어 내는 것으로는 그때뿐이고, 불을 올리면 겉만 검게 타는 동안 속은 오히려 질겨진다.
이럴 때 쓰는 것이 튀김 반죽에나 쓰던 전분가루다. 고기를 굽는 도중에 두 스푼만 뿌려 주면 표면에 얇은 막이 생기면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고기가 된다.
구울수록 기름이 겉돌아 물리는 삼겹살
기름이 고이기 시작한 팬 안의 삼겹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삼겹살이 물리는 것은 지방층이 녹아 나오는 속도 때문인데, 두툼한 고기일수록 기름이 한꺼번에 나와 팬 바닥에 고인다. 고기 아랫면이 그 기름에 잠긴 채로 익으면 바삭하게 구워지는 것이 아니라 기름에 절어 눅눅해진다.
표면에 남은 물기도 한몫한다. 고기에서 나온 육즙과 기름이 섞여 표면을 덮고 있으면 온도가 올라가도 노릇한 색이 잘 잡히지 않고, 겉면이 마르기 전에 속까지 익어 버려서 씹는 맛이 밋밋해진다. 그래서 불만 올려서는 원하는 식감이 나오지 않는다.
전분가루는 물기를 빨아들이는 힘이 강해서, 고기 표면에 뿌리면 그 위에 있던 육즙과 기름을 흡수한다. 그 상태로 열을 받으면 가루가 수분과 엉겨 얇은 막이 되고, 이 막이 안쪽 육즙을 가두면서 겉면만 튀긴 것처럼 바삭하게 익는다.
삼겹살 표면에 전분가루를 얇게 뿌리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삼겹살에 전분가루 뿌려 바삭하게 굽는 방법
생삼겹살과 전분가루 두 스푼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감자 전분이나 옥수수 전분 두 스푼뿐이다. 두 가지 모두 결과는 비슷하니 집에 있는 것을 쓰면 되고, 삼겹살 서너 줄 기준으로 두 스푼이면 충분하다. 미리 고기에 묻혀 두지 않고 굽는 도중에 뿌리는 것이 중요하다.
팬을 달군 뒤 중불로 삼겹살을 굽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센 불로 굽지 않고 중불을 유지하면 기름이 천천히 나오면서 아랫면부터 색이 잡힌다. 고기 가장자리가 하얗게 변하고 팬에 기름이 배어 나오기 시작하면 그때가 가루를 뿌릴 때다.
중불에서 뒤집은 삼겹살을 뒤집개로 가볍게 누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전분가루를 손끝으로 잡아 고기 위에 고르게 흩뿌린다. 한곳에 쏟으면 떡처럼 뭉쳐 텁텁해지므로 얇게 덮이는 정도면 된다. 가루가 축축하게 젖어들면 고기를 뒤집어 가루 묻은 면을 팬에 붙이고 뒤집개로 가볍게 눌러 준다. 눌러 구운 자리부터 노릇한 색이 올라온다.
색이 잡히면 불을 약하게 줄여 마무리한다. 전분 막은 그냥 고기보다 빨리 타기 때문에, 불을 그대로 두면 겉이 금방 검어진다. 팬에 기름이 많이 고였으면 한 번 덜어 내는데, 뜨거운 기름이 튈 수 있으니 불을 끄고 조금 식힌 다음에 따라 내는 것이 안전하다.
대패 삼겹살처럼 얇은 고기는 가루를 한 스푼 정도로 줄이고 굽는 시간도 짧게 잡는 것이 좋다. 양념이 되어 있는 고기에는 쓰지 않는다. 양념의 당분과 전분이 같이 타면서 쓴맛이 난다.
집에 전분가루가 있다면 다음에 삼겹살을 구울 때 두 스푼만 꺼내 뿌려 보길 권한다. 겉이 바삭해지면 입안에 남는 기름기가 줄어서 마지막 한 점까지 물리지 않고 먹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