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세탁기 앞면 아래쪽 작은 덮개를 손끝으로 젖혀 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탁이 끝나 문을 열었는데 빨래에서 쉰내가 올라오는 날이 있다. 분명 세제도 넣었고 헹굼도 한 번 더 돌렸는데 수건을 코에 대면 눅눅한 냄새가 그대로 남아 있어, 다 마른 빨래를 걷어 놓고도 다시 세탁기에 넣어야 하나 망설이게 된다.
대부분은 세탁조가 더러워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통세척 코스를 돌린다. 세탁조 클리너를 한 알 넣고 빈 통으로 한 번 돌리고 나면 며칠은 괜찮은 것 같다가, 한두 주만 지나면 똑같은 냄새가 다시 올라온다. 돈만 들이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셈이다.
이럴 때 열어 봐야 하는 곳이 세탁기 앞면 아래쪽에 달린 손바닥만 한 작은 덮개다. 드럼세탁기는 그 안에 배수 필터가 들어 있는데, 이 자리를 한 번도 열어 본 적이 없다면 냄새의 출발점이 여기일 가능성이 높다.
세탁조를 청소해도 빨래에서 쉰내가 남는 이유
세탁조 클리너 한 알을 넣고 빈 통세척 코스를 돌리려 드럼 문을 여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배수 필터는 세탁과 헹굼이 끝난 물이 밖으로 빠져나가기 직전에 지나가는 자리다. 옷에서 떨어진 실밥과 머리카락, 주머니에 들어 있던 영수증 조각, 세제 찌꺼기가 배수 펌프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여기서 걸러진다. 걸러진 것들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 필터 안쪽에 그대로 쌓인다.
통세척을 아무리 돌려도 이 덩어리가 없어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탁조 클리너를 푼 물 역시 배수 필터를 지나 빠져나가기 때문에, 물은 흘러나가도 걸린 덩어리는 제자리에 남는다. 게다가 필터가 있는 자리는 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고 얼마쯤 고여 있어서, 젖은 먼지 덩어리가 마를 틈 없이 다음 세탁을 맞는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면 고인 물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새로 빨래를 돌릴 때마다 그 물을 지나온 헹굼물이 옷에 닿는다. 세탁조만 닦아서는 며칠을 못 가는 것이 당연하고, 필터를 직접 빼내 쌓인 것을 씻어 내야 냄새가 잡힌다.
세탁기 앞면 아래 배수 필터 청소하는 방법
청소 전 바닥에 나란히 놓은 넓은 그릇과 헌 칫솔, 물티슈, 마른 수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간단하다. 큰 페트병 옆면을 잘라 만든 통이나 넓은 그릇 하나, 헌 칫솔, 물티슈, 마른 수건이면 된다. 세탁이 막 끝난 직후에는 안에 남은 물이 뜨거울 수 있으니 한 시간쯤 지난 뒤에 시작하고, 시작하기 전에 전원 코드를 뽑아 두는 것이 안전하다.
세탁기 앞면 아래 덮개는 손톱이나 동전을 홈에 끼워 젖히면 열린다. 안쪽에 가느다란 호스가 따로 나와 있는 모델이라면 그 호스를 먼저 빼내 마개를 열고 물부터 받아 낸다. 호스가 없으면 그릇을 바짝 대고 필터를 반 바퀴만 돌려 물이 조금씩 흘러나오게 하는 게 좋다. 한 번에 다 돌리면 고인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바닥이 젖는다.
필터 옆 가는 배수 호스의 마개를 열어 남은 물을 그릇에 천천히 받아 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물이 다 빠지면 필터를 끝까지 돌려 빼낸다. 필터 겉에 엉겨 붙은 먼지를 손으로 걷어 내고, 홈과 구멍 사이에 낀 것은 헌 칫솔로 문질러 준다. 필터가 들어 있던 안쪽 구멍도 물티슈를 손가락에 감아 한 바퀴 닦으면 검은 덩어리가 묻어 나온다. 그다음 필터를 따뜻한 흐르는 물에 대고 씻는데, 구멍 사이로 물이 막힘 없이 그대로 통과하면 다 씻긴 것이다.
빼낸 배수 필터의 홈 사이를 헌 칫솔로 문질러 흐르는 물에 헹구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씻은 필터는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 낸 뒤 뺀 순서의 반대로 다시 끼운다. 나사산을 맞춰 끝까지 돌려 잠가야 물이 새지 않으니 손으로 더 돌아가지 않을 때까지 조인 다음 덮개를 닫는다. 청소 주기는 한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하고, 식구가 많아 빨래를 자주 돌리는 집은 2주에 한 번으로 당기는 것이 좋다.
물기를 닦은 필터를 나사산에 맞춰 끝까지 돌려 잠그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통돌이 세탁기에는 이 배수 필터가 따로 없으니 앞면 아래를 찾지 않아도 된다. 드럼세탁기를 쓰고 있다면 오늘 저녁에 덮개 한 번 열어 보길 권한다. 빨래에서 나던 냄새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한 달에 한 번 십 분이 아깝지 않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