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솥 한쪽에 높게 쌓고 반대쪽에 낮게 펼친 물 맞춘 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마다 밥솥을 열 때 식구마다 원하는 밥이 다르면 누구 입맛에 맞출지부터 고민하게 된다. 나이 든 부모는 부드럽게 퍼지는 진밥을 찾고 아이나 남편은 알알이 씹히는 된밥이 좋다고 하는 집이 적지 않은데, 물을 어느 쪽에 맞추든 한 사람은 늘 아쉬운 밥을 먹게 된다.
그래서 물을 중간쯤으로 잡아 양쪽이 조금씩 참고 먹거나, 냄비를 하나 더 꺼내 밥을 두 번 짓는 집도 있다. 중간으로 맞춘 밥은 결국 어느 쪽 입맛에도 딱 맞지 않고, 두 번 짓는 밥은 쌀 씻기부터 설거지까지 손이 두 배로 들어 매일 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밥솥 하나로도 양쪽 입맛을 함께 챙길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물을 맞춘 쌀을 밥주걱으로 한쪽만 높게 기울여 두는 것이다. 쌀을 담는 모양만 바꿀 뿐 물의 양이나 취사 설정은 평소 그대로 두면 되니 따로 준비할 것도 없다.
쌀 높이에 따라 달라지는 밥의 물기
촉촉한 밥과 알알이 살아 있는 밥을 나눠 담은 두 공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밥이 질게 되거나 되게 되는 것은 쌀이 익는 동안 물을 얼마나 머금느냐에 달려 있다. 솥 안의 물은 수면 높이가 어디서나 같게 맞춰지기 때문에, 쌀을 한쪽으로 높게 쌓으면 그 위를 덮는 물이 얕아지고 반대쪽 낮게 펼친 쌀 위에는 물이 더 깊게 고인다.
물이 깊게 고인 낮은 쪽 쌀은 익는 내내 둘레의 물을 충분히 빨아들여 부드럽고 촉촉한 밥이 되고, 높게 쌓인 쪽 쌀은 받아들이는 물이 상대적으로 적어 낟알이 살아 있는 된밥 쪽으로 기운다. 물을 한 번 붓고 나면 쌀을 어디에 두느냐만으로 한 솥 안에서 밥의 물기를 다르게 나눌 수 있는 셈이다.
낮은 쪽과 높은 쪽의 물 높이가 보이는 내솥 속 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만 양쪽의 차이가 아주 크게 벌어지지는 않는다. 된밥 쪽도 꼬들꼬들한 고두밥까지 되지는 않고 진밥보다 한결 덜 질척한 정도라서, 식구마다 조금 더 입에 맞는 쪽을 골라 먹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으며, 그 차이를 제대로 내려면 쌀을 기울이는 각도와 물 높이를 잘 맞춰야 한다.
한 솥에 진밥과 된밥 함께 짓는 방법
평소 눈금까지 물을 맞춘 쌀과 흰 밥주걱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는 평소와 다르지 않아서, 쌀을 씻어 내솥에 담고 식구 수에 맞춰 늘 하던 눈금까지 물을 부은 뒤 밥주걱 하나만 곁에 두면 된다. 물의 양을 따로 늘리거나 줄이지 않고 평소 밥을 지을 때와 같게 맞춰 두는 것이 좋다.
물을 맞췄으면 밥주걱을 내솥 가운데쯤 넣고 쌀을 한쪽 벽으로 밀어 올린다. 한쪽은 30~40도 정도의 경사가 지도록 쌀을 높게 쌓고 반대쪽은 바닥이 고르게 덮일 만큼 낮고 평평하게 펼친 다음, 주걱 등으로 경사면을 가볍게 눌러 쌀이 흘러내리지 않게 다져 준다.
밥주걱으로 한쪽 쌀을 30~40도 경사로 다지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이때 가장 신경 쓸 것은 높인 쪽 쌀이 물 위로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경사 꼭대기까지 쌀이 물에 잠겨 있어야 하는데, 쌀알이 물 밖으로 솟아 있으면 그 부분은 물을 받지 못해 딱딱하게 익을 수 있으니 경사를 조금 낮춰 다시 맞춘다. 확인이 끝나면 내솥을 넣고 평소처럼 취사 버튼을 누른다.
취사가 끝나면 밥을 바로 뒤섞지 말고 낮게 펼쳤던 쪽과 높게 쌓았던 쪽을 나눠 푼다. 낮은 쪽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밥, 높은 쪽은 상대적으로 덜 질어 씹는 맛이 있는 밥이 되니, 진밥을 좋아하는 식구 그릇에는 낮은 쪽을, 된밥을 좋아하는 식구 그릇에는 높은 쪽을 담으면 된다.
밥 한 솥으로 식구마다 다른 입맛을 챙기고 싶다면 다음에 밥을 지을 때 주걱으로 쌀을 한쪽만 기울여 보길 권하는데, 같은 쌀과 같은 물로도 밥을 두 번 짓지 않고 식구마다 조금 더 입에 맞는 밥을 차려 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