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고구마, 냉장실에 넣지 마세요"…'이렇게' 싸 두면 겨울까지 먹습니다


신문지로 한 개씩 싼 생고구마를 종이 상자에 한 겹으로 담아 실내 수납장에 넣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신문지로 한 개씩 싼 생고구마를 종이 상자에 한 겹으로 담아 실내 수납장에 넣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9월 중순이면 시장과 마트에 햇고구마가 상자째 나온다. 알이 굵고 겉이 말끔한 것으로 한 상자를 골라 들고 오면, 그다음에 드는 생각은 이걸 어디에 두어야 겨우내 꺼내 먹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냉장고 채소 칸에 넣어 두는 경우가 많다. 감자나 당근처럼 흙에서 나온 것이니 차게 두어야 덜 상한다고 여기는 것인데, 한 달쯤 지나 꺼내 쪄 보면 예전에 먹던 그 맛이 아니다. 겉은 멀쩡한데 퍽퍽하고 단맛이 옅다.

생고구마는 씻지 말고 신문지에 한 개씩 싸서 12~15도 되는 실내 서늘한 수납장에 두는 것이 가장 오래 간다. 냉장고에 들어가야 하는 것은 삶거나 구워 놓은 고구마뿐이다.

5도 아래에 두면 속이 갈변하는 고구마

냉장실 채소 칸에 오래 둔 고구마를 반으로 잘라 속살에 거뭇한 색이 도는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장실 채소 칸에 오래 둔 고구마를 반으로 잘라 속살에 거뭇한 색이 도는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고구마는 따뜻한 땅에서 굵어진 뿌리라 추위에 약한 편이다. 보관하기 좋은 온도가 12~15도, 습도는 85% 안팎으로 사람이 지내기에 조금 서늘하다 싶은 정도인데, 이보다 한참 내려가면 고구마 안쪽에서 변화가 시작된다.

5도 아래에 오래 두면 세포가 상하면서 속살에 거뭇한 색이 돌고 고소한 향이 사라진다. 가정용 냉장실은 대개 0~5도로 맞춰져 있어 채소 칸이라 해도 이 온도를 벗어나기 어렵다. 한번 이렇게 상한 고구마는 삶거나 구워도 되돌아오지 않아, 입에서 퍽퍽하게 씹히고 단맛도 덜하다.

그러니 고구마는 차게 두는 쪽이 아니라 온도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 자리에 두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신문지를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 종이가 겉에 맺히는 물기를 빨아들여 무르는 것을 늦추고 빛을 가려 싹이 트는 것도 늦춰 준다.

신문지에 싸서 생고구마 오래 보관하는 방법

씻지 않은 고구마의 겉흙을 마른 수건으로 가볍게 털어 내는 손동작.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씻지 않은 고구마의 겉흙을 마른 수건으로 가볍게 털어 내는 손동작.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물은 사 온 고구마와 신문지 몇 장이면 된다. 먼저 고구마를 씻지 않는다. 겉에 묻은 흙은 마른 수건으로 가볍게 털어 내는 정도로 끝내고, 물이 닿은 자리는 금세 무르기 때문에 흙이 좀 남아 있어도 그대로 둔다.

신문지는 한 장을 반으로 잘라 고구마 한 개를 통째로 감싼다. 양 끝을 사탕 포장처럼 말아 접으면 옮기다가 굴러도 풀리지 않는다. 다 싼 고구마는 종이 상자나 바구니에 한두 겹으로만 담고, 아래에 있는 것이 눌리지 않게 여유를 둔다.

반으로 자른 신문지에 고구마 한 개를 올려 감싼 뒤 양 끝을 사탕 포장처럼 말아 접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반으로 자른 신문지에 고구마 한 개를 올려 감싼 뒤 양 끝을 사탕 포장처럼 말아 접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담은 상자는 12~15도가 유지되는 실내 수납장에 넣는다. 현관 안쪽 신발장 위 칸이나 베란다 쪽 붙박이장처럼 난방이 직접 닿지 않으면서 볕도 들지 않는 자리가 알맞다. 보일러실이나 가스레인지 옆은 싹이 빨리 트고, 한겨울에 영하로 내려가는 바깥 베란다는 얼어서 쓰지 않는다.

현관 안쪽 신발장 위 칸에 신문지로 싼 고구마 상자를 밀어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현관 안쪽 신발장 위 칸에 신문지로 싼 고구마 상자를 밀어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2~3주에 한 번은 상자를 열어 본다. 신문지가 눅눅해졌으면 마른 것으로 갈아 주고, 손으로 쥐었을 때 물렁하거나 겉에 물기가 배어 나온 고구마는 그때 골라낸다. 신문지가 보송하고 알이 단단하면 잘 보관되고 있는 것이다. 삶거나 구운 고구마는 한 김 식힌 다음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실에 넣고 2~4일 안에 먹는 것이 좋다.

신문지를 벗겨 손으로 쥐어 보며 고구마의 단단함을 확인하고, 옆에 새 신문지를 준비해 둔 점검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신문지를 벗겨 손으로 쥐어 보며 고구마의 단단함을 확인하고, 옆에 새 신문지를 준비해 둔 점검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올가을에 고구마 한 상자를 들여놓았다면 냉장고 문을 열기 전에 신문지부터 꺼내 보길 권한다. 고구마를 서늘한 자리에 제대로 두는 일은 한 상자를 겨울이 다 가도록 처음 맛 그대로 먹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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