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댑싸리공원 / 한국관광공사-임태진 |
경기도 연천군 중면 삼곶리, 임진강이 옆으로 흐르는 강변에 3만㎡ 넓이의 밭이 있다. 여기 심긴 것은 나무도 키 큰 꽃도 아닌 댑싸리다. 예전에 빗자루 재료로 쓰던 한해살이풀로, 다 자라면 가지가 사방으로 퍼지며 둥근 덩어리 모양이 된다. 그런 포기가 2만여 그루 줄을 맞춰 서 있다.
여름 내내 초록이던 이 밭은 9월 중순을 지나면서 색이 바뀐다. 잎 끝부터 붉은빛이 올라와 포기 전체로 번지고, 10월 초순에 가장 짙은 붉은색이 된다. 그 뒤로는 서서히 갈색으로 바래기 때문에 붉은 밭을 보려면 시기를 맞춰야 한다. 올해 공원은 9월 19일부터 10월 18일까지 문을 연다.
강을 등지고 낮게 보는 붉은 밭
임진강 댑싸리공원 / 한국관광공사-임태진 |
주차장에서 몇 걸음만 들어가면 바로 밭머리다. 둥근 포기가 어른 허리께까지 올라와 있어 서서 보면 붉은 덩어리들이 촘촘히 겹쳐 보이고, 무릎을 굽혀 낮은 자세로 보면 포기 사이의 간격이 사라지면서 밭 전체가 하나의 붉은 면처럼 이어진다. 그 면 너머로 임진강 물줄기와 건너편 낮은 산자락이 걸린다.
밭 가운데로는 사람 한둘이 지나갈 폭의 흙길이 여러 갈래 나 있다. 길에 들어서면 둥근 포기가 양옆으로 어깨 높이까지 따라붙어 시야가 붉은색으로 채워진다. 같은 밭이라도 가장자리에서 볼 때와 길 한가운데에 섰을 때 보이는 모습이 꽤 다르다.
임진강 댑싸리공원 / 한국관광공사-임태진 |
댑싸리 밭 주변에는 코스모스와 국화, 천일홍도 함께 심겨 있다. 붉은 군락 한쪽으로 분홍과 노랑, 자주색 꽃밭이 붙어 있어 걷는 동안 색이 여러 번 바뀐다. 꽃 종류마다 피는 시기가 조금씩 달라 방문 시점에 따라 어느 쪽이 더 무성한지도 달라진다.
밭이 강가 낮은 땅에 자리해 하늘이 넓게 열려 있다. 해가 높은 한낮에는 붉은색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해가 기울면 빛이 옆에서 들어오면서 포기마다 그늘이 생겨 둥근 윤곽이 또렷해진다. 같은 자리에서도 오전과 늦은 오후에 보이는 색과 입체감이 달라진다.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임진강 댑싸리공원 / 한국관광공사-임태진 |
공원은 평지에 조성돼 있고 오르내리는 구간이 없다. 밭 사이 길을 따라 천천히 한 바퀴 돌고 중간중간 멈춰 사진을 찍어도 한 시간이면 넉넉하다. 반나절을 통째로 비우지 않아도 되는 규모라 다른 일정과 묶기 쉽다.
입장료는 받지 않고 주차료도 없다. 삼곶리 강변에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대면 바로 꽃밭이 시작된다. 개방 시간은 일출부터 일몰까지로, 해가 진 뒤에는 조명이 없어 어둡다. 공원 밖에는 화장실과 안내소가 있다.
밭 전체가 흙바닥이라 비가 온 다음 날에는 길이 질척해질 수 있다. 바닥이 얇은 신발보다 편한 운동화를 신는 편이 낫다.
붉은색이 가장 짙은 때
임진강 댑싸리공원 / 한국관광공사-임태진 |
개방 기간 한 달 가운데 색이 가장 진한 구간은 뒤쪽보다 앞쪽에 몰려 있다. 9월 하순부터 10월 초순 사이가 붉은빛이 가장 고르게 올라오는 시기이고, 10월 중순으로 갈수록 갈색기가 섞인다. 다만 그해 기온에 따라 물드는 속도가 달라져 날짜를 못 박기는 어렵다.
갈색으로 넘어간 뒤에도 밭은 밭대로 풍경을 만들지만, 붉은 구슬이 깔린 모습을 보러 가는 것이라면 개방 초중반이 낫다. 임진강을 배경에 두고 걷는 밭이라 강바람이 불면 체감 온도가 낮아지니 겉옷을 하나 챙기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