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어진 카드칸 입구가 보이는 갈색 가죽 지갑을 깨끗한 책상 위에서 가까이 담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지갑을 열었을 때 카드칸 입구가 벌어져 카드가 비뚜름하게 누워 있으면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처음 샀을 때는 한 장만 넣어도 꽉 물렸던 자리가, 몇 달 지나면 두 장을 넣어도 헐거워져서 지갑을 조금 기울이기만 해도 카드가 밖으로 나온다.
이쯤 되면 가죽이 다 늘어나 쓸 만큼 썼다고 보고 새 지갑을 알아보는 경우가 많은데, 손으로 입구를 모아 눌러 봐도 손을 떼는 순간 다시 벌어지니 더 그렇게 느껴진다. 하지만 머리 손질에 쓰는 고데기만 있으면 벌어진 카드칸 모양을 어느 정도 되살릴 수 있다.
카드를 한쪽 칸에만 몰아 넣으면 카드칸이 늘어나는 이유
한 카드칸에 카드 세 장이 겹쳐 들어가 입구가 벌어진 갈색 가죽 지갑.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카드칸이 벌어지는 것은 가죽이 닳아서가 아니라 한쪽에만 두께가 쏠려서인데, 자주 쓰는 카드를 같은 칸에 두세 장씩 겹쳐 넣고 다니면 2~3주만 지나도 그 칸 입구의 가죽 모서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안쪽에서 카드가 밀어내는 힘이 하루 종일 한자리에만 걸리는 것이다.
늘어난 자리가 손으로 눌러서는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가죽이 벌어진 채로 오래 있으면 그 상태가 모양으로 굳어 버리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입구 쪽 가죽이 바깥으로 휜 채 굳어 있어서, 카드를 다 빼고 하루를 두어도 벌어진 폭이 그대로 남는다.
가죽은 낮은 열을 받으면 잠깐 부드러워지고, 식는 동안 그때 눌려 있던 모양대로 다시 굳는다. 그래서 벌어진 입구는 눌러 주기만 해서는 돌아오지 않고, 열로 가죽을 느슨하게 만든 다음 그 상태에서 눌러 식히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가죽 지갑에 늘어난 카드칸 모양 잡는 방법
온도 조절 고데기와 알코올솜, 면 천, 책을 지갑 옆에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고데기와 알코올솜, 얇은 면 천이나 휴지, 그리고 두툼한 책 한 권이다. 고데기는 온도가 조절되는 제품이면 가장 낮은 단으로 맞추고, 한 가지 온도만 나오는 제품이면 전원을 켜서 달군 뒤 잠깐 식혀 쓰는 것이 안전하다. 지갑에 든 카드와 영수증은 전부 빼 둔다.
먼저 알코올솜으로 늘어난 카드칸 입구와 그 주변을 한 번 닦는다. 손이 자주 닿는 자리라 피지와 먼지가 얇게 묻어 있는데, 그대로 두고 열을 주면 얼룩이 그 자리에 남는다. 닦은 자리는 손으로 만져 축축한 기운이 없어질 때까지 몇 분 그대로 둔다.
알코올솜으로 가죽 지갑의 벌어진 카드칸 입구를 닦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마른 다음 카드칸 입구에 면 천이나 휴지를 두 겹으로 덮고, 그 위를 고데기로 1~2초씩 꾹 눌렀다 떼는 식으로 누른다. 문지르며 왔다 갔다 하면 가죽 표면이 번들거리게 되니, 한자리를 누르고 뗀 다음 옆으로 조금 옮겨 다시 누르면서 입구를 따라 가는 것이 좋다. 스팀 기능은 쓰지 않는다.
면 천을 덮은 카드칸 입구 위를 낮은 온도의 고데기로 짧게 누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입구가 나란히 모였으면 지갑을 덮고, 아직 따뜻할 때 두툼한 책처럼 평평하고 무거운 것을 위에 올려 30분쯤 그대로 식힌다. 식은 뒤 카드를 한 장 넣고 지갑을 기울여 봐서 흘러내리지 않으면 제대로 된 것이고, 아직 헐거우면 같은 과정을 한 번 더 한다.
단 스웨이드나 누벅처럼 표면에 털이 있는 가죽, 반짝이는 에나멜 가죽에는 고데기를 대지 않는다. 열이 닿으면 털이 눕거나 표면이 번들거린다. 다시 벌어지지 않게 하려면 자주 쓰는 카드를 4~6장만 남겨 칸마다 나눠 넣고, 한 달에 한 번 가죽 전용 컨디셔너를 소량 발라 두면 갈라짐도 줄어든다.
카드칸이 헐거워졌다고 지갑을 바꾸기 전에 고데기를 한 번 꺼내 보길 권한다. 지갑은 몇 년씩 들고 다니는 물건이라, 늘어난 한 칸만 잡아 두면 아직 멀쩡한 가죽을 그대로 더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