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496m 낮은 산인데 정상 부근이 온통 억새밭이에요"... 강 하구 노을까지 내려다보는 도심 억새 산행 코스


승학산억새평원 / 한국관광공사-부산관광공사

승학산억새평원 / 한국관광공사-부산관광공사

부산광역시 사하구 당리동 뒤편에 솟은 승학산은 해발 496m다. 사하구와 사상구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주택가 바로 위에서 등산로가 시작된다. 높이만 보면 동네 뒷산에 가깝지만 정상 부근 능선에는 넓은 억새 군락이 펼쳐져 있어 부산에서 손꼽히는 억새 산행지로 알려져 있다.

억새밭이 자리한 능선은 서쪽으로 트여 있어 낙동강이 바다와 만나는 하구를 내려다볼 수 있다. 가을이면 하얗게 부푼 억새 이삭이 능선을 덮는데, 사하구는 매년 10월 이곳에서 억새등반대회를 연다고 안내한다. 산 아래에서 출발해 억새밭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데 반나절이면 충분해 주말 오후 일정으로도 다녀올 수 있다.

억새 사이로 보이는 낙동강 하구

승학산 / 한국관광공사-부산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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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는 가을에 꽃이삭이 올라오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삭이 하얗게 부풀어 햇빛을 받으면 은빛으로 보인다. 해가 낮게 기우는 오후에는 빛이 이삭을 뒤에서 비춰 능선 전체가 환하게 밝아진다. 바람이 불 때마다 억새가 한 방향으로 눕는 모습도 높은 능선에서 더 잘 보인다.

억새밭 너머로는 낙동강 하구가 펼쳐진다. 강물이 넓게 퍼지며 바다로 이어지는 물길과 그 사이 모래톱, 강 건너 도시 풍경이 한 화면에 담긴다. 하구 쪽이 서쪽이어서 해 질 무렵에는 강물 위로 노을이 내려앉는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산에서 큰 강의 끝자락과 바다를 함께 내려다볼 수 있다는 점이 승학산 억새 산행의 가장 큰 매력이다.

사하구의 등산 안내에는 이런 풍경을 감상할 지점으로 낙조전망쉼터와 너락바위전망대, 억새노을전망대가 올라 있다. 저마다 노을과 억새, 강 하구 조망을 바라보는 자리여서 오르는 길에 차례로 들러 쉬어 가며 높이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비교해 볼 수 있다.

괴정초등학교에서 오르는 길

승학산 / 한국관광공사-부산관광공사

승학산 / 한국관광공사-부산관광공사

억새밭을 목표로 한다면 괴정초등학교 쪽 들머리가 무난하다. 주택가 끝에서 산길로 접어들면 사리골약수터가 나오고, 이곳에서 숨을 고른 뒤 낙조전망쉼터로 오른다. 쉼터에서는 아래로 펼쳐진 시가지와 강 쪽 풍경을 먼저 내려다볼 수 있다.

낙조전망쉼터를 지나 억새노을전망대 방향으로 계속 오르면 억새 군락 안으로 들어서게 된다. 억새밭 사이 길을 걸으며 풍경을 즐긴 뒤 왔던 길로 되돌아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로, 억새밭에서 머무는 시간까지 포함해 반나절을 잡으면 된다. 억새밭 안에서는 억새가 꺾이지 않도록 나 있는 길로만 걷는다.

노을 전망 지점이 이어지는 산이지만 하산은 해가 지기 전에 마치는 편이 좋다. 산길은 해가 떨어지면 금세 어두워지므로, 해 지기 한참 전에 억새밭에 도착해 기울어 가는 햇살 속 억새를 보고 내려오는 일정이 알맞다.

산자락 편백 숲길까지

승학산 / 한국관광공사-부산관광공사

승학산 / 한국관광공사-부산관광공사

억새 능선만 보고 내려오기 아쉽다면 산자락의 숲길을 함께 걸어 볼 수 있다. 승학산 일대에는 제석골 산림공원과 편백나무 숲이 있다. 하단동 쪽에서는 동아대학교 낙동주차장에서 출발해 편백림과 바위터를 지나 정각사약수터에 이르는 3km 숲길 코스가 안내돼 있으며, 걷는 데 70분가량 걸린다. 억새 능선이 탁 트인 풍경이라면 산자락 숲길은 나무 사이를 걷는 길이어서, 같은 산에서 서로 다른 분위기를 함께 맛볼 수 있다.

억새가 능선을 덮는 시기는 해마다 날씨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사하구가 억새등반대회를 매년 10월에 열어 온 만큼, 10월 중하순은 승학산 억새 산행에 나서기 좋은 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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