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식힌 동태전을 종이 호일 위에 한 장씩 올려 감싸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추석을 앞두고 전을 부치다 보면 상에 올릴 양보다 늘 많이 나온다. 명절이 지나고 나면 동태전이며 동그랑땡이며 부침개가 접시마다 남는데, 대개는 그 접시에 그대로 랩을 씌워 냉장고 한 칸에 밀어 넣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둔 전은 이틀만 지나도 처음 부쳤을 때와 딴판이 된다. 겉이 축축하게 눅눅해지고 기름 냄새가 나며, 다시 팬에 데워도 속까지 물러져 씹는 맛이 살지 않는다. 결국 몇 장 집어 먹다가 나머지는 버리게 되는 일이 흔하다.
전은 접시째 두는 대신 완전히 식혀 한 장씩 종이 호일로 싸서 냉동해 두면 한 달까지 두고 먹을 수 있다. 싸는 방법과 담는 방법, 꺼내서 데우는 방법만 알면 명절 뒤에 남은 전을 버릴 일이 줄어든다.
접시째 넣어 둔 전이 눅눅해지고 기름 냄새가 나는 이유
랩을 씌운 접시 안쪽에 물방울이 맺히고 전끼리 눌려 붙은 상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전이 다른 반찬보다 빨리 맛이 떨어지는 이유는 기름을 많이 머금고 있기 때문인데, 밀가루와 달걀 옷에 밴 기름은 공기와 닿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서히 변해 퀴퀴한 냄새를 낸다. 실온에 반나절 넘게 내놓은 전에서 나는 그 냄새가 바로 이것이다.
온기가 남은 전을 접시에 포개고 랩을 씌우면 문제가 하나 더 붙는다. 김이 랩 안쪽에 맺혀 도로 전 위로 떨어지고, 아래에 깔린 전은 위에 쌓인 무게에 눌려 기름과 물기가 배어 나온다. 여기에 서로 달라붙기까지 해서 한 장만 꺼내려 해도 옷이 벗겨진다.
낱장으로 싸서 냉동하는 방법이 통하는 것은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막기 때문이다. 종이 호일이 전과 전 사이를 갈라 놓아 달라붙지 않고, 지퍼백 안의 공기를 빼 두면 기름이 공기와 닿는 면이 줄어 냄새가 훨씬 덜 생긴다.
명절에 남은 전 한 달까지 냉동 보관하는 방법
채반에 겹치지 않게 펼쳐 김이 빠지도록 식히는 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종이 호일이나 랩, 그리고 지퍼백이면 충분하다. 먼저 남은 전을 채반이나 넓은 접시에 겹치지 않게 펼쳐 완전히 식힌다. 손등을 대 보아 미지근한 기운도 남아 있지 않아야 하는데, 온기가 남은 채로 싸면 봉지 안에 성에가 껴 나중에 데울 때 물러진다.
식은 전은 한 장씩 종이 호일 위에 올려 감싼다. 동그랑땡이나 산적처럼 작은 것은 여러 개를 나란히 놓고 사이사이에 종이 호일을 한 장씩 끼워 함께 싸도 된다. 랩을 쓸 때는 전 모양대로 바짝 붙게 감는다.
싼 전은 한 번 먹을 양씩 나눠 지퍼백에 담는데, 한 끼에 먹을 만큼인 대여섯 장이 적당하다. 지퍼를 끝까지 닫기 전에 봉지를 눌러 공기를 최대한 빼내고 마지막에 잠그면 봉지가 전에 착 달라붙는다. 겉면에 부친 날짜를 적어 냉동실에 눕혀 넣으면 한 달 정도 두고 먹을 수 있다.
지퍼백을 손바닥으로 눌러 공기를 빼며 지퍼를 잠그는 순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꺼내 먹을 때는 따로 녹이지 않고 얼어 있는 그대로 데우는 편이 낫다. 프라이팬을 약한 불에 올리고 기름을 아주 얇게 두른 다음 전을 놓아 한쪽을 이삼 분 굽고 뒤집어 속까지 데우면 되고, 에어프라이어를 쓴다면 170도에서 오 분쯤 굽는다. 겉면에 다시 윤이 나면 다 된 것이다.
언 상태 그대로 약한 불 팬에 올려 한쪽 면을 데우는 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이미 냉장고에서 며칠을 보내 눅눅해지고 냄새가 나기 시작한 전은 냉동해도 그 냄새가 그대로 남으니 넣지 않는다. 한 번 녹인 전을 다시 얼리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전자레인지만으로 데우면 눅눅해지므로 마지막에 팬이나 에어프라이어를 거치는 것이 안전하다.
명절이 끝나고 부엌을 정리할 때 설거지보다 전을 식혀 싸 두는 일을 먼저 해 보길 권한다. 반나절을 꼬박 서서 부친 전을 한 달 뒤에도 갓 부친 것과 비슷하게 먹을 수 있다.
다시 윤이 나게 데운 전을 접시에 담아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