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토마토가 통째로 들어가 색감과 감칠맛을 더한 닭고기 카레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저녁에 마땅한 반찬이 없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카레다. 감자와 당근, 양파를 큼직하게 썰어 넣고 카레 가루만 풀면 되니 손이 적게 가고, 한 냄비를 끓여 두면 다음 날 한 끼까지 해결된다. 그런데 막상 두세 숟가락을 먹고 나면 입안이 텁텁해지면서 숟가락 속도가 느려지는 경험을 해 본 사람이 많다.
그럴 때 보통은 물을 더 붓거나 우유를 조금 넣어 농도를 묽게 만든다. 잠깐은 부드러워지지만 맛까지 같이 흐려져서 밍밍한 카레가 되어 버리고, 결국 김치를 꺼내 같이 먹게 된다. 느끼함을 눌러 줄 것이 국물 안에 없으니 매번 같은 자리에서 걸리는 것이다.
이때 냉장고에 남아 있는 방울토마토 10개를 카레 냄비에 넣어 주면 상황이 달라진다. 샐러드에나 올리던 재료지만 카레와는 생각보다 잘 맞아서, 끓는 동안 터진 과즙이 국물 전체에 퍼지면서 산뜻한 맛이 돈다.
카레가 끝맛에서 텁텁하게 남는 이유
카레 속에서 껍질이 살짝 갈라지기 시작한 방울토마토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카레 가루에는 향신료와 함께 기름 성분이 섞여 있고, 여기에 밀가루 성분이 더해져 국물이 걸쭉해진다. 이 걸쭉한 국물이 혀에 얇게 남으면서 향신료 향이 계속 맴돌기 때문에, 몇 숟가락을 먹고 나면 입안이 무겁게 느껴진다. 재료를 아무리 잘 익혀도 이 부분은 그대로 남는다.
물을 더 붓는 방법이 잘 통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인데, 물은 국물을 묽게 만들 뿐 기름기를 눌러 주는 맛을 더해 주지 못한다. 카레에 필요한 것은 농도를 낮추는 재료가 아니라, 무거운 맛을 정리해 주는 신맛과 단맛이다.
토마토가 여기에 잘 맞는다. 잘 익은 토마토에는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이 많이 들어 있어서 국물 맛이 한층 또렷해지고, 껍질 안에 든 과즙에는 신맛과 단맛이 같이 있어 향신료의 무거운 맛을 눌러 준다. 특히 방울토마토는 알이 작아 통째로 넣어도 금방 익고, 익으면서 껍질이 터져 과즙이 국물에 그대로 섞인다.
카레에 방울토마토 넣어 감칠맛 살리는 방법
감자와 당근이 부드러워진 뒤 방울토마토를 통째로 넣는 순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방울토마토 10개면 충분하다. 꼭지를 떼고 흐르는 물에 씻은 다음 물기를 털어 두고, 자르지 않고 통째로 쓴다. 미리 반으로 갈라 넣으면 끓이는 동안 형태가 풀어져 과즙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신맛만 도드라지기 때문이다.
방울토마토 10개와 카레에 넣을 감자·당근·닭고기 재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넣는 시점은 카레를 끓이는 중간 이후다. 감자와 당근을 넣고 끓이다가 젓가락으로 찔렀을 때 저항 없이 들어갈 만큼 부드러워지면, 그때 방울토마토를 냄비에 넣고 약한 불로 줄인다. 처음부터 같이 넣으면 감자가 익는 동안 토마토가 먼저 뭉개져 껍질만 국물에 떠다니게 된다.
약한 불에서 5분쯤 더 끓이면 방울토마토가 하나씩 갈라지기 시작한다. 절반 정도가 갈라졌을 때 주걱 뒷면으로 가볍게 눌러 주면 남은 과즙까지 국물에 퍼지는데, 이때 과즙이 뜨겁게 튈 수 있으니 냄비 위에서 세게 젓지 말고 천천히 누르는 것이 안전하다. 국물 색이 조금 붉어지고 표면에 떠 있던 기름기가 잦아들면 다 된 것이다.
신맛이 강하게 느껴진다면 다음번에는 개수를 대여섯 개로 줄이고, 단맛이 약한 방울토마토라면 그대로 두고 1~2분만 더 끓여 주면 맛이 부드러워진다. 카레 가루를 푼 뒤에는 바닥이 쉽게 눌어붙으니 불을 약하게 두고 가끔씩 저어 주는 것이 좋다.
남은 방울토마토가 몇 개뿐이라 애매할 때, 샐러드 대신 카레 냄비에 넣어 보길 권한다. 끝까지 비우지 못하고 남기던 카레 한 그릇이 마지막 숟가락까지 산뜻하게 넘어간다.
토마토가 부드럽게 익은 카레를 밥 위에 담아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