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어라연 일원 / 한국관광공사-홍정표 |
강 한가운데에 바위섬 세 개가 솟아 있다. 강원 영월을 지나는 동강이 크게 휘어지는 자리, 어라연이다. 물줄기가 오랜 시간 바닥을 깎아내는 동안 단단한 암반만 남아 강 가운데 섬처럼 떨어져 나왔다. 양옆으로는 잿빛 절벽이 병풍처럼 이어지고 그 위를 숲이 빈틈없이 덮고 있다.
어라연 앞까지 차로 들어가는 길은 없다. 거운리 어라연 관광지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해발 537m 잣봉을 넘거나 강변 흙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야 물굽이를 만난다. 가는 길에 매점도 포장도로도 없어 물과 간식은 미리 챙기는 편이 낫다. 대신 걷는 내내 물소리와 숲 냄새가 끊기지 않는다.
강 가운데 솟은 바위섬 세 개
영월 어라연 일원 / 한국관광공사-홍정표 |
어라연의 바위섬은 삼선암이라 불린다. 물 위로 드러난 크기는 크지 않아 보여도 강폭 전체로 보면 물길을 둘로 갈라놓을 만큼 자리를 차지한다. 물살은 섬을 끼고 양쪽으로 돌아 나가면서 흰 거품을 만들고, 섬 위에는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몇 그루 자란다.
강물 색은 자리마다 다르다. 수심이 깊은 소는 짙푸르게 가라앉고 자갈이 깔린 여울은 바닥이 그대로 비친다. 9월에는 하늘이 높아지면서 잿빛 암벽과 초록 숲, 푸른 물이 한 화면 안에서 선명하게 갈린다. 다듬어 꾸민 데가 없는 풍경이라 색 대비가 더 두드러진다.
강변 구간은 모래와 자갈이 섞인 길이다. 비가 온 뒤에는 물이 불어 일부 구간이 잠기기도 한다. 어라연 일대는 생태경관보전지역이어서 정해진 길을 벗어나 들어가거나 취사와 야영을 하는 것은 막혀 있다. 돌이나 식물을 가져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잣봉 벼랑에서 내려다보는 물굽이
영월 어라연 일원 / 한국관광공사-홍정표 |
어라연을 한눈에 담으려면 잣봉으로 올라야 한다. 정상 가까이에 벼랑 쪽으로 시야가 트인 전망 지점이 있고, 여기에 서면 동강이 S자로 휘어 나가는 굴곡과 그 가운데 놓인 바위섬이 함께 들어온다. 강바닥과 높이 차가 커서 물굽이 전체가 발아래로 펼쳐진다.
올라가는 길은 흙과 돌이 섞인 산길이다. 마지막 구간은 경사가 가팔라 손을 짚고 오르는 데가 나오고 계단이나 데크는 놓여 있지 않다. 대신 능선에 올라서면 나무 사이로 강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 정상까지 가는 동안 눈이 심심하지 않다.
영월 어라연 일원 / 한국관광공사-홍정표 |
전망 지점을 지나 내려가면 길은 강가로 붙는다. 된꼬까리 여울과 만지나루를 지나는 구간으로, 위에서 내려다보던 물굽이를 이번에는 수면 높이에서 마주하게 된다. 같은 장소를 두 각도로 보는 셈이라 잣봉을 넘어 강변으로 돌아오는 원점 코스를 택하는 사람이 많다.
걷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영월 어라연 일원 / 한국관광공사-홍정표 |
거운리에서 출발해 잣봉과 어라연, 만지나루를 거쳐 제자리로 돌아오는 코스는 약 7km다. 쉬는 시간을 넣으면 3시간 30분에서 4시간쯤 걸린다. 오르내림이 이어져 바닥이 잘 잡히는 신발이 필요하고, 여름 끝자락에는 해충 기피제도 챙길 만하다.
입장료는 받지 않고 어라연 관광지 주차장도 무료다. 60대 정도 댈 수 있어 주말 낮에는 이른 시간에 도착하는 편이 낫다. 연중 개방이며 따로 쉬는 날은 두지 않는다. 비가 많이 온 뒤에는 강변 구간 출입이 제한되기도 한다.
주차장 주소는 영월군 영월읍 어라연길 259다. 영월읍 시내에서 동강을 따라 북쪽으로 들어가면 닿고, 동강 래프팅 출발지와 도착지가 같은 권역에 있어 물놀이 일정과 묶어 잡기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