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배기에 담아 김이 오르는 연한 연둣빛 계란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반찬이 마땅치 않은 저녁이면 뚝배기에 계란찜부터 올리게 된다. 달걀과 물만 있으면 금방 만들 수 있고 식구들 누구나 잘 먹는 반찬이지만, 뜨거울 때 한 숟가락 떠먹으면 달걀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코끝으로 올라와 손이 멈칫할 때가 있다.
그래서 새우젓이나 맛술을 넣거나 파를 듬뿍 올려 보지만, 간이 세지거나 다른 맛이 앞서서 계란찜 본래의 순한 맛이 흐려지기 쉽다. 아이나 어르신이 먹는 반찬이라면 양념을 더하는 것도 조심스러워서, 결국 비린 맛을 그냥 참고 먹는 집이 많다.
이럴 때는 차로 타 마시던 녹차가루를 꺼내면 된다. 달걀물에 녹차가루를 1/5티스푼만 섞어 익히면 달걀의 비릿한 맛이 한결 덜해지는데, 넣는 양이 아주 적어서 녹차 맛이 강하게 올라오지 않고 계란찜의 부드러운 맛은 그대로 즐길 수 있다.
뜨거운 계란찜에서 더 도드라지는 달걀 비린내
뚜껑을 연 뚝배기에서 김이 오르는 계란찜을 숟가락으로 떠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달걀은 열을 받아 익는 동안 특유의 냄새가 생기는데, 계란찜은 뚝배기 안에서 김과 함께 그 냄새가 머물러 있다가 숟가락을 넣는 순간 한꺼번에 올라오기 때문에 다른 달걀 요리보다 비린 맛을 더 크게 느끼게 된다.
새우젓이나 맛술 같은 양념은 그 냄새를 다른 맛으로 덮는 방식이라 양이 조금만 늘어도 짜지거나 술 냄새가 남는데, 계란찜은 워낙 맛이 순한 음식이라 더한 양념 맛이 그대로 드러나 비린내를 덮을 만큼 넣으면 양념 맛 반찬이 되기 쉽다.
녹차가루는 찻잎을 곱게 간 가루라 달걀물에 넣으면 고르게 퍼지고, 녹차의 은은한 풀 향이 달걀 냄새를 가려 준다. 그래서 비린 맛을 줄이려면 짠맛을 더하기보다 향이 순한 녹차가루를 아주 조금 섞는 쪽이 계란찜에 잘 맞는다.
작은 티스푼 끝에 녹차가루를 조금 올린 달걀물 준비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계란찜에 남는 달걀 비린맛 줄이는 방법
연한 연둣빛 달걀물을 젓가락으로 고르게 섞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달걀을 그릇에 깨 넣고 물과 소금으로 평소처럼 간을 맞춘 다음 녹차가루를 1/5티스푼 넣는다. 티스푼 끝에 가루를 살짝 얹은 정도면 되고, 녹차라떼용처럼 설탕이 섞인 가루가 아니라 녹차만 간 가루를 쓰는 것이 좋다. 넣고 싶은 파나 당근 같은 채소는 이때 잘게 썰어 따로 준비해 둔다.
젓가락이나 거품기로 달걀물을 골고루 저어 녹차가루가 뭉치지 않게 섞는다. 가루 덩어리가 보이지 않고 달걀물 전체가 고르게 연한 연둣빛을 띠면 다 섞인 것이니, 이 달걀물을 뚝배기에 붓고 중불에 올린다.
중불에서는 숟가락으로 뚝배기 바닥을 긁듯이 계속 저어 주는 것이 좋은데, 그래야 바닥에 눌어붙지 않고 달걀이 몽글몽글하게 고루 익는다. 가장자리부터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바로 약불로 줄이고 준비한 채소를 올린 뒤 뚜껑을 덮어 속까지 익힌다. 가운데를 숟가락으로 눌렀을 때 묽은 달걀물이 배어 나오지 않으면 다 익은 것이다.
가장자리가 끓기 시작한 뚝배기 계란찜에 잘게 썬 채소를 올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녹차가루를 더 넣으면 쌉쌀한 맛이 나고 색이 짙어지므로 1/5티스푼을 넘기지 않는 편이 낫다. 다 익은 뚝배기는 손잡이까지 뜨거우니 행주나 장갑을 끼고 옮기고, 찬 물이 묻은 개수대에 바로 내려놓지 않아야 뚝배기에 금이 가지 않는다.
비린내 때문에 계란찜을 남기던 식구가 있다면 다음에는 달걀물에 녹차가루를 조금 섞어 보길 권한다. 맛이 순해진 계란찜은 자주 올려도 식구들이 부담 없이 숟가락을 드는 반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