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 깊을수록 고급 와인이라는 속설.." 바닥이 유독 깊은 와인병이 생기는 이유


와인 / 사진=뉴스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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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병을 거꾸로 들어 보면 바닥 가운데가 안쪽으로 움푹 들어가 있다. 이 오목한 부분을 펀트라고 부른다.

흔히 이 펀트가 깊을수록 좋은 와인이라는 말이 떠도는데, 이는 완전한 속설일 뿐 와인의 품질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와인 / 사진=뉴스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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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전물을 모으려는 장치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것 역시 펀트가 생긴 본래 이유는 아니다. 펀트의 깊이만 보고 좋은 와인이라 믿고 비싼 값을 치를 이유는 없는 셈이다.

펀트의 진짜 정체를 알려면 옛날 유리병을 만들던 방식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지금처럼 기계로 병을 찍어 내기 전, 유리 장인들은 입으로 유리를 불어 병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손으로 불어 만든 병은 바닥 가운데에 뾰족한 돌출부가 남기 쉬웠다.

손으로 불어 만들던 흔적

와인 / 사진=뉴스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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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뾰족한 부분을 그대로 두면 병을 세웠을 때 바닥이 평평하지 않아 잘 서지 않고, 식탁에 흠집을 낼 수도 있었다. 그래서 장인들은 이 돌출부를 병 안쪽으로 밀어 넣어 바닥을 정리했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간 자리가 바로 펀트의 시작이다.

말하자면 펀트는 병을 똑바로 세우기 위한 옛 기술의 흔적인 셈이다. 기계로 병을 만드는 오늘날에는 굳이 이 과정이 필요 없지만, 펀트는 전통처럼 그대로 남아 와인병의 익숙한 모양이 되었다.

안정성과 압력을 견디는 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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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트는 단순한 흔적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쓸모도 있다. 바닥이 안으로 한 번 접힌 구조가 되면서, 병이 더 튼튼해지고 세웠을 때 안정적으로 서기 때문이다. 골판지가 한 번 접힌 구조 덕에 단단해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 강도가 특히 중요한 것이 샴페인 같은 발포성 와인이다. 샴페인 병 안에는 탄산가스가 높은 압력으로 들어 있어, 약한 충격에도 병이 깨질 위험이 있다.

그래서 샴페인 병은 다른 와인병보다 펀트가 유독 깊고 병도 두껍게 만들어, 안에서 미는 압력을 잘 견디도록 한 것이다. 같은 와인병이라도 샴페인의 펀트가 깊은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이 밖에 와인을 따를 때 엄지를 펀트에 넣어 한 손으로 안정적으로 잡는 데 쓰기도 한다.

와인 / 사진=뉴스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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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와인을 고를 때 병 바닥이 깊은지를 보고 품질을 짐작할 필요는 없다. 펀트의 깊이는 와인의 맛이 아니라, 그 병이 만들어진 방식과 담긴 음료의 특성을 보여 줄 뿐이다. 무심코 지나치던 와인병 바닥의 홈에도 오래된 유리 공예의 역사가 담겨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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