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단속 시작한 이탈리아 마을 바렌나 |
조용한 소도시를 찾아갔는데 사람이 서울 명동보다 많다면 어떨까요. 최근 이탈리아 코모호수의 작은 마을 바렌나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바렌나 역사지구에 실제 거주하는 주민은 약 70명에 불과하지만 여름 성수기에는 하루 최대 1만7,500명의 관광객이 찾아옵니다. 밀라노에서 기차로 약 한 시간이면 도착하는 데다 SNS를 통해 풍경이 알려지면서 당일치기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결국 마을은 관광객을 위한 새로운 규칙까지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3줄 요약
· 코모호수 바렌나는 성수기 하루 관광객이 최대 1만7,500명에 달한다
· 올해부터 거리에서 수영복이나 상의 탈의 상태로 다니면 최대 200유로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 단체관광객은 최대 25명으로 제한되고 가이드 확성기도 사용할 수 없다
수영복 입고 돌아다니면 최대 200유로
수영복 입고 돌아다니면 벌금 |
휴양지에서 수영복을 입는 게 무슨 문제일까 싶지만 바렌나에서는 장소를 구분해야 합니다. 지난 6월 27일부터 시행된 규정에 따라 해변과 선착장 등을 제외한 바렌나 시내에서 상의 없이 돌아다니거나 수영복만 입고 거리를 걷는 행위가 금지됐습니다. 위반하면 50~200유로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수만 원에서 수십만 원에 이르는 금액입니다.
대규모 단체관광 역시 제한됩니다. 관광 그룹은 최대 25명까지만 허용되며, 골목에서 가이드가 확성기나 음성 증폭 장치를 사용하는 것도 금지됐습니다. 관광객을 쫓아내겠다는 것보다 작은 마을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방문 방식을 바꾸겠다는 의미로 보셔도 좋겠습니다.
왜 하필 바렌나에 사람이 이렇게 몰렸을까
얼마나 좋으면 이렇게 몰렸을까? |
바렌나는 코모호수 동쪽에 자리한 작은 마을입니다. 호숫가에는 주황색과 노란색 건물이 늘어서 있고, 물가를 따라 이어지는 좁은 산책로와 빌라 모나스테로같은 정원이 대표적인 볼거리입니다. 과거에는 벨라지오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한 코모호수 여행지로 알려졌지만 최근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SNS에서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들이 빠르게 퍼졌고, 밀라노에서 직행 열차를 타면 약 한 시간 만에 갈 수 있다는 접근성까지 더해지면서 20~30대 당일치기 여행자가 급증했습니다. 현지에서는 코로나19 이후 SNS 노출이 본격적인 관광객 증가의 전환점이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문제는 마을 자체가 너무 작다는 겁니다.
주민 1명 사는 곳에 관광객 250명이 찾아오는 셈
엄청난 오버투어리즘 |
바렌나 전체 인구는 약 600명대지만 관광객이 집중되는 역사지구의 실제 거주민은 약 70명에 불과합니다. 성수기 하루 방문객 1만7,500명을 단순 비교하면 역사지구 주민 한 명당 관광객 약 250명이 들어오는 셈이죠. 좁은 호숫가 산책로와 페리 선착장에는 긴 줄이 생기고, 사진을 찍기 위해 사람들이 한곳에 멈춰 서면서 통행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관광객이 늘면서 생활환경도 바뀌었습니다. 바렌나 지방자치단체 인구는 2020년 741명에서 2024년 666명으로 감소했고, 아이들이 부족해 지역 보육시설도 2023년 문을 닫았습니다. 반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숙박시설과 단기임대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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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바렌나 여행을 피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코모호수를 처음 여행한다면 바렌나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빌라 모나스테로 정원, 호숫가 산책로, 구시가지까지 이동한 뒤, 페리를 타고 벨라지오나 메나지오로 넘어가는 일정도 가능합니다. 다만 예전처럼 “밀라노에서 오전 늦게 출발해서 점심 먹고 사진 찍고 돌아오자”는 방식은 성수기에 꽤 피곤할 수 있습니다. 당일치기로 간다면 오전 일찍 들어가거나, 아예 바렌나에서 1박하면서 당일 관광객이 빠져나간 저녁과 이른 아침을 이용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바렌나의 이야기는 이 마을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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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는 당일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받고 있고, 잘츠부르크는 올여름 관광객 차량의 구시가지 진입을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탈리아의 다른 유명 휴양도시에서도 복장이나 관광객 행동을 제한하는 규칙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관광객이 많아지면 호텔을 더 짓고 교통편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면, 지금 유럽의 인기 여행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더 많은 관광객을 받는 것”보다 “얼마나 받아야 도시가 버틸 수 있는가”를 고민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 변화가 가장 극적으로 보이는 곳이 지금의 바렌나입니다. 사진 한 장 때문에 세계적인 여행지가 된 작은 마을 바렌나. 하지만 성수기 하루 1만7천 명이 몰리는 지금, 바렌나는 더 이상 우리가 생각하던 조용한 이탈리아 시골마을만은 아닙니다.
(※사진은 본문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