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쟁반 위에 평평하게 올린 양배추 지퍼백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요즘은 따뜻한 국과 볶음을 자주 하게 되는데, 마트에서 양배추 한 통이 유난히 싸게 나온 날이면 큰맘 먹고 두 통을 집어 오는 일이 있다. 그런데 반 통을 쓰고 나면 나머지는 냉장고 아래 칸으로 들어가고, 볼 때마다 언제 다 먹을지 걱정이 앞선다.
냉장고에 넣어 두어도 시간이 지나면 단면이 마르고 겉잎은 축축해지다가 결국 색이 변해 버리게 된다. 데쳐서 얼리는 방법도 있지만 물을 끓이고 식히고 짜는 과정을 거쳐야 해서 한 통을 처리하려면 손이 많이 간다.
한 통 이상 사 두었다면 데치지 않고 생으로 썰어 물기만 닦은 뒤 얼리는 방법이 쓸 만하다. 큼직하게 썰어 평평하게 얼려 두면 필요한 만큼만 떼어 볶음이나 국에 바로 넣을 수 있다.
볶음을 질척하게 만드는 양배추 속 물기
센 불에 짧게 볶아 접시에 담은 양배추 볶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얼린 양배추로 볶음을 했을 때 질척해지는 원인은 대개 얼리기 전에 남아 있던 물기에 있다. 썰어 씻은 양배추에 물이 남은 채로 얼리면 조각끼리 얼음으로 들러붙어 한 덩어리가 되고, 그 얼음은 조리할 때 다시 물이 되어 팬 안에 고인다.
겉의 물기를 닦아도 냉동실에 그냥 넣어 두기만 하면 양배추 속에서 또 물이 나오는데, 온도가 천천히 떨어질수록 얼음 결정이 굵게 자라 녹을 때 물이 많이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상온에 두고 녹여도 조직에서 물이 빠져나와 양배추가 축 처지고, 팬에 넣으면 볶아지기보다 물이 끓는 상태가 된다.
양배추 속 물을 줄이려면 얼리는 시간을 줄이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알루미늄 같은 금속은 플라스틱이나 유리보다 열을 빠르게 옮기므로, 지퍼백을 금속 쟁반에 올려 얼리면 양배추 온도가 더 빨리 내려간다.
남은 양배추 질척이지 않게 얼려 쓰는 방법
체에 밭쳐 물기를 뺀 큼직한 양배추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체와 키친타월, 냉동용 지퍼백 두 장, 금속 쟁반이다. 양배추는 샐러드처럼 얇게 썰지 않고 한 입보다 조금 크게 써는 것이 좋은데, 잘게 썰면 얼었다 녹는 사이 조직이 무너져 팬에 닿자마자 숨이 죽지만 큼직하게 두면 볶았을 때 씹는 맛이 남는다. 단단한 심지는 얇게 저며 따로 담아 두면 국이나 찌개에 넣어 쓰기 좋다.
겉잎의 흙은 썰기 전에 가볍게 씻어 내고, 썬 뒤에는 체에 받쳐 물기를 턴 다음 키친타월로 단면을 꼼꼼히 눌러 닦는다. 물에 오래 담가 두면 잘린 면으로 물이 스며들어 닦아 내기 어렵고 얼렸을 때 성에도 더 끼기 때문에 씻는 과정은 짧게 끝내는 것이 좋다. 손으로 만졌을 때 물기가 묻어나지 않으면 다 닦은 것이다.
키친타월로 양배추 단면을 눌러 닦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지퍼백에 담을 때는 한쪽으로 몰리지 않게 두께를 고르게 펴고, 입구를 거의 닫은 상태에서 남은 공기를 손으로 밀어낸 뒤 끝까지 닫는다. 공기를 빼면 서리와 냉동실 냄새가 줄어든다. 한 번에 쓸 양을 생각해 두 봉지로 나눈 지퍼백을 금속 쟁반에 올려 냉동실에 넣으면, 다 언 뒤에 봉지째 가볍게 눌러 필요한 만큼만 떼어 낼 수 있다.
공기를 밀어내며 평평하게 펴는 양배추 지퍼백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쓸 때는 녹이지 않고 언 상태 그대로 조리한다. 볶음이라면 기름을 두른 팬이 충분히 달아오른 뒤에 양배추를 넣고 센 불에서 짧게 볶는 것이 좋은데, 찬 팬에 함께 올려 온도를 높이면 녹은 물이 그대로 고이기 때문이다. 된장국이나 라면에는 끓는 국물에 한 줌 바로 넣으면 되고, 돼지고기 볶음이나 볶음면, 만두 소처럼 익혀 먹는 요리라면 대체로 잘 어울린다.
냉동한 양배추는 생것의 아삭함이 돌아오지 않으므로 샐러드나 코울슬로에는 쓰지 않는다. 보관은 한 달 정도를 기준으로 삼되, 문을 자주 여닫는 냉동실에서는 서리가 끼어 맛이 떨어질 수 있어 더 일찍 먹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