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깬 두부와 들깨가루가 고르게 풀린 들깨두부탕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저녁 공기가 차가워지는 11월에는 따뜻한 국 하나만 있으면 반찬 없이도 한 끼가 해결되는 날이 많다. 막상 냉장고를 열어 보면 어제 쓰다 남은 두부 한 모와 가을 들어 사 둔 햇들깨가루 정도만 보이고, 아침부터 국거리를 새로 손질하기도 번거로워 무엇을 끓일지 고민스러워진다.
이럴 때 흔히 두부를 깍둑 썰어 된장국에 넣는데, 먹을 만은 해도 국물 맛이 두부 속까지 들지 않아 심심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고소한 맛을 더하려고 들깨가루를 넣어 봐도 마른 가루를 그대로 털어 넣으면 멍울이 남아 국을 먹는 내내 입에 거슬린다.
남은 두부 한 모와 햇들깨가루만 있으면 들깨두부탕을 손쉽게 끓일 수 있다. 두부를 칼로 썰지 않고 숟가락으로 으깨 넣은 다음, 국물이 팔팔 끓은 뒤에 들깨가루를 풀어 주면 된다. 300g짜리 두부 한 모면 2~3인분이 나와 식구들 아침 국으로도 충분하고, 손이 많이 가지 않아 바쁜 아침에도 부담이 없다.
숟가락으로 으깬 두부에 국물이 잘 배는 이유
냄비 안에서 숟가락으로 두부를 큼직하게 으깨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깍둑 썬 두부가 심심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칼로 자른 면이 매끈해 국물이 안으로 잘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숟가락으로 큼직하게 떠서 으깨면 단면이 거칠게 갈라지는데, 국물이 그 틈으로 배어들어 두부를 씹을 때 된장 맛이 함께 느껴진다. 모양이 고르지 않아도 괜찮아서 칼과 도마를 꺼낼 필요도 없다.
으깬 두부는 끓는 동안 일부가 국물에 풀려 들어가 숟가락으로 떠먹기 좋은 농도를 만든다. 두부는 찌개용과 부침용 중 어느 쪽을 써도 되는데, 부침용은 단단해서 으깬 모양이 또렷하게 남고 찌개용은 더 부드럽게 풀어진다.
들깨가루는 넣는 때와 방법에 따라 국물 맛이 크게 달라진다. 마른 가루를 냄비에 바로 털어 넣으면 표면에서 뭉쳐 멍울이 그대로 남고, 들깨의 기름 성분은 열에 약한 편이라 처음부터 넣어 오래 끓일수록 맛이 텁텁해지기 쉽다. 그래서 들깨가루는 국물이 끓은 뒤에 미리 곱게 개어 넣고 짧게만 끓이는 것이 좋다.
작은 흰 그릇에서 들깨가루를 뜨거운 국물로 개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들깨두부탕 멍울 없이 끓이는 방법
두부와 채 썬 표고버섯, 어슷 썬 대파를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두부 300g, 들깨가루 4큰술, 된장 2큰술에 멸치와 다시마로 우린 육수, 어슷 썬 대파, 채 썬 표고버섯, 다진 마늘이다. 표고는 채 썰어야 향이 국물에 빠르게 우러나고, 대파는 어슷 썰면 끓는 동안 흐물거리지 않고 건더기로 남는다.
먼저 냄비에 물과 멸치, 다시마를 넣고 끓이는데, 다시마는 오래 끓이면 쓴맛과 끈적한 성분이 나오므로 물이 끓어오르면 바로 건져 내는 것이 좋다. 육수가 준비되면 으깬 두부와 대파, 표고버섯, 다진 마늘을 넣고 된장 2큰술을 풀어 끓인다. 된장은 제품마다 염도가 다르므로 2큰술을 기준으로 삼되 맛을 보며 조절한다.
국물이 팔팔 끓어오르면 작은 그릇에 들깨가루 4큰술을 덜고 끓는 국물을 두세 숟가락 떠 넣어 곱게 갠 다음 냄비에 넣는다. 바닥까지 한 번 저어 올리고 한소끔만 끓이는데, 국물에 가루 덩어리가 보이지 않고 고르게 섞이면 다 된 것이다. 들깨가루가 들어가면 고소한 맛에 간이 묻혀 싱겁게 느껴지기도 하니 이때 한 번 더 맛을 본다.
곱게 갠 들깨가루를 끓는 두부탕 냄비에 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들깨가루를 넣은 국은 식으면서 걸쭉해지기 때문에 데울 때 뻑뻑하다 싶으면 물이나 남은 육수를 조금 보태 농도를 맞춘다. 센 불에 끓이면 가루가 냄비 바닥에 가라앉아 눌을 수 있으니 중간 불에서 바닥을 긁듯 저으며 데우고, 끓어오르면 바로 불을 내린다. 밥을 말아 먹을 생각이라면 밥을 넣었을 때 더 되직해지므로 처음부터 농도를 조금 묽게 잡는 것이 좋다.
남은 햇들깨가루는 봉지째 실온에 두지 않고 밀폐용기에 옮겨 냉장이나 냉동에 넣은 뒤 개봉 후 한 달 안에 쓴다. 덜어 낼 때 젖은 숟가락을 통에 넣으면 가루가 굳고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 마른 숟가락만 쓰고 곧바로 뚜껑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