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지로 감싼 통배추를 밑동이 아래로 가게 세워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가을부터 겨울까지는 배추 한 통을 통째로 사 두는 집이 많다. 국거리로도 쓰고 겉절이도 해 먹으려고 사 왔지만 한 번에 다 쓰기는 어려워 냉장고 채소칸에 넣어 두게 되는데, 부피가 크다 보니 대부분 옆으로 눕혀서 밀어 넣는다.
그렇게 며칠을 두고 꺼내 보면 바닥에 닿아 있던 잎이 축축하게 젖어 있고, 손으로 눌러 보면 힘없이 들어간다. 무른 겉잎을 몇 장 떼어 내고 안쪽만 쓰다 보면 처음 사 온 크기의 절반만 먹게 되는 일도 생겨 볼 때마다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배추가 이렇게 빨리 무르는 데는 보관하는 방향이 크게 작용한다. 냉장고를 바꾸거나 따로 보관 용기를 살 필요 없이 신문지 몇 장과 놓는 방향만 바꿔도 아삭한 상태를 훨씬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눕혀 둔 배추가 바닥 쪽 잎부터 물러지는 이유
냉장고 채소칸에 옆으로 누운 배추의 바닥 닿는 잎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배추를 눕혀 두면 한 통의 무게가 바닥에 닿은 잎 몇 장에 그대로 실린다. 잎은 얇고 잎맥은 물러서 오래 눌려 있으면 그 자리가 납작하게 들어가고, 냉장고 문을 여닫으며 배추 위치가 조금씩 바뀔 때마다 같은 자리가 계속 눌린다.
배추는 수분이 90% 넘게 들어 있어서 눌린 자리에서 물이 배어 나오기 쉬운데, 이 물기가 잎 사이에 갇히면 그 부분부터 색이 누렇게 변하면서 물러진다. 사 오자마자 씻어서 넣어 둔 배추가 유난히 빨리 상하는 것도 잎 사이에 남은 물기 때문이다.
밑동을 아래로 두고 세우면 사정이 달라지는데, 단단한 밑동이 무게를 받으면서 잎 전체로 힘이 흩어져 한 자리만 눌리는 일이 줄어든다. 밭에 심겨 자라던 방향 그대로 두는 셈이라 잎이 벌어지거나 꺾이는 일도 적다. 그래서 배추는 눕혀 두기보다 물기를 없앤 뒤 세워서 넣어야 한다.
단단한 밑동으로 무게를 받도록 세워 둔 배추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신문지로 감싸 배추 세워서 보관하는 방법
신문지 여러 장으로 통배추를 감싸는 과정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신문지 서너 장이면 된다. 배추는 씻지 않은 채로 보관하는 것이 좋고, 이미 씻었다면 잎을 한 장씩 벌려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아 낸 다음에 감싼다. 겉잎은 떼지 말고 그대로 두는 편이 나은데, 속잎을 덮어 주는 보호막이 되기 때문에 나중에 겉잎이 상하면 그때 한두 장 떼어 내고 쓰면 된다.
신문지는 두세 장을 겹쳐 배추를 통째로 감싸는데, 밑동 쪽까지 덮고 잎 끝은 종이를 조금 여유 있게 둘러 준다. 이렇게 감싸 두면 겉면에서 수분이 날아가는 속도가 느려지고, 냉장고 안팎의 온도 차로 표면에 맺히는 물방울도 덜 생긴다.
감싼 배추는 밑동이 아래로 가도록 세워 냉장고 채소칸 안쪽에 넣는다. 배추가 가장 오래 가는 온도는 0~3도 사이라서 집에서는 냉장고에서 제일 서늘한 칸이 낫고, 찬바람이 바로 닿는 자리는 겉잎이 마르기 쉬우니 피한다. 김치냉장고가 있다면 채소 보관 칸에 세워 넣어도 된다.
채소칸 높이가 낮아 세우기 어렵다면 반으로 잘라 단면끼리 맞대고 랩으로 꽉 감은 다음 비닐봉지에 넣어 세워 둔다. 신문지가 축축해지면 새 종이로 바꿔 주고, 겉잎을 눌렀을 때 아직 뻣뻣하게 버티면 속은 멀쩡한 것이다. 통배추는 이렇게 두면 일주일 안팎을 아삭하게 먹을 수 있고, 그 안에 다 못 쓸 것 같으면 먹기 좋게 썰어 냉동실에 넣었다가 국이나 볶음에 쓰는 게 좋다.
반으로 자른 배추를 단면끼리 맞대 랩으로 감싸 세워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배추는 값이 오르면 한 통 사는 것도 망설여지는 채소라, 사 온 다음 어떻게 두느냐가 결국 몇 끼를 먹느냐로 이어진다. 오늘 산 배추부터 신문지에 싸서 밑동을 아래로 세워 넣어 보길 권한다. 방향 한 번 바꾸는 일이 겉잎 몇 장 버리지 않고 한 통을 끝까지 먹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