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바퀴 20분 정도인데 힐링되네요" 조선시대 저수지가 산책 명소가 된 무료 힐링 여행지


연화지 야경 / 한국관광콘텐츠랩-이진수

연화지 야경 / 한국관광콘텐츠랩-이진수

경북 김천 도심 가까이에 조선시대부터 농사에 쓰던 저수지가 하나 있다. 지금은 물을 대는 곳이 아니라 둘레를 걸어 도는 공원으로 바뀌어, 아침저녁으로 동네 사람들이 한 바퀴씩 돌고 가는 자리가 됐다.

봄이면 벚꽃이 가득해서 인기가 많지만, 여름이 되면 이 저수지의 수면이 넓은 연잎으로 덮인다. 초록이 물 위를 채우고 그 사이로 분홍빛 꽃대가 하나씩 올라오는데, 도심에서 몇 분만 나오면 이 풍경에 닿는다는 것이 이곳의 가장 큰 강점이다.

연잎이 덮은 수면과 그 사이의 꽃

김천 연화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김천 연화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물가에 서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연잎의 크기다. 잎이 넓게 퍼져 수면을 거의 가리기 때문에 물빛보다 초록이 먼저 보이고,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잎이 한꺼번에 뒤집히며 색이 옅어졌다 짙어졌다 한다. 물이 아니라 초록 들판을 내려다보고 있는 듯한 인상이 오래 남는다.

꽃은 그 초록 사이에서 하나씩 고개를 내밀며 올라온다. 군락처럼 빽빽하게 피는 형태가 아니라 잎 사이로 점점이 솟는 모양이라, 한 송이씩 찾아 담는 재미가 있는 쪽에 가깝다. 아침 일찍 나오면 꽃이 활짝 열려 있는 시간을 만나기가 한결 쉽다.

물가를 둘러싼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준다는 점도 여름에는 중요하게 작용한다. 가지가 물 쪽으로 길게 뻗어 있어 걷는 길 대부분이 그늘 안에 들어오고, 그 덕분에 한낮에도 한 바퀴를 돌아볼 만하다. 물과 초록과 그늘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 여름에 걷기 좋은 조건이 된다.

물 한가운데로 옮겨 앉힌 정자

김천 연화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김천 연화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이 저수지에서 눈길이 가장 오래 머무는 것은 물 한가운데 선 누각이다. 1838년에 이 고을 군수가 정자를 저수지 가운데로 옮겨 앉히면서 흙을 쌓아 인공섬 세 개를 함께 만들었는데, 섬 셋은 신선이 산다는 세 산을 뜻한다.

물 한가운데 앉은 이 누각은 오래전부터 경상북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돼 있다. 정면과 측면이 각각 세 칸인 2층 팔작지붕 건물이라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고, 해가 기울면 수면에 지붕선이 통째로 내려앉는다.

김천 연화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김천 연화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물가 어느 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인상이 달라진다는 점도 재미다. 정자를 정면에서 보는 자리와 나무 사이로 비껴 보는 자리가 다르니, 한 바퀴 도는 동안 몇 번 멈춰서 보게 된다.

한 바퀴 20분이면 도는 크기

김천 연화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김천 연화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저수지 넓이는 2만 9372제곱미터 남짓으로 기록돼 있다. 천천히 걸어 한 바퀴 도는 데 20분이면 충분한 크기라, 여기 하나만 보고 하루를 채우기보다 지나는 길에 들르는 편이 어울린다.

입장료를 따로 받지 않아 들르는 데 부담이 없다. 도심 안에 있어 접근이 쉽고 물가를 따라 걷는 길이 평탄하게 이어져서, 유모차를 밀거나 어른을 모시고 걷기에도 무리가 없다. 중간중간 앉을 자리도 놓여 있어 쉬어 가며 돌 수 있다.

김천 연화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김천 연화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이 저수지를 여러 번 찾은 사람들이 꼽는 시간은 해가 기운 뒤다. 바람이 잦아들어 물이 잔잔해지면 정자와 나무가 수면에 그대로 내려앉는데, 이 저수지가 가장 조용해지는 시간도 마침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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