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을 벗긴 밤을 올린 따뜻한 밤밥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밤밥을 짓거나 갈비찜에 넣으려고 생밤을 한 봉지씩 사 오는 집이 많은데, 막상 손질을 시작하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겉껍질은 단단해서 칼이 잘 들어가지 않고, 겉껍질을 벗겨도 속껍질이 알맹이에 그대로 붙어 있어 몇 개만 까도 손끝이 아파 온다.
그래서 대부분 작은 칼로 속껍질까지 한꺼번에 깎아 내는데, 이렇게 하면 알맹이가 함께 떨어져 나가 크기가 줄어들고 모양도 울퉁불퉁해진다. 잘린 면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누렇게 변하는 편이라, 한 소쿠리를 다 깎을 때쯤이면 먼저 깎은 밤은 색이 달라져 있다.
힘들여 깎는 대신 끓는 물과 얼음물을 쓰면 밤 손질이 훨씬 수월해진다. 밥이나 찜에 넣을 생밤은 옆 둘레를 얇게 깎은 뒤 끓는 물에 8~10분 담가 두면 되고, 쪄서 먹거나 반으로 갈라 먹을 밤은 삶은 뒤 바로 얼음물에 20분 담가 두면 된다.
생밤 속껍질이 알맹이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 이유
단단한 겉껍질과 속껍질이 남아 있는 생밤 단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밤이 까기 힘든 이유는 단단한 겉껍질 안쪽에 얇은 속껍질이 한 겹 더 있고, 이 속껍질이 알맹이 표면에 바짝 붙어 있기 때문이다. 마른 상태에서는 껍질과 알맹이 사이에 틈이 없어 칼에 힘을 줘 깎아 낼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알맹이까지 함께 깎여 나간다.
끓는 물에 담가 두면 뜨거운 물이 껍질을 불려 벗기기가 쉬워지는데, 불에 올려 삶는 것이 아니라서 알맹이는 생밤에 가까운 상태로 남는다. 이미 삶은 밤은 뜨거울 때 급히 식히면 껍질과 알맹이가 줄어드는 정도가 달라 그 사이에 틈이 생긴다. 어느 쪽이든 껍질과 알맹이 사이를 벌리는 쪽으로 손을 대야 칼질이 줄어든다.
생밤에 붙은 겉껍질과 속껍질 벗기는 방법
생밤 옆 둘레의 겉껍질을 얇게 깎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밤은 흐르는 물에 씻어 겉에 묻은 흙을 떨어낸 뒤, 칼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물기를 닦아 둔다. 밤을 세워 보면 양옆으로 볼록하게 나온 둘레가 보이는데, 이 둘레를 칼로 얇게 깎아 겉껍질에 틈을 만든다. 알맹이까지 깊이 깎을 필요는 없고 겉껍질 두께만 얕게 깎으면 충분하다. 이 틈으로 뜨거운 물이 스며들고, 나중에 껍질을 벗길 때 손톱을 끼워 넣을 수 있다.
물을 팔팔 끓인 뒤 열에 견디는 볼에 밤을 담고, 밤이 충분히 잠기도록 끓는 물을 붓는다. 불에 올리지 않고 그대로 8~10분 두면 되는데, 물이 식으면 껍질이 다시 굳어 벗기기 어려워지므로 한 번에 많이 담그기보다 까는 속도에 맞춰 나눠 담그는 것이 좋다.
내열 유리볼의 생밤 위로 끓는 물을 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시간이 지나면 밤을 하나씩 건져 깎아 둔 둘레 틈에 손톱을 끼우고 겉껍질을 들어 올린다. 속껍질이 겉껍질과 함께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칼질이 크게 줄어들고, 마른 밤을 칼로 깎을 때보다 잘린 면이 누렇게 변하는 것도 덜하다. 건진 밤은 뜨거우니 손으로 만질 수 있을 만큼 식었는지 확인한 뒤에 벗기는 것이 안전하다.
둘레 틈을 따라 생밤 껍질을 들어 올리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쪄서 숟가락으로 파먹거나 반으로 갈라 쓸 밤은 다 삶은 뒤 뜨거운 채로 건져 얼음물에 20분 담가 둔다. 얼음은 물이 미지근해지지 않을 만큼 충분히 넣는 것이 좋은데, 물이 데워지면 온도 차가 줄어 틈도 덜 벌어진다. 삶은 밤을 실온에서 천천히 식히면 껍질이 알맹이에 다시 붙어 숟가락으로 긁어내야 한다.
껍질을 벗긴 밤은 공기에 닿으면 색이 변하므로, 바로 쓰지 않을 분량은 찬물에 담가 냉장하거나 물기를 닦아 조금씩 나눠 냉동해 둔다. 냉동할 때는 물기가 남지 않아야 밤을 꺼내 쓸 때 조직이 덜 상하고, 밤밥이나 조림을 할 때 필요한 만큼만 꺼내 쓸 수 있어 편리하다.
끓는 물에 담갔다 깐 밤은 속까지 익은 것이 아니라서 그대로 먹기보다 밤밥이나 조림, 갈비찜처럼 다시 익히는 요리에 쓴다. 얼음물에 담그는 방법은 이미 다 삶은 밤에만 쓰는 순서이므로 생밤에는 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