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농원 / 한국관광공사-박장용 |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에 있는 문희농원은 원래 취나물을 기르던 밭이다. 봄에 어린잎을 뜯어 나물로 쓰는 이 풀을 그대로 두면 가을에 연보랏빛 꽃이 피는데, 그 꽃이 개미취다. 농원이 밭을 꽃밭으로 가꾸면서 지금은 약 6만㎡, 1만8천 평이 개미취로 덮였다. 한자리에 이어지는 개미취 군락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미취는 키가 1m에서 1.5m까지 자란다. 꽃송이가 어른 어깨나 머리 높이에서 피기 때문에 꽃밭을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꽃 사이를 지나가게 된다. 밭 사이에는 사람 한둘이 지날 만한 폭의 길이 나 있고, 그 길에 들어서면 좌우로 줄기가 빽빽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연보랏빛 꽃과 그 위의 하늘, 멀리 둘러선 산자락뿐이다.
어깨 높이에서 피는 연보랏빛 꽃
문희농원 / 한국관광공사-박장용 |
개미취 꽃은 가운데가 노랗고 바깥으로 가느다란 연보라 꽃잎이 국화처럼 둘러난다. 한 송이는 손톱만 하지만 줄기 끝마다 여러 송이가 뭉쳐 달려서, 밭 전체로 보면 보라색과 흰색이 섞인 안개가 깔린 것처럼 보인다. 바람이 지나가면 키 큰 줄기가 한쪽으로 함께 기울었다 돌아온다.
농원은 산자락 비탈에 자리해 있어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 아래쪽 길에서는 꽃에 둘러싸여 앞이 보이지 않지만, 비탈을 조금 올라가 돌아서면 꽃밭 전체가 한 화면에 들어오고 그 뒤로 짙은 초록의 산줄기가 배경이 된다. 아침 일찍 가면 꽃 위로 산 그림자가 물러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문희농원 / 한국관광공사-박장용 |
개미취는 산기슭이나 풀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라 꽃밭이 화단처럼 반듯하게 구획돼 있지는 않다. 줄기가 제멋대로 뻗어 길 쪽으로 기울고, 사이사이 억새와 키 작은 풀이 섞여 자란다. 잘 다듬은 정원보다 산비탈이 통째로 꽃으로 뒤덮인 쪽에 가깝고, 그래서 꽃밭 안에 들어섰을 때 둘러싸인 느낌이 더 크다.
한두 시간 걷는 꽃밭 길, 함께 볼 곳
문희농원 / 한국관광공사-박장용 |
농원 안을 한 바퀴 도는 데는 서두르지 않고 한두 시간이면 된다. 오르내림이 크지 않아 천천히 걷기에 부담이 없고, 길이 여러 갈래로 나 있어 같은 자리를 되짚지 않고 돌아 나올 수 있다. 꽃이 높게 자란 구간은 길이 좁아지므로 마주 오는 사람과 번갈아 지나가게 된다.
문경에는 개미취로 알려진 곳이 한 군데 더 있다. 농암면 봉천사 앞 언덕에도 개미취 군락이 조성돼 있는데, 문희농원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걸린다. 두 곳을 묶으면 하루 일정이 되고, 봉천사 쪽은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 먼저 들렀다가 문희농원으로 넘어오는 편이 수월하다.
무료 개방 시간과 찾아가는 길
문희농원 / 한국관광공사-박장용 |
올해 개미취축제는 9월 18일 시작해 10월 20일까지 이어진다. 개방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고 입장료와 주차비를 모두 받지 않는다. 개미취는 9월 중순부터 한 달 남짓 피는 꽃이라 축제 기간이 곧 볼 수 있는 기간이다.
농원 주차장은 스무 대 남짓을 댈 수 있는 규모다. 주말 낮에는 자리가 금세 차므로 평일이나 이른 아침에 가는 편이 낫다. 주소는 문경시 가은읍 대야로 893-41이며 입구가 도로변 한쪽에 작게 나 있어 내비게이션 안내를 끝까지 따라가는 것이 좋다. 꽃밭 사이 흙길은 비가 온 뒤 미끄러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