ㄹ자로 접어 원통처럼 말아 드럼세탁기에 넣는 이불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이 선선해져 침구를 바꾸는 날, 걷어 낸 이불을 안고 세탁기 앞에 서면 부피부터 만만치 않다. 주말에 큰마음을 먹고 세탁기 문을 열어 이불을 밀어 넣고 세제를 부은 다음 버튼을 누르는 것이 대개 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그렇게 한 번 돌리고 나면 겉은 깨끗해 보여도 눅눅한 냄새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세제를 더 넣고 한 번 더 돌려 봐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아, 빨래방에 맡겨야 하나 싶어진다.
이불 빨래가 개운하지 않은 이유는 세제나 세탁 코스보다 이불을 세탁기에 넣는 방법에 있다. 접는 모양과 채우는 양만 바꿔도 안쪽 솜까지 물과 세제가 닿는다.
구겨 넣은 이불 속까지 물과 세제가 닿지 않는 이유
통돌이 세탁조에 구겨 넣어 빈 공간이 없는 이불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이불은 물을 먹으면 무게가 몇 배로 늘면서 한 덩어리로 뭉치는데, 구겨 넣은 이불은 면과 면이 눌려 붙은 채로 젖기 때문에 바깥쪽만 물을 머금고 안쪽 솜은 마른 상태에 가깝게 남는다. 세제도 겉면에만 묻은 채 끝난다.
여기에 세탁조를 가득 채우면 이불이 움직일 자리까지 없어진다. 통이 돌아도 이불은 제자리에서 밀릴 뿐이라 물에 담가 두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안쪽까지 빨려면 이불 면과 면 사이에 물살이 지나갈 틈을 미리 만들어 두고, 통 안에도 빈 공간을 남겨야 한다.
이불 세탁기에 접어 넣고 꿉꿉한 냄새 빼는 방법
통돌이 세탁조 벽을 따라 둥글게 눕혀 빈 공간을 남긴 이불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탁기를 돌리기 전에 이불을 밖으로 가지고 나가 충분히 턴다. 물로는 빠지지 않는 먼지와 머리카락, 각질 같은 것이 이때 상당량 떨어진다. 그다음 이불을 3분의 1만큼 접고, 뒤집어서 나머지 3분의 1을 같은 방향으로 접는다. 옆에서 보면 'ㄹ'자처럼 층이 진 모양이 되는데, 이 층과 층 사이가 물살이 지나가는 길이 된다.
접은 이불을 넣는 방법은 세탁기에 따라 다르다. 드럼 세탁기는 입구가 좁으니 ㄹ자로 접은 이불을 돌돌 말아 원통 모양으로 만들어 넣거나 세탁망에 넣어 세워서 넣고, 통돌이 세탁기는 세탁조 안쪽 벽을 따라 둥글게 눕혀 넣는다. 양은 세탁조의 60% 정도까지가 적당해서, 이불을 넣은 뒤 위로 한 뼘 넘게 빈 공간이 보여야 한다. 퀸이나 킹 사이즈는 가정용 세탁기로 감당이 어려우니 빨래방의 대형 세탁기를 쓰는 편이 낫다.
이불을 넣은 세탁기에 액체 세제를 투입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제는 가루보다 액체를 쓴다. 부피가 큰 이불은 섬유 틈에 가루가 덜 녹은 채로 남기 쉬워서, 가루밖에 없다면 미지근한 물에 완전히 녹인 다음 부어 넣는다. 땀이 밴 이불이라면 액체 세제와 함께 베이킹소다를 종이컵 반 컵쯤 세탁조에 직접 넣는다. 흰 면 이불이 누렇게 변했다면 과탄산소다를 같이 쓰는데, 40도 아래 물에서는 녹지 않아 찬물 세탁에는 넣어도 소용이 없고 거위털이나 울, 실크 이불에는 쓰지 않는다.
물 온도는 40도에서 60도 사이로 맞춘다. 세탁기의 이불 코스가 찬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표준 코스를 고른 뒤 온도를 손으로 올리는 편이 확실하다. 헹굼은 기본보다 한두 번 더 넣어 세제를 빼내고, 마지막 헹굼에 식초나 구연산 물을 서너 스푼 넣으면 섬유가 부드러워진다. 섬유유연제를 많이 넣는 것은 권하지 않는데, 표면에 막이 남으면 이불의 땀 흡수력이 떨어진다.
건조 볼과 함께 건조를 마친 이불을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탈수는 세게 걸어 물기를 최대한 빼 두어야 마르는 시간이 짧아진다. 건조기를 쓴다면 고온 대신 중온이나 저온으로 돌리는 것이 좋은데, 온도가 높으면 면이 줄고 안에 든 솜이 눌린다. 깨끗한 테니스공이나 건조 볼을 두세 개 같이 넣으면 뭉친 솜이 풀린다. 건조가 끝나면 바로 개지 말고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 한 시간쯤 펼쳐 두고, 손으로 눌렀을 때 속에서 서늘한 기운이 없어야 다 마른 것이다.
이불은 한 철에 몇 번 빨지 않으니 한 번 빨 때 제대로 하는 편이 낫다. 다음에 이불을 빨 때는 세탁기 앞에서 한 번 접어 넣어 보길 권한다. 이불은 밤마다 얼굴이 닿는 물건이라 속까지 빨아 두어야 덮을 때 개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