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다 남은 식빵, '여기'에 넣어보세요"…며칠 뒤에도 부드럽게 먹습니다


뜯은 식빵 봉지에서 몇 장을 덜어 낸 상태로, 남은 식빵을 어떻게 나눌지 정하는 순간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뜯은 식빵 봉지에서 몇 장을 덜어 낸 상태로, 남은 식빵을 어떻게 나눌지 정하는 순간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식빵 한 봉지를 사 오면 그날 두어 장 먹고 나머지가 그대로 남는다. 봉지째 식탁에 두자니 여름에는 하루만 지나도 곰팡이가 걱정되고, 그래서 대부분은 봉지 입구를 돌돌 말아 냉장실 한쪽에 넣어 둔다. 상하는 것부터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그런데 이틀쯤 지나 꺼내 보면 빵이 눈에 띄게 달라져 있다. 손으로 눌러도 푹신하게 들어가지 않고 가장자리가 마른 종이처럼 뻣뻣해져 있으며, 한 입 베어 물면 입안에서 퍼석거린다. 곰팡이는 안 생겼는데 맛이 없어져서 결국 반 봉지를 그대로 버리게 된다.

냉장실에 이틀 둔 식빵을 손가락으로 눌러 보면 푹신하게 들어가지 않고 가장자리가 뻣뻣하게 서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장실에 이틀 둔 식빵을 손가락으로 눌러 보면 푹신하게 들어가지 않고 가장자리가 뻣뻣하게 서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빵에는 냉장실이 가장 불리한 자리다. 남은 빵은 며칠 안에 먹을 몫만 실온에 두고 나머지는 냉동실로 보내는 것이 맞는데, 나누는 기준과 꺼내 데우는 방법까지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냉장실 온도에서 식빵이 가장 빨리 딱딱해지는 이유

냉장실 선반에 봉지째 넣어 둔 식빵으로, 2~4도 구간에 그대로 놓인 보관 상태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장실 선반에 봉지째 넣어 둔 식빵으로, 2~4도 구간에 그대로 놓인 보관 상태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빵이 굳는 것은 수분이 날아가서만은 아니다. 빵을 구울 때 전분은 물을 잔뜩 머금고 부풀어 폭신한 속살이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 이 전분이 다시 단단하게 뭉치면서 품고 있던 물기를 바깥으로 밀어낸다. 속은 퍼석해지고 겉은 질겨지는 이 변화를 전분 노화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 변화가 가장 빠르게 일어나는 구간이 2~4도라는 점이다. 일반 가정용 냉장실 안이 딱 그 온도라서, 상하지 말라고 넣어 둔 자리가 오히려 빵을 실온에 둘 때보다 빠르게 굳힌다. 봉지를 아무리 꼼꼼히 여며도 온도 자체가 원인이라 막을 방법이 없다.

반대로 영하로 내려가면 전분이 뭉칠 틈 없이 그대로 멈춰 선다. 냉동실은 노화가 가장 빠른 2~4도 구간을 단숨에 지나쳐 버리기 때문에, 며칠이 아니라 몇 주를 두어도 꺼냈을 때의 속살이 넣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빵은 냉장실을 건너뛰고 실온과 냉동실 두 곳으로만 나눠 두면 된다.

남은 식빵 실온과 냉동실로 나눠 보관하는 방법

이틀이나 사흘 안에 먹을 서너 장만 봉지에 남기고 입구를 두어 번 접어 집게로 집은 실온 보관 상태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이틀이나 사흘 안에 먹을 서너 장만 봉지에 남기고 입구를 두어 번 접어 집게로 집은 실온 보관 상태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봉지를 뜯는 날 먼저 할 일은 양을 나누는 것이다. 이틀이나 사흘 안에 먹을 서너 장만 남겨 원래 봉지에 넣고 입구를 두어 번 접어 집게로 집은 다음, 직사광선이 들지 않고 바람이 통하는 서늘한 곳에 둔다. 빵 보관통이 있으면 통째로 넣어도 좋고, 장마철이나 한여름처럼 습하고 더운 때는 실온에 두는 기간을 하루로 줄이는 것이 안전하다.

나머지는 곧바로 냉동실로 보낸다. 한 번에 먹을 만큼인 한두 장씩 랩으로 한 겹 감싸고 지퍼백에 넣어 공기를 최대한 빼낸 뒤 입구를 닫는데, 이렇게 나눠 두어야 먹을 때 필요한 만큼만 꺼낼 수 있고 냉동실 냄새도 덜 밴다. 갓 사 온 따뜻한 빵이라면 김이 완전히 가신 뒤에 싸야 봉지 안에 서리가 끼지 않는다. 이 상태로 한 달 안에 먹는 것이 좋다.

한두 장씩 랩으로 감싼 식빵을 지퍼백에 넣고 손으로 공기를 밀어내며 입구를 닫는 냉동 소분 동작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한두 장씩 랩으로 감싼 식빵을 지퍼백에 넣고 손으로 공기를 밀어내며 입구를 닫는 냉동 소분 동작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먹을 때는 녹이지 않고 언 그대로 굽는 것이 낫다. 실온에 꺼내 두면 녹는 동안 표면에 물기가 맺혀 눅눅해지기 때문인데, 토스터나 에어프라이어에 그대로 넣고 180도에서 4~5분 정도 구우면 겉이 노릇해지고 속이 다시 폭신해진다. 전자레인지만 쓰면 한 김 지나고 나서 오히려 질겨지므로, 급할 때는 10초 정도만 짧게 돌린 뒤 토스터로 옮겨 마무리한다.

얼린 식빵을 녹이지 않고 그대로 토스터 슬롯에 넣는 모습으로, 표면에 서리가 남아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얼린 식빵을 녹이지 않고 그대로 토스터 슬롯에 넣는 모습으로, 표면에 서리가 남아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한 번 녹인 빵을 다시 얼리면 속살이 스펀지처럼 푸석해지니 꺼낸 몫은 그날 먹는다. 크림이나 생과일이 든 빵은 얼렸다 녹이면 속재료에서 물이 빠져 모양이 무너지므로 냉동에 맞지 않고, 이런 빵은 냉장실에 두고 하루 안에 먹는 편이 낫다. 실온에 둔 빵에서 쉰 냄새가 나거나 점 같은 것이 보이면 그 부분만 떼어 내지 말고 봉지째 버린다.

빵은 사 온 날 손이 한 번 더 가면 그다음이 편해진다. 봉지를 뜯는 김에 먹을 만큼과 얼릴 만큼을 나눠 두면, 주말에 산 식빵을 다음 주까지 부드럽게 먹으면서 남은 반 봉지를 버리는 일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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