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과일, 김치냉장고에 '이렇게' 넣어보세요"…무르지 않고 오래 갑니다


추석 선물 상자 뚜껑을 열고 사과와 배가 한 칸에 섞여 담긴 상태를 내려다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추석 선물 상자 뚜껑을 열고 사과와 배가 한 칸에 섞여 담긴 상태를 내려다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추석이 지나고 나면 거실 한쪽이나 베란다에 과일 상자가 서너 개씩 쌓인다. 사과와 배를 반씩 섞어 담은 선물 상자가 특히 많은데, 상자를 뜯어 몇 알 꺼내 먹고 나머지는 뚜껑을 덮어 서늘한 곳에 그대로 두는 집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일주일쯤 지나 다시 상자를 열어 보면 사과는 멀쩡한데 배부터 물러져 있다. 껍질을 눌러 보면 손가락 자국이 남고, 잘라 보면 속이 갈색으로 변해 있거나 물이 흥건하다. 서늘한 곳에 두었는데도 왜 배만 먼저 상하는지 알 수가 없어, 결국 몇 알은 그대로 버리게 된다.

배가 먼저 물러지는 이유는 같은 상자 안에 사과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상자를 받자마자 사과를 따로 빼 두고 남은 과일은 키친타월과 비닐봉지로 감싸 김치냉장고 저온실에 넣으면, 명절에 들어온 과일을 훨씬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사과와 한 상자에 둔 배가 먼저 물러지는 이유

한 상자에 같이 둔 배 껍질에 손가락 자국이 남고 갈색으로 무른 자리가 생긴 상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한 상자에 같이 둔 배 껍질에 손가락 자국이 남고 갈색으로 무른 자리가 생긴 상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사과는 익어 가면서 에틸렌이라는 기체를 내보낸다. 에틸렌은 과일을 익히고 늙게 만드는 성분인데, 사과는 다른 과일에 비해 이 기체를 내보내는 양이 유독 많다. 사과 자신은 그 기체에 잘 견디지만 옆에 있는 배나 포도, 단감은 그대로 영향을 받아 평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익어 버린다.

상자에 담긴 채로 두면 익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 종이 상자에 뚜껑까지 덮어 두면 사과에서 나온 기체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상자 안에 고이면서, 배가 계속 그 기체에 둘러싸인 채로 며칠을 보내게 된다. 온도도 한몫하는데, 사과와 배, 포도, 단감은 0도에 가까운 낮은 온도에서 가장 오래 가지만 거실이나 베란다는 추석 무렵이면 낮에 20도를 넘나들어 과일이 익는 속도가 그만큼 빨라진다.

그래서 상자를 서늘한 자리로 옮겨 놓는 것만으로는 며칠을 못 버티고, 사과를 떼어 놓는 일과 온도를 낮추는 일을 같이 해야 한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필요한데, 낮은 온도만큼 중요한 것이 습도라서 사과와 배는 상대습도 90~95% 정도로 촉촉한 상태를 지켜 줘야 껍질이 마르지 않는다. 냉장고 안은 그보다 훨씬 건조하니 과일을 맨몸으로 넣지 말고 한 겹 감싸서 넣어야 한다.

명절에 들어온 사과와 배 오래 보관하는 방법

상자에서 사과만 골라 따로 봉지에 담고 배와 단감은 반대쪽에 옮겨 둔 분리 작업.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상자에서 사과만 골라 따로 봉지에 담고 배와 단감은 반대쪽에 옮겨 둔 분리 작업.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상자를 받으면 그날 바로 뚜껑을 열고 사과부터 전부 골라낸다. 사과는 따로 모아 다른 봉지에 담고, 배와 포도, 단감, 키위는 사과에서 떨어진 자리에 둔다. 이때 껍질이 눌렸거나 물러진 과일이 보이면 그 자리에서 빼내 먼저 먹는다. 상한 과일 한 알이 옆에 있는 성한 과일까지 빠르게 무르게 만든다.

골라낸 과일은 한 알씩 키친타월로 감싼다. 상자에 들어 있던 종이나 스티로폼 싸개는 벗겨 내고 키친타월로 바꿔 주는데, 키친타월이 껍질에 맺히는 물기를 빨아들여 무르는 자리가 생기는 것을 늦춰 준다. 두 겹이면 충분하고, 과일끼리 서로 닿지 않게 한 알씩 따로 싸는 것이 좋다.

배 한 알을 키친타월 두 겹으로 감싸는 손동작과 벗겨 놓은 스티로폼 싸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배 한 알을 키친타월 두 겹으로 감싸는 손동작과 벗겨 놓은 스티로폼 싸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키친타월로 감싼 과일은 투명 비닐봉지에 담거나 랩으로 한 번 더 감싼 다음 김치냉장고 저온실에 넣는다. 김치냉장고는 0도에서 15도 사이로 유지되니 온도를 가장 낮게 맞춘 칸을 쓰고, 사과는 같은 김치냉장고라도 다른 칸에 따로 넣는다. 비닐봉지 입구는 꽉 묶지 말고 느슨하게 접어 두는 것이 좋다.

키친타월로 싼 배를 담은 비닐봉지 입구를 묶지 않고 느슨하게 접어 김치냉장고 서랍에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키친타월로 싼 배를 담은 비닐봉지 입구를 묶지 않고 느슨하게 접어 김치냉장고 서랍에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복숭아가 같이 들어왔다면 같은 칸에 넣지 않는다. 천도와 황도는 5~8도, 백도는 8~10도가 알맞아 0도에 두면 속이 퍼석해지고 단맛이 떨어진다. 일주일에 한 번쯤 봉지를 열어 키친타월이 축축해졌으면 새것으로 바꾸고, 물러진 알이 보이면 그때 빼낸다.

일주일 뒤 봉지를 열어 축축해진 키친타월을 벗기고 새 키친타월로 바꾸는 점검 과정.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일주일 뒤 봉지를 열어 축축해진 키친타월을 벗기고 새 키친타월로 바꾸는 점검 과정.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명절에 들어온 과일은 양이 많아 한 번에 다 먹기 어려운 만큼, 상자를 받은 날 사과부터 빼내고 김치냉장고에 자리를 만들어 두길 권한다. 받은 날 잠깐만 손을 대 두면 그 뒤로 몇 주를 무르지 않은 과일로 꺼내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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