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전등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인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 전등사는 절 담장 대신 산성이 경계를 맡고 있다. 정족산 능선을 따라 쌓은 삼랑성이 절을 둘러싸고 있어, 동문이나 남문을 지나야 경내로 들어선다. 성 안쪽 넓이는 24만여 ㎡, 성벽 둘레는 1km 남짓이다. 성문을 통과하면 바로 절 마당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르막 숲길이 한 구간 이어지고, 그 길 끝에서 기와지붕이 나무 사이로 조금씩 드러난다.
절의 역사는 1,600년을 넘는다. 오래된 절집이 모여 있는 자리라 둘러볼 건물도 많다. 1622년에 완공된 대웅전과 그보다 한 해 앞서 세운 것으로 보는 약사전이 모두 보물이고, 철종과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묘법연화경 목판까지 보물이 여섯 점이다. 대웅전은 정면 세 칸, 측면 세 칸 팔작지붕으로 크지 않은데, 처마 네 귀퉁이 아래에 지붕을 떠받친 사람 모양 조각이 붙어 있어 가까이에서 올려다보는 사람이 많다.
성벽 따라 도는 한 바퀴
강화 전등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삼랑성 성곽길은 전등사 여행에서 단풍을 가장 길게 보는 구간이다. 성벽이 숲 속으로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고, 그 위로 단풍나무와 노송이 섞여 서 있다. 둘레가 1km 정도라 성곽을 한 바퀴 도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다만 산 능선을 타고 쌓은 성이라 평지는 아니고, 오르내리는 흙길과 돌계단이 섞여 있다.
성벽 위쪽으로 올라서면 나무 사이로 전등사 지붕과 마당이 아래로 내려다보인다. 반대쪽으로는 길상면 들판과 멀리 바다 방향까지 시야가 열리는 구간이 있다. 성곽길에서 조금 더 걸어 들어가면 조선 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정족사고와 양헌수 승전비가 있다. 경내만 둘러보면 한 시간이면 되지만, 성곽과 이 두 곳까지 함께 걸으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 걸린다.
단풍은 10월 말부터
강화 전등사 / 한국관광공사-천준교 |
강화도 단풍은 보통 10월 말에서 11월 초순에 색이 가장 진해진다. 전등사는 바다에 둘러싸인 섬 안 산이라 내륙 산지보다 단풍이 늦게 드는 편이다. 10월 중순에는 성곽 주변 나무가 먼저 물들기 시작하고, 경내 마당의 큰 나무들은 그보다 며칠 늦다. 올해 절정 시점은 날씨에 따라 달라진다.
단풍이 아니어도 걸을 만한 구간은 남아 있다. 성곽을 따라 심은 소나무는 잎을 떨구지 않아 늦가을 이후에도 숲 모양이 유지되고, 낙엽이 깔린 흙길은 11월 중순 이후가 오히려 보기 좋다.
문 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강화 전등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전등사는 2023년 5월부터 문화재구역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성인과 청소년, 어린이 모두 따로 내는 돈 없이 삼랑성 안으로 들어가 경내와 성곽길을 둘러볼 수 있다. 개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연중무휴다. 해가 짧아지는 11월에는 오후 4시가 지나면 숲길이 금방 어두워지므로 성곽길은 이른 시간에 걷는 편이 낫다.
강화 전등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주차장은 동문과 남문 두 곳에 있다. 주차 요금은 소형 3,000원, 대형 8,000원이고 주차장 운영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동문 쪽이 경내까지 거리가 더 짧고, 남문에서 올라가는 길은 숲 구간이 길다. 차로 올 때는 강화대교나 초지대교를 건너 길상면 방향으로 들어오면 되고, 서울에서는 두 시간 안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