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인데 스페인?” 이주민 7만 명 몰린 세우타, 여행객도 주의


SNS 소문에서 시작된 대규모 국경 진입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SNS 소문에서 시작된 대규모 국경 진입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유럽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최근 스페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민자 사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바르셀로나나 마드리드 같은 스페인 본토가 아닙니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스페인령 세우타인데요.

지난 7월 말 이곳으로 수만 명의 이주민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사태는 스페인을 넘어 유럽 각국의 국경 통제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최근 로이터 보도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약 7만2천 명 규모의 이주민이 세우타로 넘어온 것으로 집계됐으며, 사망자도 90명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프리카 땅에 있는 스페인, 세우타

세우타 / 사진=unsplash

세우타 / 사진=unsplash

세우타가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도에서 보면 세우타는 유럽이 아니라 아프리카 북쪽 모로코 해안에 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행정적으로는 스페인 영토이며, 멜리야와 함께 유럽연합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육로 국경을 가지고 있는 매우 독특한 지역입니다. 모로코를 거쳐 스페인과 EU로 진입하려는 이주민들이 오래전부터 이곳으로 몰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지브롤터 해협과 지중해 풍경을 볼 수 있는 항구 도시이지만, 이번 사태로 세우타의 또 다른 모습이 전 세계 뉴스에 등장하게 됐습니다.



SNS에 퍼진 소문

소문 / 사진=unsplsh

소문 / 사진=unsplsh

이번 사태의 시작에는 SNS가 있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국경을 쉽게 통과할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모로코 각지에서 사람들이 세우타 국경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일부는 철책을 넘었고, 일부는 바다를 헤엄치거나 방파제를 통해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스페인과 모로코 당국은 밀입국 조직과 온라인상의 허위 정보가 대규모 이동을 부추겼다고 보고 있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스페인은 세우타 해상 국경에 약 500m 규모의 부유식 장벽까지 설치했습니다. 모로코 역시 국경 지역에 대규모 치안 인력을 배치했으며, 8월 15일 또 다른 집단 국경 진입을 촉구하는 온라인 움직임까지 등장하면서 현재 경계가 크게 강화된 상태입니다.


스페인 문제가 유럽 여행 문제로 번질까?

이번 사태가 여행자 입장에서 중요한 이유는 세우타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는 세우타 사태 이후 스페인에서 넘어오는 불규칙 이주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스페인발 여행객에 대한 국경 통제를 강화했습니다. 이에 스페인 역시 맞대응에 나서면서 8월 8일부터 9월 7일까지 이탈리아에서 항공편이나 선박으로 입국하는 여행객을 대상으로 여권과 국적, 비자 등을 확인하는 국경 검사를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솅겐 지역 안에서는 일반적으로 국경 검사 없이 국가를 이동할 수 있지만, 이번 사태가 국가 간 이동 절차에까지 영향을 주기 시작한 셈입니다. 당장 스페인 전체 여행을 취소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함께 여행하는 일정이라면 공항이나 항구에서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세우타·모로코 북부 여행은 당분간 주의

당분간 세우타와 모로코 북부는 여행 주의 / 사진=unsplash

당분간 세우타와 모로코 북부는 여행 주의 / 사진=unsplash

우리나라 외교부도 움직였습니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은 지난 7월 31일 세우타와 모로코 측 접경 도시 프니데크(Fnideq) 일대 방문을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가급적 자제하라​는 안전 공지를 냈습니다. 불가피하게 해당 지역을 이동할 경우 국경 운영 여부와 도로 통제 상황을 사전에 확인하고, 이주민 집결 지역이나 군·경 통제선에는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다만 이번 사태가 라바트나 카사블랑카 등 모로코 주요 관광도시의 일반적인 치안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정보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즉, “지금 스페인 여행이 위험하다”라고 확대해서 볼 필요는 없지만 세우타와 모로코 북부 국경 지역만큼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특히 세우타를 육로로 넘거나 모로코 북부까지 이동하는 여행을 계획했다면 당분간 현지 상황을 확인하면서 일정을 잡는 편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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