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김 식혀서 얼리지 마세요"…나중에 냉동밥 데워먹을 때 밥맛이 완전 다릅니다


갓 지은 밥을 한 끼분씩 용기에 나눠 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갓 지은 밥을 한 끼분씩 용기에 나눠 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밥솥에 밥이 남으면 보온으로 오래 두기가 마음에 걸려 한 김 식힌 다음 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넣어 두는 집이 많다. 뜨거운 밥을 그대로 넣으면 냉동실 온도가 올라간다는 말을 들은 뒤로는 더 그렇게 하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얼린 밥은 꺼내 데워도 처음 지은 밥과 다르다. 밥알이 서로 붙지 않고 겉돌면서 퍼석하고, 씹으면 속이 마른 느낌이 남아 국물 없이는 넘기기 어렵다. 물을 한 숟갈 뿌려 다시 돌려 봐도 겉만 축축해질 뿐 찰기는 돌아오지 않는다.

밥의 찰기가 갈리는 지점은 얼리는 방법이 아니라 얼리는 시점에 있다. 밥을 지은 직후 뜨거울 때 김째로 담아 뚜껑을 덮고 곧바로 냉동실에 넣으면, 몇 달이 지난 뒤에 꺼내도 갓 지은 밥에 가까운 식감이 남는다.

식히는 사이에 밥에서 빠져나가는 수분

식는 동안 수분이 빠져나가기 전의 뜨거운 밥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식는 동안 수분이 빠져나가기 전의 뜨거운 밥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밥알이 촉촉한 것은 쌀 전분이 뜨거운 물을 머금고 부풀어 있기 때문인데, 밥이 식으면 이 전분이 다시 단단하게 굳으면서 품고 있던 물을 밖으로 밀어낸다. 밥을 그릇에 덜어 두고 삼십 분만 지나도 윗면이 꾸덕해지는 것이 바로 그 변화다.

밀려난 물은 김이 되어 공기 중으로 날아가 버려서, 식은 밥을 나중에 아무리 데워도 빠져나간 만큼은 채워지지 않는다. 게다가 밥을 실온에 네다섯 시간씩 두면 쉰내가 나기 시작해, 식힌다고 오래 놔두는 사이에 밥맛과 상태가 같이 나빠진다.

뜨거울 때 뚜껑을 덮으면 밥에서 올라오던 김이 용기 안에 갇혀 뚜껑 안쪽에 물방울로 맺히고, 이 물기가 얼면서 밥알 표면에 그대로 붙어 있게 된다. 데울 때 그 얼음이 다시 수증기가 되어 밥알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찰기가 살아난다. 결국 식히는 시간을 아예 만들지 않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남은 밥 찰기 살려 냉동 보관하는 방법

납작하게 소분해 뚜껑을 닫은 냉동밥 용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납작하게 소분해 뚜껑을 닫은 냉동밥 용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할 것은 뚜껑이 있는 밀폐용기나 냉동밥 전용 용기 하나면 되고, 지퍼백을 써도 된다. 한 칸에 담는 양은 한 끼분인 150g 정도가 적당한데, 어른 한 사람이 한 공기로 먹는 분량이라 데울 때 남기지 않고 다 먹을 수 있다.

밥이 다 되면 주걱으로 가볍게 섞은 다음 바로 퍼서 용기에 담는데, 꾹꾹 누르지 말고 고루 펴서 두께가 2~3cm로 일정하게 되도록 납작하게 만든다. 두께가 고르지 않으면 얇은 가장자리만 먼저 얼고 가운데는 늦게 얼어, 나중에 데울 때도 속이 찬 채로 남는다.

담자마자 김이 올라오는 그대로 뚜껑을 덮는다. 뚜껑 안쪽이 뿌옇게 흐려지면 수분이 제대로 갇힌 것이다. 이 상태로 곧장 냉동실 안쪽에 넣으면 되는데, 한 끼분 용기 한두 개는 냉동실 온도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으니 식힐 필요가 없다. 영하 18도 이하에서 두 달에서 여섯 달까지 두고 먹을 수 있다.

먹을 때는 냉동실에서 꺼낸 밥을 녹이지 말고 언 채로 전자레인지에 넣는다. 뚜껑은 김이 빠져나갈 만큼만 살짝 열어 두고 150g 기준으로 2분 안팎을 돌린 뒤, 가운데를 주걱으로 갈라 봐서 찬 기가 남아 있으면 30초씩 더 돌린다. 다 돌린 다음 뚜껑을 덮은 채로 1분쯤 두면 남은 김이 밥알 사이로 고루 퍼진다.

언 냉동밥을 뚜껑을 살짝 열어 전자레인지에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언 냉동밥을 뚜껑을 살짝 열어 전자레인지에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한 번 녹인 밥은 남더라도 다시 얼리지 않는다. 녹는 사이에 밥알에서 물이 빠져나가 두 번째로 얼린 밥은 데워도 찰기가 돌아오지 않는다. 먹을 만큼만 꺼내 데우고, 그래도 남았다면 그날 안에 볶음밥이나 국밥으로 쓰는 것이 좋다.

밥솥을 열어 밥이 남았다 싶으면 식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 자리에서 담아 얼려 보길 권한다. 남은 밥을 뜨거울 때 갈무리해 두는 일은 다음 끼니에 식구들이 먹을 밥맛을 미리 챙겨 두는 일이다.

데운 뒤 김이 오른 밥과 비워진 한 끼분 용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데운 뒤 김이 오른 밥과 비워진 한 끼분 용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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