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넘은 은행나무가 지키는 산사 비탈길"... 예년 10월 마지막 주 노랗게 물드는 세계유산 여행지


안동 봉정사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안동 봉정사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경상북도 안동시 서후면 천등산 자락의 봉정사에는 경내 비탈길을 따라 수령 400년이 넘은 은행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대웅전 마당에서 내려오는 완만한 길가에 자리해, 잎이 노랗게 물들면 기와지붕과 황금빛 나뭇잎을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다. 높은 산을 오르지 않고도 오래된 산사와 거목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봉정사는 2018년 부석사·통도사·법주사 등 여섯 사찰과 함께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다. 경내 극락전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알려져 있어, 은행나무를 보러 왔다가 고려 시대 건축까지 함께 살펴보게 된다. 은행잎이 물드는 때는 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예년에는 10월 마지막 주가 감상하기 좋은 시기로 꼽혔다.

소나무 숲길 따라 대웅전 마당까지

안동 봉정사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안동 봉정사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안내소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소나무가 늘어선 오솔길이 경내로 이어진다. 곧게 뻗은 줄기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오르면 일주문이 나오고, 그 뒤로 사찰 건물들이 산비탈에 층층이 자리한 모습이 드러난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숲 냄새를 맡으며 걷기 시작할 수 있다.

일주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대웅전 마당에 닿는다. 대웅전과 극락전은 모두 국보로 지정된 건물이어서, 한 사찰 안에서 국보 두 채를 가까이 두고 차례로 둘러볼 수 있다. 마당에 서면 산자락에 기대 앉은 전각들의 지붕이 겹겹이 이어진다.

안동 봉정사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안동 봉정사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극락전은 1972년 수리 때 발견된 상량문에 1362년 지붕을 크게 고쳤다는 기록이 남아 있었다. 이 기록 덕분에 부석사 무량수전보다 10여 년 앞선 건물로 받아들여지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알려지게 됐다. 봉정사를 비롯한 일곱 산사가 세계유산에 오른 것도 7~9세기 창건 이후 지금까지 절의 역할을 이어 왔다는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봉황이 머문 자리라는 뜻에서 봉정사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은행나무 두 그루가 서 있는 내리막길

안동 봉정사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안동 봉정사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대웅전 마당을 둘러본 뒤에는 올라온 계단 대신 옆으로 돌아 나가는 완만한 길로 내려올 수 있다. 이 길가에 수령 400년이 넘은 은행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계단을 다시 밟지 않아도 되고, 거목 아래를 천천히 지나며 위로는 노란 잎을, 뒤로는 사찰 지붕을 함께 바라볼 수 있다.

잎이 물들면 비탈 한쪽이 노란빛으로 채워진다. 나무 아래에서 위쪽 전각을 올려다보면 기와지붕과 황금빛 가지가 겹쳐 보여, 사진 한 장에 산사와 단풍을 함께 담기 좋다. 예년처럼 10월 마지막 주 무렵 물든다면 이달 말부터 11월 초 사이가 알맞은 때가 된다.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안동 봉정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안동 봉정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주차장은 안내소 앞, 일주문 근처, 사찰 바로 앞 등 세 곳으로 나뉜다. 소나무 숲길을 걸어 보고 싶다면 안내소 앞에 차를 세우는 편이 좋고, 경내와 가까운 주차장일수록 걷는 거리가 줄어든다. 숲길과 대웅전 마당, 은행나무 길까지 사진을 찍으며 쉬어 가면 1~2시간이면 충분하다. 안동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떨어진 산자락에 있어 차로 찾아가는 편이 편하다.

봉정사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관람 시간은 하절기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동절기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연중 쉬는 날 없이 문을 연다. 절 마당과 전각 주변은 수행 공간이기도 하므로 조용히 둘러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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