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바닥 배수구에 투명한 컵의 물을 천천히 붓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욕실 문을 열자마자 퀴퀴한 냄새가 훅 올라오는 날이 있다. 바닥도 닦고 변기도 씻었는데 냄새만 그대로 남아 있으면 어디서 나는 것인지 몰라 답답해진다. 코를 가까이 대 보면 그 냄새는 대개 바닥 배수구 쪽에서 올라온다.
이럴 때 대부분은 배수구가 더러워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세제를 붓거나 락스를 들이붓는다. 붓는 순간에는 냄새가 덮이지만 하루 이틀만 지나면 다시 똑같아지고, 그때마다 세제만 축내게 된다. 배관도 강한 세제를 자주 받으면 부담이 된다.
그런데 냄새가 자꾸 되돌아오는 집을 보면 배수구가 더러워서가 아니라 배수구 안에 있어야 할 물이 말라 버린 경우가 많다. 이때는 물 한두 컵만 있으면 그날로 정리가 된다.
잘 쓰지 않는 배수구에서 냄새가 올라오는 이유
뚜껑을 열어 둔 욕실 바닥 배수구 안쪽에 맑은 물이 고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배수구 아래에는 관이 한 번 꺾여 물이 조금 고여 있도록 만들어진 자리가 있다. 여기에 고인 물을 봉수라고 하는데, 이 물이 뚜껑처럼 관을 막고 있어서 아래쪽 하수관 냄새가 실내로 올라오지 못한다.
물을 자주 흘려보내는 배수구는 고인 물이 계속 새로 채워지지만, 세탁기 옆이나 욕실 구석처럼 몇 주씩 쓰지 않는 배수구는 그 물이 조금씩 증발해 결국 바닥을 드러낸다. 여름철이나 난방을 오래 돌린 겨울에는 마르는 속도가 더 빠르다.
다용도실 세탁기 옆, 오래 쓰지 않아 물기가 없는 바닥 배수구가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물이 마른 자리는 관이 그대로 뚫려 있는 것과 같아서, 배수구 겉을 아무리 닦고 세제를 부어도 냄새가 며칠을 못 간다. 냄새를 막고 있던 것이 물이었으니, 손을 대야 할 곳도 물을 다시 채우는 쪽이다.
안 쓰는 배수구에 물 부어 하수구 냄새 빼는 방법
물 두 컵을 담은 투명 계량컵을 손에 들고 배수구 앞에 서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집 안에 있는 배수구를 하나씩 찾아본다. 욕실 바닥, 세탁기 옆 다용도실, 보일러실, 잘 안 쓰는 뒷베란다까지 살펴보고 그중에서 최근 한 달 사이 물을 흘려보낸 적이 없는 곳을 고른다. 준비물은 물 한두 컵이 전부다.
고른 배수구에 물을 한두 컵 천천히 붓는다. 한꺼번에 쏟으면 물이 그대로 아래로 내려가 버리니 졸졸 흐를 정도로 부어 꺾인 관에 물이 차오르게 한다. 덮개가 덮여 있으면 열고 부어야 물이 제대로 들어간다.
배수구 덮개를 옆으로 옮겨 두고 가는 물줄기로 천천히 물을 붓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붓고 나서 10분쯤 두었다가 다시 냄새를 맡아 본다. 올라오던 냄새가 눈에 띄게 옅어졌으면 마른 물막이 원인이었던 것이고 그날 할 일은 여기서 끝난다. 그래도 냄새가 남아 있으면 배수구 안쪽에 낀 때까지 손을 댄다.
배수구에 베이킹소다를 반 컵 정도 붓고 10~15분을 그대로 둔 다음,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정도의 물로 충분히 흘려 내린다. 끓는 물은 붓지 않는다. 플라스틱 배관은 갑자기 뜨거운 물을 받으면 이음새가 상할 수 있다. 다 헹군 뒤에는 물을 한 컵 더 부어 고인 물을 채워 둔다.
흰 계량컵에 담은 베이킹소다를 열어 둔 배수구 안으로 붓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잘 안 쓰는 배수구는 일주일에 한 번 물 한 컵 붓는 것을 습관으로 삼으면 냄새가 올라오는 일이 거의 없다. 다만 물을 채워 두고도 2~3일 안에 같은 냄새가 다시 올라온다면 배관 쪽 문제일 수 있어 점검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다음에 하수구 냄새가 올라오면 세제를 꺼내기 전에 물부터 한두 컵 부어 보길 권한다. 집 안으로 냄새가 넘어오지 못하게 막아 주는 것은 결국 배수구 안에 고여 있는 물 한 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