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배기 순두부찌개 위에 한입 크기로 썬 명란과 순두부가 함께 담긴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냉장고에 명란젓을 한 통 사 두고 밥반찬으로만 꺼내 먹다 보면, 끝에 가서 한두 덩이가 남아 그대로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 흔하다. 짠맛이 강해 한 번에 많이 먹기도 어렵고, 며칠이 지나면 꺼내는 것도 번거로워져 결국 냉장고 안쪽으로 밀려난다.
그러는 사이 저녁상에는 순두부찌개를 올리는데, 막상 끓여 놓으면 국물이 심심해서 국간장이나 소금을 몇 번씩 더 넣어 보게 된다. 그래도 짠맛만 돌고 뒷맛이 허전해, 밖에서 사 먹던 순두부찌개와는 다르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때 반찬으로만 먹던 명란을 한 덩이 꺼내 찌개에 통째로 넣으면 국물 맛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간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국물에 감칠맛이 배어, 반찬 하나가 찌개 한 냄비로 바뀐다.
순두부만 넣으면 국물 맛이 흐려지는 이유
붉은 국물 안에서 큰 순두부 조각이 퍼져 있는 끓이는 중의 찌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순두부찌개 국물이 심심해지는 이유는 순두부 자체가 물기를 많이 가진 재료라서다. 한 봉지를 통째로 넣으면 순두부에서 빠져나온 물이 국물에 섞여 양이 늘어나는데, 처음에 맞춰 둔 간은 그만큼 묽어진다.
묽어진 국물에 국간장이나 소금을 더 넣는 것으로는 처음 맛이 돌아오지 않는데, 짠맛만 올라가고 국물을 받쳐 주는 맛은 그대로라서 그렇다. 멸치나 고기로 육수를 따로 내지 않았다면 더 그렇고, 고춧가루를 더 풀어도 색만 진해진다.
명란젓이 통하는 이유는 짠맛과 감칠맛을 함께 가진 재료라서다. 알집에 든 작은 알들이 끓는 국물 속에서 익으면서 조금씩 터지고, 소금에 절여질 때 생긴 진한 맛이 국물 전체로 퍼진다. 그래서 간을 더 보태는 쪽이 아니라 국물의 밑맛을 채우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하얗게 익어 가는 명란 조각이 순두부찌개 국물 위에 떠 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순두부찌개에 명란 넣어 국물 간 맞추는 방법
도마 위에서 중간 크기 명란 한 덩이를 두툼한 다섯 조각으로 써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명란은 중간 크기 한 덩이면 2~3인분 찌개에 충분하다. 한 덩이를 5~6등분해 한입 크기로 썰어 두는데, 너무 잘게 썰면 끓는 동안 알이 흩어져 모양이 남지 않으니 두툼하게 썬다. 냉장실에서 꺼낸 뒤 바로 썰면 모양이 덜 무너진다.
냄비에는 평소 하던 대로 물이나 육수를 붓고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 썬 대파를 넣어 끓인다. 국물이 끓어오르면 순두부를 큰 숟가락으로 떠서 넣고, 국자로 젓지 않고 냄비를 두세 번 가볍게 흔들어 퍼뜨린다.
큰 숟가락으로 순두부를 끓는 붉은 국물에 조심스럽게 넣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순두부를 넣은 다음 바로 썰어 둔 명란을 넣고 중불에서 3~4분쯤 끓인다. 명란은 조금만 끓여도 금방 익으니 불을 세게 해서 오래 끓이지 않는다. 명란 겉이 하얗게 변하고 알이 살짝 부풀어 오르면 다 익은 것이다.
간은 명란이 익은 뒤 맨 마지막에 맞춘다. 명란의 짠맛이 끓는 동안 국물에 배어 나오기 때문인데, 먼저 소금이나 국간장을 넣어 두면 다 끓인 뒤에 짜서 손을 쓸 수 없다.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맛을 보고 모자랄 때만 국간장을 조금 넣는다.
짠 명란을 넣었을 때는 간을 아예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어서, 달걀을 하나 풀어 넣거나 물을 반 국자 더 붓는 쪽으로 맞추는 것이 좋다. 남은 명란은 썰어 둔 채로 두지 말고 덩이째 랩에 싸 냉장실에 넣고 사나흘 안에 쓰는 것이 안전하다.
명란이 한두 덩이 남아 있다면 다음 순두부찌개를 끓일 때 넣어 보길 권한다. 반찬으로 두면 짜서 손이 잘 가지 않던 것이 국물에 들어가면 식구들이 한 그릇씩 비우는 찌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