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겨울의 비밀의정원 / 한국관광공사-김동수 |
강원 인제군 남면 남전리 산길에는 이름표 없이 알려진 전망 지점이 있다. 사람들이 비밀의 정원이라 부르는 곳으로, 오랫동안 군사작전지역으로 묶여 민간인이 드나들 수 없었다.
길을 내고 나무를 심어 만든 정원이 아니라, 출입이 막힌 사이 손대지 않은 채로 남은 골짜기 숲이다. 도로가 산허리를 감아 도는 구간에서 갓길에 서면 계곡 바닥까지 통째로 내려다보인다.
비밀의정원 / 한국관광공사-손명권 |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능선 하나가 아니라 겹겹이 포개진 산줄기다. 가까운 비탈의 나무는 잎 모양까지 보이고, 뒤로 갈수록 색이 옅어지며 산이 여러 겹으로 물러난다.
매표소도 상가도 없고 전망대 건물조차 없어 시야를 가리는 것이 거의 없다. 사람이 심지 않은 숲이라 단풍 색이 한 종류로 맞춰지지 않는다는 점이 오히려 이 자리의 특징이다.
색이 섞여 있는 골짜기 단풍
비밀의정원 / 한국관광공사-손명권 |
자생한 나무들이 뒤섞여 있어 붉은빛, 노란빛, 아직 푸른 침엽수가 한 화면에 함께 들어온다. 조성된 단풍길처럼 같은 수종이 줄지어 서 있는 풍경과는 다르다.
골짜기 안쪽은 기온이 먼저 떨어져 능선보다 빨리 물드는 편이라, 위아래로 색이 번지는 순서까지 한자리에서 보인다. 색이 도는 시기는 보통 10월 중순 무렵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해 기온에 따라 달라진다.
골짜기 바닥에는 물길이 지나고 그 위로 비탈이 가파르게 솟아 있어, 서 있는 자리보다 한참 아래에서 숲이 시작된다. 나무 꼭대기를 내려다보는 각도라 단풍이 점처럼 흩어진 색 무리로 보인다. 도로를 따라 조금씩 이동하면 보이는 능선의 겹이 달라져, 같은 숲인데도 자리마다 풍경의 깊이가 다르게 잡힌다.
비밀의정원 / 한국관광공사-손명권 |
이곳이 사진 명소로 불리게 된 데는 아침 시간의 역할이 크다.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이라 가을에는 밤낮 기온 차가 크게 벌어지고, 해 뜨기 전후로 계곡에 안개가 고인다.
서리가 앉은 붉은 잎 위로 안개가 낮게 깔리면 능선만 섬처럼 떠오른다. 해가 올라오면 안개는 한 시간 안팎으로 걷히기 때문에, 이 장면을 보려는 방문객은 대부분 어두울 때 도착해 기다린다.
차를 세우고 걷는 거리와 찾아가는 길
비밀의정원 / 한국관광공사-손명권 |
관람은 산을 오르는 방식이 아니라 도로 가에서 계곡 아래를 내려다보는 형태다. 주차장에서 전망 지점까지 거리가 짧아 등산 준비 없이도 둘러볼 수 있다. 차도 옆이라 안전을 위해 데크로 만든 포토존이 설치돼 있으니 그 안에서 보는 편이 낫다. 주차 공간은 24면 규모로, 아침 시간대에는 일찍 자리가 차는 편이다.
입장료는 없고 예약 절차도 없다. 정해진 관람 시간 없이 상시 개방돼 있어 새벽에도 접근할 수 있다. 다만 일반 차량이 다니는 산길이고 가로등이 없어, 어두운 시간에 걸어서 이동할 때는 도로 밖으로 빠져 있어야 한다. 아침 기온은 낮 기온과 10도 이상 벌어질 때가 있으니 겉옷을 챙기는 것이 좋다.
서울에서 출발하면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고 인제 방면으로 이동한 뒤 남면 일대 지방도로 갈아탄다. 내린천과 인제 스피디움, 소양호 상류 쪽 드라이브 구간이 가까워 하루 일정에 함께 넣기 좋다. 현장 상황이나 통제 여부는 인제관광정보센터(033-460-2170)에서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