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뒤 천장 모서리와 환풍기 주변에 맺힌 물방울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장마가 시작되면 욕실 천장 모서리와 실리콘 틈새에 검은 점이 하나둘 올라온다. 처음에는 손톱만 하던 것이 며칠 지나면 손바닥만큼 번지고, 씻으러 들어갈 때마다 눈에 거슬린다. 여름은 한 해 가운데 이 검은 점이 가장 빨리 늘어나는 때다.
그래서 환풍기를 하루 종일 켜 두는 집이 많다. 샤워를 시작할 때 켜서 씻는 내내 돌리고 나올 때도 그대로 두는 식이다. 그런데 전기 요금은 요금대로 나가는데 검은 점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더 늘어난다. 곰팡이 제거제를 뿌려 지워 놓아도 보름을 못 간다.
이럴 때는 환풍기를 얼마나 오래 돌리느냐가 아니라 언제 돌리느냐를 바꿔야 한다. 씻는 동안에는 꺼 두었다가 물을 잠근 직후 30분에 힘을 몰아주는 방식이다.
샤워 내내 돌린 환풍기가 곰팡이를 막지 못하는 이유
샤워 중 수증기가 차 있는 욕실과 천장 환풍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욕실에서 곰팡이가 자리 잡는 곳은 늘 물방울이 맺히는 자리다. 뜨거운 물을 틀면 욕실이 수증기로 가득 차는데, 이 따뜻한 수증기가 천장이나 타일 벽처럼 차가운 면에 닿으면 그 자리에서 물방울로 맺힌다. 천장 모서리와 실리콘 틈새는 공기가 잘 돌지 않아 맺힌 물방울이 가장 늦게까지 남는다.
씻는 동안 환풍기를 돌려도 이 물방울은 줄지 않는데, 물이 나오는 내내 수증기가 새로 만들어져 환풍기가 빼내는 양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게다가 들어온 바깥 공기가 천장과 벽면 온도를 더 떨어뜨려 물방울이 맺히기 좋은 상태가 된다. 장마철에는 들어오는 공기 자체가 눅눅해 습도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안 된다.
결국 욕실 곰팡이는 습기가 안에 얼마나 오래 머무느냐로 갈린다. 물을 잠근 뒤에도 벽과 바닥이 젖은 채 한두 시간을 가면 그사이에 검은 점이 자라고, 30분 안에 마르면 자랄 틈이 없다. 그래서 환풍기는 온종일 돌릴 것이 아니라 물을 잠근 직후에 몰아서 쓰는 편이 좋다.
샤워 직후 욕실 물기 빠르게 말리는 방법
스퀴지로 젖은 타일 벽의 물기를 밀어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필요한 것은 물기를 밀어내는 스퀴지 하나와 마른 수건 한 장이면 충분하다. 유리문 닦는 용으로 나온 스퀴지면 되고, 없으면 쓰던 수건으로 대신해도 된다. 욕실 문 안쪽에 걸어 두면 씻고 나오면서 바로 손이 닿아 빼먹지 않는다. 환풍기는 씻는 동안 꺼 두고, 물을 잠그는 순간부터 시작한다.
벽면 물기부터 위에서 아래로 훑어 내린다. 스퀴지를 타일에 붙여 어깨 높이에서 바닥까지 한 번에 내리고, 옆으로 한 뼘씩 옮겨 가며 한 면을 끝낸다. 샤워부스 유리와 거울도 같은 방식으로 내리고, 마지막에 바닥에 고인 물을 배수구 쪽으로 밀어 넣는다. 여기까지 3분이면 끝난다.
욕실 바닥의 물기를 배수구 쪽으로 모은 상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욕조에 물을 받아 썼다면 바로 빼고, 바닥에 놓인 대야와 세숫대야도 엎어 둔다. 그다음 환풍기를 켜고 30분 이상 연속으로 돌리는데, 이때 욕실 문을 10cm쯤 열어 둔다. 문을 꼭 닫으면 빠져나간 만큼 들어올 공기가 없어 환풍기가 돌아도 습한 공기가 거의 밀려 나가지 않는다.
30분이 지나 거울에 김이 남아 있지 않고 타일을 손등으로 만졌을 때 축축한 기운이 없으면 다 된 것이다. 이때 문을 닫고 거실 제습기나 에어컨 제습 기능을 켜 두면 집 안 습도가 60% 아래로 내려가 욕실이 다시 눅눅해지지 않는다. 장마철에는 창문을 오래 열어 두는 것보다 이쪽이 낫다.
제때 켜는데도 바람이 약하다면 환풍기 덮개 안쪽을 봐야 한다. 먼지와 비누 때가 날개에 두껍게 엉겨 있으면 빨아들이는 힘이 떨어지는데, 청소는 욕실 조명 차단기를 내린 뒤에 한다. 덮개를 빼내 중성세제 푼 물에 담가 씻고 날개는 마른 솔로 턴 다음, 완전히 말려서 다시 끼운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한 번 해 두면 여름을 난다.
분리한 환풍기 덮개와 필터를 솔로 청소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올여름부터는 씻고 나서 물기를 밀어내고 환풍기 30분을 돌리는 것까지를 한 묶음으로 삼아 보길 권한다. 검은 점을 지우는 일보다 벽이 마를 시간을 만들어 주는 쪽이 손이 훨씬 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