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릇하게 구운 도토리묵을 양념장과 함께 담아 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저녁으로 날이 쌀쌀해지면 냉장고에서 막 꺼낸 차가운 반찬보다 따뜻한 반찬에 먼저 손이 간다. 도토리묵은 대개 양념간장에 무치거나 채소와 버무려 먹는 반찬이라, 한 모를 사 두면 무침을 한 번 해 먹고 남은 묵이 냉장고 안에서 점점 단단하게 굳어 가는 일이 많다.
남은 묵을 다시 무쳐 내도 차갑고 밋밋한 맛은 그대로인 데다, 하루 이틀 지난 묵은 썰 때부터 뚝뚝 끊어져 처음 샀을 때의 탱글한 식감도 덜하다. 식구들 젓가락이 잘 가지 않으니 결국 끝까지 먹지 못하고 버리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럴 때는 도토리묵을 무치는 대신 두툼하게 썰어 전분가루를 입히고 팬에 구워 보는 것이 좋다. 같은 묵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따뜻한 반찬으로 바뀌는데, 묵을 써는 두께부터 밑간, 굽는 불 세기까지 순서대로 정리했다.
무침으로는 맛볼 수 없는 도토리묵의 쫀득한 속살
얇은 전분옷을 입혀 구운 도토리묵의 바삭한 겉면과 쫀득한 속을 가까이서 보여 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도토리묵은 도토리 앙금을 물에 풀어 끓인 뒤 식혀 굳힌 음식이라 속에 물기를 많이 머금고 있고, 겉면은 매끈하다. 무침 양념이 묵에 잘 묻지 않고 그릇 바닥에 고이는 것도 이 매끈한 겉면에서 물기가 조금씩 배어 나오기 때문이다.
물기가 배어 나오는 묵을 그대로 팬에 올리면 노릇한 색이 나기 전에 겉면이 먼저 물러지고 기름도 사방으로 튄다. 데워질수록 속은 말랑해지는데 겉을 단단하게 감싸 줄 막이 없으니, 뒤집개를 대는 순간 모서리가 부서지기도 쉽다.
전분가루를 겉에 얇게 묻혀 굽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전분가루가 묵 표면의 물기를 빨아들인 채 뜨거운 기름에 닿으면 얇고 바삭한 껍질로 굳는다. 이 껍질이 속의 물기를 안에 붙잡아 두는 덕분에 속은 촉촉하고 쫀득하게 남고, 밑간으로 바르는 들기름은 전분가루가 고르게 붙도록 돕는다.
도토리묵에 전분옷 입혀 바삭하게 굽는 방법
1cm 두께로 썬 도토리묵을 키친타월 위에 올려 물기를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도토리묵 400g 한 모와 들기름 1큰술, 소금 한 꼬집, 전분가루, 식용유다. 묵은 먼저 가로로 반을 자른 뒤 1cm 두께로 썰어 두는데, 이 정도 두께여야 겉이 바삭하게 익는 동안 속은 쫀득한 식감이 그대로 남는다.
썬 묵은 키친타월로 겉의 물기를 가볍게 눌러 닦아 두어야 구울 때 기름이 덜 튄다. 그다음 들기름 1큰술과 소금 한 꼬집을 넣고 손으로 살살 뒤적여 모든 면에 고루 묻힌 뒤, 넓은 접시에 펼친 전분가루에 한 조각씩 굴려 앞뒤와 옆면까지 얇게 입히고 남은 가루는 가볍게 털어 낸다.
들기름을 바른 도토리묵 한 조각에 전분가루를 앞뒤와 옆면까지 얇게 입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팬을 먼저 달군 다음 식용유를 두르고 묵을 서로 붙지 않게 간격을 두고 놓는다. 불은 중불로 두고 아랫면이 노릇해지면서 뒤집개로 들었을 때 겉이 단단하게 느껴지면 뒤집어, 반대쪽도 같은 색이 날 때까지 굽는다. 센불로 올리면 겉만 먼저 타고 속은 덜 데워지니 중불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좋다.
중불의 팬에서 간격을 두고 놓은 전분 입힌 도토리묵을 뒤집개로 뒤집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구운 묵은 키친타월 위에 잠시 올려 기름을 빼고 따뜻할 때 바로 상에 낸다. 간장에 식초와 고춧가루를 조금 섞은 양념장을 곁들이면 밥반찬으로 잘 어울리며, 식으면 겉의 바삭함이 줄어드니 먹을 만큼만 구워 내는 것이 좋다.
냉장고에 무쳐 먹고 남은 도토리묵이 있다면 이번에는 전분가루를 입혀 팬에 한번 구워 보길 권한다. 차갑게만 먹던 묵을 따뜻한 반찬으로 바꿔 내면 늘 남기던 묵 한 모를 식구들과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