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서울 마포구 상암동 언덕 위에는 6만 평, 약 19만 8천㎡ 넓이의 억새밭이 있다.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를 흙으로 덮어 만든 땅이라 꼭대기가 넓고 평평하고, 그 평지를 억새가 거의 다 채운다. 하늘공원이라는 이름대로 주변에 시야를 막는 건물이 없어, 억새 사이 길에 들어서면 양옆은 억새로 가리고 위로는 하늘만 남는다.
억새는 9월 하순부터 이삭이 올라와 10월 내내 은빛을 띤다. 해가 낮게 걸리는 늦은 오후에 이삭이 빛을 받으면 언덕 전체가 바람 부는 쪽으로 한꺼번에 쓸린다. 10월 중순에는 일주일가량 서울억새축제가 열리며 야간 조명과 함께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인다. 붐비지 않는 억새밭을 걷고 싶다면 이삭이 막 팬 9월 말부터 축제 전까지가 한산하다.
계단 291개 끝에 펼쳐지는 언덕
하늘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공원 아래 매표소 옆에서 시작하는 하늘계단은 291개다. 중간중간 쉼터가 있고 천천히 올라도 10분 남짓 걸린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갑자기 시야가 트이면서 억새밭 초입이 나온다. 올라온 방향으로 돌아서면 상암동 건물들과 월드컵경기장 지붕이 발아래로 내려앉는다.
억새밭 안쪽은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뉜다. 억새가 사람 어깨나 머리 높이까지 자라 길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달라지는데, 가장자리 전망 지점에 서면 한강 물길과 강 건너편 시가지, 서쪽으로 이어지는 노을공원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억새밭 한가운데에는 하늘을 담아 보여주는 대형 조형물과 벤치가 놓여 있어 앉아서 쉬기도 좋다.
하늘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해 질 무렵에는 억새밭 서쪽이 가장 밝다. 언덕 너머로 해가 내려가면서 이삭이 역광을 받아 흰빛에서 주황빛으로 바뀌고, 그림자가 길어져 길과 억새의 경계가 또렷해진다. 낮에는 평평해 보이던 언덕도 이때는 기복이 드러나 걷는 위치에 따라 억새 높이가 달라 보인다. 해가 넘어간 뒤에는 강 건너 도심에 불빛이 하나씩 들어오는 모습까지 같은 자리에서 이어 볼 수 있다.
계단이 부담되면 타는 전기차
하늘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계단을 오르기 어렵다면 맹꽁이 전기차를 탄다. 요금은 어른 기준 왕복 3,000원, 편도 2,000원이고 어린이는 왕복 2,200원, 편도 1,500원이다. 매표소는 공원 입구 쪽에 있고, 차는 계단이 아니라 언덕을 감아 도는 포장도로를 따라 정상 부근까지 올라간다. 올라갈 때만 타고 내려올 때는 계단으로 걸어도 된다.
하늘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전기차는 창이 트여 있어 오르는 동안 옆으로 흐르는 풍경이 그대로 보인다. 길이 한 바퀴 휘어 돌 때마다 한강 쪽과 도심 쪽 풍경이 번갈아 나타난다. 축제 기간에는 대기 줄이 길어지므로 걷는 데 무리가 없다면 계단 쪽이 빠를 때도 있다.
한 바퀴 도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하늘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억새밭을 한 바퀴 돌아보는 데는 1~2시간이면 넉넉하다. 길이 평평해 특별한 준비 없이 걸을 수 있지만, 언덕 위라 바람이 강하고 그늘이 적은 편이다. 공원 입장료는 따로 없고, 계단과 산책로도 돈을 받지 않는다.
찾아가기는 지하철이 편하다.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로 나와 평화의공원 방향으로 10분쯤 걸으면 하늘계단과 전기차 매표소가 있는 공원 입구에 닿는다. 차를 가져간다면 월드컵공원 주차장을 이용하는데, 가을 주말과 축제 기간에는 자리가 빨리 차 지하철 쪽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