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백 년 된 은행나무가 사찰 앞마당을 물들여요"... 왕복 1시간 반 숲길로 닿는 가을 산사


양평 용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양평 용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 중턱의 용문사 앞에는 높이 42m에 이르는 은행나무가 서 있다. 나이는 약 1,100년으로 소개되며,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사찰 건물보다 몇 배나 높아 나무 아래에 서면 고개를 한참 젖혀야 꼭대기가 보인다.

이 나무가 가장 화려해지는 때는 가을이다. 양평군이 안내한 지역 단풍 절정기는 예년 기준 10월 말에서 11월 초로,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시기와 진입로 숲이 붉게 변하는 시기가 겹친다. 올해도 예년과 비슷하다면 이달 말부터 노란 고목과 붉은 숲길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긴 등산 없이 사찰 진입로만 걸어도 닿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천백 년 동안 자리를 지킨 은행나무

양평 용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양평 용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은행나무에는 두 가지 전설이 전해진다. 신라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고 금강산으로 가던 길에 심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둔 것이 뿌리를 내렸다는 이야기다. 어느 쪽이든 천 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사찰과 함께 시간을 보낸 나무라는 점은 같다.

줄기는 어른 여러 명이 팔을 벌려 이어야 감쌀 수 있을 만큼 굵다. 동양에서 가장 큰 은행나무로 소개되기도 한다. 나무 둘레에는 보호 울타리가 있어 줄기에 손을 대지 않고 바깥에서 가지가 뻗어 나간 모양을 둘러볼 수 있다.

양평 용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양평 용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가을에는 수많은 잎이 한꺼번에 노랗게 물들어 나무 전체가 커다란 황금색 덩어리처럼 보인다.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나무 아래 마당도 노란 잎으로 덮인다. 은행나무 뒤로 이어지는 용문산 숲의 단풍까지 더해져, 사찰 앞에서 노란색과 붉은색을 함께 볼 수 있다. 은행잎은 한번 물들기 시작하면 빠르게 노래지고 금세 떨어지는 편이라, 절정기에 맞춰 가야 나무 전체가 고르게 노란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은행나무까지 이어지는 단풍 숲길

양평 용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양평 용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용문산 관광지 주차장에서 용문사까지는 계곡을 따라 사찰 진입로가 이어진다. 길 양옆으로 나무가 자라 있어 단풍철이면 붉고 노란 잎이 길 위를 덮는다. 산 정상을 향하는 등산로가 아니라 사찰로 가는 길이라 등산 장비 없이 편한 운동화로도 걸을 수 있다.

진입로 중간에는 일주문이 있고, 그 너머부터는 숲이 더 짙어진다.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길 끝에서 은행나무가 모습을 드러낸다. 오르는 길에는 붉은 단풍을, 사찰 앞에서는 노란 고목을 보게 되는 순서다.

걷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예천 용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예천 용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주차장에서 은행나무 앞까지 왕복하고 경내를 둘러보는 데는 약 1시간 30분을 잡으면 된다. 반나절이면 산책을 마칠 수 있어 오전에 다녀와 양평에서 점심을 먹는 일정으로 꾸리기 좋다. 은행나무 앞에서 경내를 천천히 둘러본 뒤 올라온 길을 그대로 되짚어 내려오면 되므로 길을 헤맬 일도 적다.

내려오는 길에는 올라갈 때 등지고 걸었던 계곡 쪽 숲이 정면으로 보인다. 같은 진입로라도 방향이 바뀌면 단풍이 드는 숲의 모습이 다르게 다가와, 왕복 산책이 지루하지 않다.

용문산 관광지는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782에 있으며, 서울 동쪽으로 약 42km 떨어져 있다. 차로 관광지 주차장에 도착하면 바로 사찰 진입로가 시작된다. 주차장은 나갈 때 무인정산기로 요금을 계산하는 후불제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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