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세면대 배수구 중앙에 끼워진 크롬 팝업 마개를 가까이서 담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에 세수를 하는 동안 세면대에 물이 고여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하면 하루가 개운하지 않다. 처음에는 조금 느린가 싶은 정도였다가 어느 날부터는 양치가 끝날 때까지 물이 남아 있고, 허리를 숙일 때마다 배수구에서 쉰내가 올라온다.
이럴 때 대부분은 마트에서 배수구 뚫는 약을 사다 붓는다. 약을 붓고 한참 두었다가 물을 흘리면 그날은 조금 나아진 것 같지만, 며칠만 지나면 다시 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염소계 세제(락스)를 부어 봐도 냄새만 잠깐 덜해지고 물 빠지는 속도는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물이 느려지는 원인은 대개 벽 속 배관이 아니라 세면대 가운데에 박혀 있는 팝업 마개 쪽에 있다. 이 마개는 도구 없이 손으로 돌려서 뺄 수 있고, 빼서 청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 정도다.
배수구 한가운데 서 있는 마개 기둥에 감기는 머리카락
분리한 팝업 마개 기둥 주변에 머리카락이 감긴 상태를 보여 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면대가 막히는 경우의 90% 정도는 배수구 바로 아래에 뭉친 머리카락과 비누때 때문이고, 벽 속 배관까지 문제가 번진 경우는 10%쯤이다. 그중에서도 절반은 팝업 마개 기둥에 감긴 머리카락이다. 마개 기둥이 배수구 한가운데에 서 있어서, 물과 함께 내려가던 머리카락이 기둥에 걸려 그 자리에 쌓인다.
기둥에 걸린 머리카락에는 비누 거품과 치약 찌꺼기가 계속 달라붙어 미끌미끌한 덩어리로 굳는다. 이렇게 굳은 덩어리는 배수구 구멍을 완전히 막지 않고 물길을 절반쯤만 좁혀 놓기 때문에, 물이 아주 안 빠지는 게 아니라 천천히 빠지는 상태로 몇 달을 버틴다. 올라오는 냄새도 이 덩어리에서 난다.
뚫는 약을 부어도 며칠을 못 가는 이유가 여기 있는데, 약은 좁아진 틈을 타고 아래로 흘러 내려가 버리고 기둥에 감긴 머리카락 뭉치는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결국 덩어리를 손으로 꺼내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하고, 그러려면 마개를 먼저 빼야 한다.
세면대 팝업 마개 빼서 감긴 머리카락 걷어내는 방법
고무장갑을 낀 손이 세면대 팝업 마개를 위로 곧게 당기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고무장갑과 비닐봉지, 휴지 몇 장이면 충분하다. 걷어낸 덩어리를 바로 담을 봉지를 세면대 옆에 벌려 두고, 세면대에 고인 물이 다 내려간 뒤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물이 남아 있으면 마개를 뺄 때 물이 한꺼번에 내려가면서 손까지 젖는다.
먼저 마개 윗면을 손으로 잡고 위로 곧게 당겨 본다. 그냥 얹혀 있는 형태라면 이때 쑥 빠진다. 당겨도 꿈쩍하지 않으면 나사로 물려 있는 것이라서, 마개를 잡은 채로 반시계 방향으로 돌린다. 두세 바퀴 돌리는 동안 헐거워지면서 위로 들려 올라온다. 돌려도 빠지지 않는 형태는 세면대 아래로 손을 넣어 마개와 연결된 로드 너트를 풀면 분리된다.
고무장갑을 낀 손이 팝업 마개를 잡고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마개가 빠지면 마개 아래에 달린 기둥과 배수구 안쪽에 감긴 머리카락 덩어리가 같이 딸려 나온다. 딸려 나오지 않고 배수구 안에 남은 것은 휴지로 감아 집어 올리고, 손가락이 들어가지 않는 깊이는 가느다란 솔로 끌어낸다. 꺼낸 덩어리는 세면대 안에 두지 말고 바로 봉지에 담는다.
휴지로 집어 올린 머리카락을 세면대 옆 비닐봉지에 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마개 몸통에는 미끌거리는 때가 얇게 남아 있는데, 주방세제를 조금 묻힌 수세미로 문지르면 쉽게 닦인다. 배수구 안쪽도 같은 방법으로 닦은 다음 60~70도 정도의 뜨거운 물을 천천히 흘려 남은 찌꺼기를 내려보낸다. 끓는 물은 쓰지 않는다. 배수관은 대부분 플라스틱이라 70도를 넘으면 변형되거나 이음새가 벌어질 수 있다.
마개를 원래대로 끼우고 물을 받았다가 한꺼번에 내려 보면, 소용돌이가 생기면서 쑥 내려가는 소리가 난다. 여기까지 해도 여전히 느리다면 벽 속 배관 쪽 문제라서 사람을 불러야 한다. 마개를 빼서 청소하는 것은 몇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하고, 머리가 길거나 식구가 많은 집은 두세 달에 한 번이 알맞다.
세면대 물이 느려질 때마다 약을 사다 붓기보다 마개부터 빼 보길 권한다. 원인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꺼내 두면 그다음 몇 달은 물이 고이는 아침을 겪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