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채계산 출렁다리 |
[투어코리아=민경원 기자] ‘순창’ 하면 가장 먼저 고추장이 떠오른다. 하지만 장독대 풍경만 보고 돌아오기에는 순창이 품은 여행의 색깔이 훨씬 다채롭다. 섬진강을 내려다보는 산에서는 수려한 풍광을 만나고, 천년 넘는 시간을 품은 산사에 들어서면 발걸음이 자연스레 느려진다. 마을에서는 순창을 대표하는 고추장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고, 여행 끝에는 자연 속 족욕으로 지친 몸을 쉬어가도 좋다.
전통 장류의 고장이라는 익숙한 이미지에 자연과 역사, 체험과 치유를 더한 순창. 이번 여행에서는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순창의 가볼 만한 곳 5곳을 따라가 본다.
섬진강이 발아래로…전설까지 품은 채계산
순창의 자연을 먼저 만나고 싶다면 적성면 괴정리 채계산으로 향해보자.
채계산 출렁다리 |
채계산은 산세를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비녀를 꽂은 여인의 모습이나 수만 권의 책을 차곡차곡 쌓아놓은 형상에 빗대어 불려온 산이다. 기암과 산줄기가 어우러진 풍경에 산 아래로 흐르는 섬진강이 더해지면서 순창의 대표적인 자연경관을 만들어낸다.
적성강변에서는 독특한 이야기를 간직한 화산옹 바위도 만날 수 있다. 천재지변이 일어날 때마다 바위의 색깔이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단순한 기암을 넘어 지역의 오랜 전설을 품은 장소로 남아 있다.
산과 강을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채계산 여행의 매력이다. 웅장한 석산과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을 바라보고 있으면 ‘장류의 고장’으로만 알았던 순창의 또 다른 얼굴이 보인다.
채계산 전망대 |
887년부터 이어진 시간…강천사에서 만나는 고요
조금 차분한 여행을 원한다면 팔덕면 청계리의 강천사를 찾아보자.
강천사는 887년 도선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고려시대 덕현이 사찰의 규모를 키웠으며, 이후 임진왜란과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소실과 중창의 시간을 반복했다.
순창 강천사의 가을 /사진-순창군 |
현재 경내에는 대웅전과 보광전, 관음전 등의 전각이 자리한다. 삼층석탑과 삼인대, 금강문 등 오랜 역사를 보여주는 문화유산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산과 숲에 둘러싸인 사찰의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화려한 관광지를 빠르게 돌아보는 여행과 달리 숲길과 산사 사이를 천천히 거닐며 순창의 시간을 느껴보기에 잘 어울린다.
장독대가 여행 풍경이 되는 곳…순창 전통고추장 민속마을
순창까지 왔다면 역시 ‘고추장’을 빼놓을 수 없다. 순창읍 백산리의 순창 전통고추장 민속마을에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장류 문화를 보다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다.
순창 전통고추장 민속마을/사진-순창군 |
마을에 들어서면 전통 한옥과 함께 마당마다 줄지어 놓인 장독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고추장을 비롯해 장아찌 등 다양한 발효·절임 식품을 만드는 장인들이 모여 있어 순창의 맛이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단순히 장류를 구입하는 공간에 머물지도 않는다. 순창장류박물관에서는 장류의 역사와 관련 자료를 살펴볼 수 있고, 순창장류체험관에서는 직접 고추장을 만들거나 고추장을 활용한 음식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매일 밥상에서 만나는 익숙한 양념이지만, 순창에서는 고추장 하나가 하나의 여행 콘텐츠가 된다.
“고추장은 어디서 시작됐을까”…회문산 자락 고추장익는 마을
조금 더 깊숙이 순창의 발효문화를 만나고 싶다면 구림면 안정리 ‘고추장익는 마을’로 발길을 옮겨보자.
이곳은 순창 고추장의 시원지로 알려진 마을로, 태조 이성계가 이 지역의 고추장을 맛봤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회문산 자락의 자연환경 속에서 주민들이 전통 방식의 장류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마을 주민 대부분이 전통고추장 제조 기능인으로 활동하며 지역의 물과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발효식품을 만든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방문객은 다양한 전통 체험을 통해 완성된 고추장을 맛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장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지역의 생활문화를 함께 접할 수 있다. 정겨운 시골 마을의 분위기까지 더해져 가족과 함께 찾는 체험여행지로도 활용하기 좋다.
여행 마지막은 족욕으로…자연에서 쉬어가는 ‘올레오’
보고 걷고 맛보는 일정 뒤에는 잠시 쉬어갈 차례다. 구림면 화암리에 자리한 ‘올레오’는 치유농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이다. 관광지를 하나 더 둘러보기보다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의 속도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다.
족욕을 비롯한 치유 체험을 통해 여행 중 쌓인 피로를 풀고, 주변의 푸른 자연을 바라보며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족욕 체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