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껍질 버리지 말고, '이 기름'에 2~3분만 볶아보세요"…이 좋은 걸 왜 지금 알았을까요


무 껍질 볶음과 장아찌가 담긴 작은 반찬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무 껍질 볶음과 장아찌가 담긴 작은 반찬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찬바람이 불면서 무가 달고 단단해지는 때라 뭇국이나 무조림을 만드는 날이 잦아진다. 국거리로 큼직하게 썰려고 껍질을 벗기다 보면 도마 옆에 금세 한 줌이 쌓이는데, 흙이 묻어 있던 자리이고 씹으면 거칠 것 같아 대부분 그대로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리게 된다. 무를 살 때마다 되풀이되는 일이라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도 어디에 써야 할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버리던 무 껍질은 흙만 잘 씻어 내면 밥반찬 재료로 충분히 쓸 수 있다. 두껍게 벗긴 껍질은 간장 절임물에 담가 오독오독한 장아찌로 만들고, 얇게 벗겨진 조각은 소금에 절였다가 마늘기름에 볶으면 되는데, 무를 다듬다 나온 재료라 껍질 때문에 따로 장을 볼 일도 없다.

절이고 볶아도 아삭하게 씹히는 무 껍질

두께와 결이 보이게 썬 단단한 무 껍질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두께와 결이 보이게 썬 단단한 무 껍질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무 껍질 쪽은 몸통보다 섬유가 단단해서 썰어 두면 절임이나 볶음에서도 모양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데, 국에 넣었을 때 거칠게 느껴지는 이 단단한 결이 장아찌와 볶음에서는 오독오독 씹는 맛이 된다. 다만 바람이 들어 속이 퍼석한 무는 껍질에도 아삭함이 남아 있지 않아 이런 반찬에 맞지 않고, 검게 변한 반점이나 물러진 부분도 도려내고 쓰는 것이 좋다.

아삭한 식감을 잃는 이유는 대개 열과 물기 때문인데, 뜨거운 절임물을 바로 부으면 껍질이 익으면서 숨이 죽고, 소금에 절이지 않고 팬에 넣으면 볶는 동안 껍질에서 물이 그대로 빠져나와 볶음이 질척해지고 간도 겉돈다. 그래서 장아찌는 절임물을 한 김 식혀 붓고, 볶음은 소금으로 물기를 먼저 뺀 뒤 짧게 볶아야 씹는 맛이 살아 있다.

무 껍질로 장아찌와 볶음 반찬 만드는 방법

말린 유리병에 담아 둔 두툼한 무 껍질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말린 유리병에 담아 둔 두툼한 무 껍질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껍질을 벗기기 전에 무를 흐르는 물에 대고 수세미나 거친 스펀지로 문질러 잔흙과 잔뿌리 자리를 닦아 낸다. 장아찌로 쓸 껍질은 2~3mm 두께로 조금 두껍게 벗겨야 모양이 살고, 얇게 벗겨진 조각은 볶음용으로 따로 모아 둔다. 장아찌용 껍질은 폭 1cm, 길이 4~5cm로 썰어 물기를 털고, 끓는 물을 끼얹어 헹군 뒤 완전히 말린 유리병에 담는다. 병에 물기가 남으면 절임물이 빨리 흐려진다.

냄비에 간장과 식초, 설탕, 물을 같은 양으로 붓고 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끓이는데, 종이컵 하나로 네 가지를 모두 재면 비율이 흔들리지 않는다. 한 김 식힌 절임물을 껍질에 붓고, 껍질이 위로 떠오르면 작은 접시로 눌러 잠기게 한 뒤 냉장실에 넣어 두면 2~3일 뒤부터 간이 배어 먹을 수 있다. 짠맛이 걱정되면 물만 조금 늘려 끓이되, 절임물이 묽어지는 만큼 먹는 기간은 짧게 잡는 것이 좋다. 꺼낼 때는 마른 젓가락을 쓴다.

식힌 절임물에 작은 접시로 눌러 둔 무 껍질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식힌 절임물에 작은 접시로 눌러 둔 무 껍질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볶음으로 쓸 껍질은 성냥개비 굵기로 채 써는데, 너무 가늘면 볶는 동안 힘없이 풀어진다. 채 썬 껍질에 소금을 숨이 죽을 정도로만 가볍게 뿌려 10~15분 두면 아래에 물이 고이고, 이 물은 버린 다음 손으로 가볍게 짜 남은 물기를 뺀다. 소금을 많이 뿌리면 볶음이 짜지고, 숨이 적당히 죽은 껍질은 팬에서 볶는 시간도 짧아진다.

물기를 가볍게 짜는 성냥개비 굵기의 무 껍질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물기를 가볍게 짜는 성냥개비 굵기의 무 껍질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팬에 식용유를 껍질 한 줌에 한 큰술 정도 두르고 편으로 썬 마늘이나 다진 마늘을 약불에서 천천히 익혀 마늘기름을 낸다. 마늘이 갈색으로 타면 쓴맛이 나므로 향이 올라오는 정도에서 물기를 뺀 껍질을 넣고, 중불로 올려 2~3분 빠르게 볶는다. 겉면이 투명해지면 다 된 것이다. 들기름은 가열하면 향이 날아가므로 불을 끈 뒤에 깨소금과 함께 넣어 버무리는 것이 좋다.

무 껍질이 한 줌에 못 미치면 양파나 오이를 같은 크기로 썰어 같은 절임물에 함께 담가도 된다. 볶음에 넣을 들기름이 없으면 참기름을 써도 되는데, 마찬가지로 불을 끈 뒤에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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