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300만 명 다녀간 꽃밭인데 이번 주가 마지막이에요"... 이달 말 문 닫는 협곡 옆 가을꽃 정원


고석정국민관광지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고석정국민관광지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 동송읍의 고석정 꽃밭은 군부대가 전차 훈련장으로 쓰던 땅을 꽃밭으로 바꾼 곳이다. 흙먼지가 날리던 넓은 땅에 꽃을 심어 정원으로 꾸몄고, 지금은 20만㎡가 넘는 면적이 계절마다 다른 꽃으로 채워진다. 개장 이후 이곳을 찾은 관람객은 누적 300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 가을 개장은 10월 31일까지로 안내됐다. 문을 닫기까지 일주일 남짓 남았다. 이 시기 꽃밭에는 분홍빛 핑크뮬리를 중심으로 붉은 맨드라미, 동글동글한 천일홍, 하얗고 가는 꽃을 단 가우라, 둥근 덤불 모양의 코키아가 한자리에 모인다. 산을 오르지 않고 평지를 걸으며 여러 색의 가을꽃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장점이다.

분홍 물결 사이로 이어지는 꽃길

고석정국민관광지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고석정국민관광지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핑크뮬리는 가는 이삭이 촘촘하게 모여 멀리서 보면 분홍 안개처럼 보이는 풀이다. 햇빛이 비스듬히 들어오는 오전이나 늦은 오후에는 이삭 끝이 빛을 받아 색이 한층 밝아진다. 꽃밭 안 길은 군락 사이를 가로지르도록 나 있어 걷는 내내 분홍 무리를 곁에 두게 된다. 바람이 불면 이삭이 한쪽으로 쓸리며 흔들려, 꽃밭 전체가 물결치듯 움직인다.

고석정국민관광지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고석정국민관광지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천일홍은 꽃잎이 종이처럼 단단해 오래도록 색을 유지하는 꽃이다. 진분홍과 보라, 흰색 송이가 낮게 깔리고 그 뒤로 핑크뮬리가 높게 솟으면 색이 두 겹으로 겹쳐 보인다. 코키아는 가을이 깊어질수록 초록에서 붉은빛으로 변하는 식물이라 꽃밭 가장자리에 또 다른 색을 더한다.

맨드라미의 진한 붉은색과 가우라의 하얀 꽃은 분홍 위주의 풍경에 대비를 준다. 꽃마다 키와 색이 달라, 같은 길을 걸어도 서는 자리에 따라 앞뒤로 겹치는 색의 조합이 바뀐다.

꽃밭 옆으로 이어지는 강 협곡

고석정국민관광지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고석정국민관광지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꽃밭 이름이 된 고석정은 한탄강 가에 세워진 정자다. 강 한가운데 솟은 커다란 바위와 현무암 절벽이 어우러진 곳으로, 조선 시대 임꺽정이 숨어 지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정자에 서면 강물이 바위 사이를 휘돌아 흐르는 모습이 내려다보인다. 꽃밭과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거리라 꽃을 본 뒤 협곡 풍경까지 이어서 둘러볼 수 있다.

한탄강 일대는 용암이 흘러 굳은 현무암 지대를 강물이 깎아 만든 협곡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이름을 올렸다. 꽃밭의 부드러운 분홍빛과 협곡의 검은 바위 절벽이 한나절 동선 안에 함께 들어온다.

고석정 꽃밭은 봄과 가을에 나눠 문을 연다. 봄에는 넓은 땅이 봄꽃으로 덮이고, 가을을 앞두고 심는 꽃이 바뀌어 지금의 분홍빛 풍경이 만들어진다. 가을 개장이 끝나면 꽃밭은 다음 개장 때까지 문을 닫으므로, 핑크뮬리와 천일홍이 함께 어우러진 모습은 이 시기에만 볼 수 있다.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고석정국민관광지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고석정국민관광지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꽃밭은 넓지만 길이 평탄해 천천히 걸어도 1~2시간이면 대부분을 둘러볼 수 있다. 오래 걷기 힘들다면 꽃밭 안을 도는 깡통열차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다. 매주 화요일은 쉬는 날이다.

입장료는 그동안 성인 1만 원을 받고 그중 절반을 지역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돌려받은 상품권은 꽃밭 주변 식당과 가게에서 쓸 수 있다. 차로 가면 고석정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고, 서울에서는 2시간 안팎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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